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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폐장 영덕 반대대책위 주최 행사
방폐장 영덕 반대대책위 주최 행사 ⓒ 추연만

영덕초동학교에서 열린 찬성 집회
영덕초동학교에서 열린 찬성 집회 ⓒ 추연만
방폐장 반대집회에 참석한 인원은 800여 명으로 추산됐으며 대부분이 농민들로 구성됐다. 8개면 단위로 대책위가 구성, 활발한 반대활동을 전개하고 있다고 한다. 참석자에게 어깨띠를 나눠준 한 아주머니께 왜 반대하냐고 질문했다.

농사를 짓고 있다고 밝힌 40대 아주머니는 “찬성 측은 방폐장 안정성에 너무 많은 거짓말을 퍼트린다. 심각한 수준이다. 지난 날 다른 지역에서 왜 반대했는지 살펴야 한다. 핵 방사능은 눈에 보이지 않고 냄새가 나지 않는데 무조건 안전하단 게 말이 되나?”고 안전성에 많은 우려를 나타냈다. 그리고 “아무리 친환경 농산물을 지어도 판로가 막힐 것이 뻔하다”고 덧붙였다.

집회분위기가 무르익을 즈음 반핵국민연대 김제남 집행위원장은 “주민 세금과 공무원을 총동원해 방폐장 찬성 운동을 벌이는 김용목은 퇴진해야 한다”며 영덕군수에게 직격탄을 날렸다. 김 위원장은 “지원금 3천억 원은 15Km도로를 건설하면 다 쓰고 없어지는 돈이다. 찬성 측은 방폐장 후보지인 축산면 주민들에게 보상규모를 터무니없게 부풀려 선동을 일삼고 있다. 청정영덕에 저준위 방폐장이 오면 다음에 고준위가 또 오지 않는단 보장이 있느냐? 아름다운 54Km 영덕해안을 살리기 위해 핵폐기장을 반대한다”고 주장했다.

방폐장 반대 집회에 참가한 농민들
방폐장 반대 집회에 참가한 농민들 ⓒ 추연만

영덕초동학교 담장 밖에서 찬성집회를 구경하는 주민들
영덕초동학교 담장 밖에서 찬성집회를 구경하는 주민들 ⓒ 추연만
반대대책위 장명락 공동대표도 “여론조사를 조작한 영덕군수는 책임지고 사퇴하라”고 요구했다. 이어 “조작한 여론조사를 근거로 방폐장 유치신청 동의안을 의회에 내고 군 의원들이 이를 통과시킨 것은 주민 생명을 헌신짝처럼 내버린 죄악이다”라고 목청을 높였다.

또 “영덕대게 등 특산물 종말이 훤히 보이고 활성단층지대에 핵폐기장을 세우려는 것은 후손에게 위험을 대물림하는 것이 된다”고 주장하며 “나라가 어려울 때 국민이 나서 나라를 다시 일으킨 사례가 많다. 일제 때 신돌석 장군은 영덕에서 왜병에 맞서 항거를 했다. 오늘 모인 우리도 신돌석 정신으로 영덕을 망하게 하는 핵폐기장을 반드시 저지시키자”고 호소했다.

울진에서 온 한 주민을 만났다. 울진군은 방폐장 유치신청을 군의회가 부결한 것을 거론하며 울진지역 분위기를 들었다. “주민들이 정부와 한수원의 약속을 더 이상 믿지 않는다. 평소 믿음을 줬다면 주민들이 왜 반대하겠는가?”라고 반문하며 “울진원전은 핵사고가 나면 우선 숨기기에 급급하다. 국정감사에 지적되면 뒤늦게 그 사실을 밝힌 것이 여러 번 있었다”고 밝혔다.

이와 더불어 “돈을 미끼로 비판적인 사람은 매수하고 우호적인 사람은 적극 지원하는 등 주민갈등을 부채질한 사례가 많다. 최근 방폐장 유치에도 이와 비슷한 경우가 비일비재해 무척 우려스럽다”고 반대 의사를 나타냈다.

한편 오후 4시부터 국책사업영덕추진위가 주최한 방폐장 찬성집회가 영덕초등학교 운동장에서 열렸다. 반대단체 집회보다 세 배 남짓 많은 인원이 참가했다. 깔끔하게 차려입은 젊은 남녀가 행사장 안내를 했으며 여러 종류 홍보물도 전한다. 상당히 조직적인 모습이다.

방폐장 안전성을 설명하는 삼보컴퓨터 이용태 회장
방폐장 안전성을 설명하는 삼보컴퓨터 이용태 회장 ⓒ 추연만

반대 주민들이 찬성 집회장 입장 시도에 경찰이 막고 있다.
반대 주민들이 찬성 집회장 입장 시도에 경찰이 막고 있다. ⓒ 추연만
“영덕 생긴 후 이렇게 사람들이 많이 모인 걸 본 적이 없어요. 군수나 국회의원 뽑는 연설회도 이만한 사람들이 오지 않죠. 공무원이 총동원돼 방폐장 찬성에 나서니 당연한 결과지요.”

이같이 밝힌 50대 덤프트럭 운전기사는 “인구가 자꾸 준다. 영덕군이 너무 낙후돼 방폐장이 오면 지역경제가 나아질 기대가 있다”며 찬성 의사를 밝혔다. 방폐장이 안정성에 문제가 없냐고 하자 “정부가 허술하게 방폐장을 세우겠냐?”고 되받아친다.

옆에 있던 38세 남자는 “나는 식당을 하니 방폐장이 오면 동이 풀려 장사가 더 잘되리란 예상을 한다”고 밝히며 “그러나 방폐장이 들어선 후 몇 년 뒤를 생각하면 과연 영덕경제에 도움이 될까? 의문도 든다”고 말했다.

집회가 시작되자 김용목 영덕군수는 “영덕은 재정자립도가 너무 낮다. 그래서 군민 숙원사업도 제대로 못한다. 영덕에 방폐장이 오면 3천억 지원금 뿐 아니라 한수원 본사와 반입수수료 등 엄청난 혜택이 특별법에 보장돼 있다”고 찬성 이유를 설명해갔다.

김 군수는 “방폐장은 침체된 지역경제 활로를 제시한다. 실버타운 건설, 잔디 축구장 조성, 농가소득 특별지원 등 구체적인 정책을 마련하고 있으니 군민들이 방폐장 유치에 힘 모아 달라”고 당부했다.

찬성대회가 진행되는 동안 학교 정문 앞에는 반대 측 인사들이 행사장 진입을 시도하자 경찰이 몸으로 막아 실랑이가 벌어졌다. “찬성하는 너희들이 진정 영덕을 생각하는 사람이 맞느냐?”며 질타한 후 거리캠페인에 들어갔다. 이때 비가 점점 더 많이 내렸다.

'핵반대'혈서를 앞세우며 '삼보일배'하는 반대 대책위원들
'핵반대'혈서를 앞세우며 '삼보일배'하는 반대 대책위원들 ⓒ 추연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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