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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무현 대통령은 27일 오전 중앙언론사 경제부장 20여명을  청와대로 초청, 오찬 간담회를 갖고 주요 경제 현안에 대해 의견을 교환했다.
노무현 대통령은 27일 오전 중앙언론사 경제부장 20여명을 청와대로 초청, 오찬 간담회를 갖고 주요 경제 현안에 대해 의견을 교환했다. ⓒ 연합뉴스 김동진

"경제올인론은 선동정치의 표본이다"
야당의 주장에 대해 강도높게 비판

노무현 대통령은 27일 경제부장들과의 간담회에서 '경제올인론'에 대해 강도높게 비판했다. '경제올인론'은 한나라당 등 야당이 줄곧 노 대통령을 비판하며 요구해왔던 주장이다.

노 대통령은 "경제올인론은 논리가 성립되지 않는다"며 "대단히 간교하고 교묘한 정치논리"라고 지적했다. 노 대통령은 "(경제올인론은) 선동정치의 표본"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어 노 대통령은 "정치와 관계없는 경제 문제가 어디 있느냐"며 "북핵 문제가 경제와 관련이 없느냐? 재래시장 찾아가 악수 몇 번 한다고 경제 문제가 해결되느냐, 대통령이 그렇게 한다면 나라가 어떻게 되겠느냐"고 반문했다.
노무현 대통령은 27일 "(삼성 지배구조 개선이) 사회적 공론이라면, (삼성은) 수용하고 존중하는 태도를 보여야 하며, 경영을 그렇게 (지배구조 개선에) 맞춰 나가야 한다"고 밝혔다.

노 대통령은 이날 오전 청와대에서 열린 중앙언론사 경제부장과 간담회에서 재벌의 지배구조 문제와 금융산업구조개선에관한법률(금산법) 등 여론의 질타를 받고 있는 삼성과 관련된 문제의 해법을 묻는 질문에 이렇게 답했다.

삼성 지배구조 문제에 대한 질문을 받고, 노 대통령은 "조심스럽게 답변할 수밖에 없다"며 "사회정의 관점에서 승부를 갈라야 하는, 합법이냐 불법이냐의 사고 방식이 있지만, 어떤 점에서는 승부를 가르기 어려운 점이 있다"며 신중하게 말했다. 이어 노 대통령은 "설령 흑백으로 승부를 가를 수 있다고 하더라도 회색의 결론을 내면서도 가치 판단을 흔들리지 않게 하는 타협점을 찾는 방법도 있을 수 있다"고 덧붙였다.

노 대통령은 특히 "삼성은 이 문제(지배구조 문제)에 대한 태도에 문제가 있다고 본다"며 "재벌 지배구조 개선과 금융-산업 자본 분리 등에 쉽사리 동의하지 못한다고 하더라도 그것이 사회적인 공론일 경우, 수용하고 존중하는 태도를 보여야 하며 경영도 그렇게 맞춰 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한 노 대통령은 "(삼성이 지배구조 개선을) 못 맞추는 특수한 사정이 있는지는 모르겠지만 법률적 소급 규정을 갖고, 법리 논쟁을 벌여온 건 국민 정서에 안 맞는다"며 "국민적 의심의 소지가 있다"고 말했다. 이어 노 대통령은 "그런 것들이 정부를 불편하게 만들었다"고 토로했다.

이어 노 대통령은 "(이런 문제들을) 일도양단으로 자르면, 경영권 분쟁 등 많은 문제가 생겨 정부도 망설일 수밖에 없었다"며 "정부로서는 싹둑싹둑 자르기가 어려운 문제였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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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①] 노 대통령과 경제부장단 간담회 일문일답

"이재용 상무의 적은 상속세는 국민정서에 맞지 않는다"

최근 정부의 금산법 안이 '삼성봐주기 아니냐'는 논란을 의식한 듯 노 대통령은 "정부가 한 기업을 위해 예외를 만든 것처럼 한 것은 법의 신뢰나, 정부의 신뢰를 위해 좋지 않다"고 선을 그었다.

이어 그는 "정부의 위신도 세우고, 삼성도 적대적 인수합병(M&A)를 피할수 있도록 시간을 갖고 풀어야 한다"며 "정부의 규범을 이해하고 경영의 묘안을 찾아, 서로 한 발씩 물러나야 한다"고 상호 양보를 강조했다.

이건희 회장의 장남 이재용 삼성전자 상무의 편법 증여 논란에 대해서도, 노 대통령은 "(당시에는) 상속세가 합법적이었다 하더라도, 세금을 적게 낸 건은 국민정서에 맞지 않는다"며 "(이 문제 또한) 포괄적인 타협점을 찾길 바란다"고 말했다.

한편, 삼성그룹은 노 대통령의 지배구조 개선 발언에 대해 신중한 반응을 보였다. 삼성 구조조정본부 한 관계자는 "대통령이 언급한 내용에 대해 뭐라 말하기 어렵다"면서 "(대통령의) 정확한 발언 내용을 파악중"이라고 말했다.

또 다른 관계자는 "(대통령의 발언) 내용이 생각보다 구체적"이라며 당혹감을 나타냈으며, 향후 금산법 개정 등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촉각을 곤두세우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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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공황의 원인은 대중들이 경제를 너무 몰랐기 때문이다"(故 찰스 킨들버거 MIT경제학교수) 주로 경제 이야기를 다룹니다. 항상 배우고, 듣고, 생각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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