메뉴 건너뛰기

close

▲ 경남도교육청이 2002년 만들어 배포했던 <학생 생활지도 길라잡이> 표지.
ⓒ 오마이뉴스
'학교에서 학생이 죽었더라도 후송 중 숨진 걸로 하라'는 내용이 들어있어 '사건은폐 지침'이라는 지적을 받았던 경남도교육청의 <학생 생활지도 길라잡이>가 한국교원대의 자료를 참고해서 만들어진 것으로 드러났다.

<학생 생활지도 길라잡이>는 2002년 경남도교육청에서 제작·배포했는데, 이는 1999년 7월 한국교원대 종합교원연수원에서 '교장 자격 연수생' 자료였던 <학교위기관리>라는 책자를 참고해서 만들어진 것으로 밝혀졌다.

이같은 사실은 29일 국회 교육위원회의 경남도교육청 국정감사에서 확인되었다. 열린우리당의 백원우·유기홍 의원이 이같은 지적을 했고, 경남도교육청 관계자도 이를 시인했다.

한국교원대 연수과정에서 자료집이 만들어졌다면 경남뿐만 아니라 다른 지역에도 비슷한 사례가 있었던 것으로 추정된다.

다른 지역의 유사사례 가능성 제기... "한국교원대도 감사해야"

이날 국감에서 유 의원은 "도교육청의 <학생 생활지도 길라잡이>는 <학교위기관리>를 참고로 집필되었는데, 이 책은 1999년 7월 한국교원대 종합교원연수원에서 교장자격연수생 자료집"이라며 "이 사건의 1차적 책임은 어떠한 검증없이 교육현장에 배부한 교육부의 안일한 태도에 있다"고 지적했다.

백 의원 역시 "<학생 생활지도 길라잡이>가 <학교위기관리>라는 자료집에 근거해서 작성된 것이라면 자료집을 출간한 한국교원대 등에 대한 감사도 있어야 할 것 같다"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경남도교육청 조흥래 부교육감은 "<학생 생활지도 길라잡이>는 <학교위기관리>를 참고로 만들어진 것이 맞다"고 답변했다.

당시 한국교원대는 교장자격연수생들을 대상으로 연수를 하면서 분임토의를 했는데, 문제가 된 내용은 분임토의 과정에서 나온 것이며 이를 자료집에 담아 연수 참가자들에게 배포한 것으로 알려졌다.

문제가 된 <학생 생활지도 길라잡이>에는 "사법절차상 복잡한 절차를 피하기 위해 숨진 상태라도 후송 중 숨진 것으로 하고 가급적 병원으로 옮겨서 사망 진단서를 떼어야 하고, 수사기관이나 언론기관이 손쓰기 전 유서나 일기장·편지 등을 찾아 사건 해결에 불리한 내용은 정리해 둔다"는 등의 내용이 들어 있었다.

이 책자는 표동종 전 교육감 때 만들어졌으며, 발간 당시 도교육청 부교육감으로 있다가 대통령비서실 사회정책수석실 교육문화비서관이 된 최수태씨는 이번 사건이 불거지면서 지난 5월 교육부로 복귀 인사조치되기도 했다.

이 책자의 내용은 지난 4월 <오마이뉴스>에서 첫 보도하면서 알려졌고, 이후 경남도교육청은 부적절한 내용에 대해 사과하고 남아 있던 책자를 전량 폐기처분하도록 했다.

교육부와 경남도교육청은 지난 6월 책자 발간에 참여했던 교원에 대한 징계를 내렸는데, 책자 발간에 직·간접적으로 관여한 지도위원 4명은 '경고', 나머지 교원 5명(1명은 퇴임)은 '주의' 처분을 내린 바 있다.

태그:
댓글
이 기사가 마음에 드시나요? 좋은기사 원고료로 응원하세요
원고료로 응원하기

오마이뉴스 부산경남 취재를 맡고 있습니다.


독자의견

이전댓글보기
연도별 콘텐츠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