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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오밍의 중국 팬클럽 사이트.
야오밍의 중국 팬클럽 사이트. ⓒ 야오밍 중국 팬클럽 사이트
'걸어다니는 만리장성' 야오밍은 개혁 개방을 통해 세계무대에 도전장을 내민 중국의 변화와 가능성을 상징적으로 가장 잘 보여준다. 야오밍이 2002년 미국NBA에 진출하며, 우리가 박찬호의 야구를 보기 위해 새벽잠을 설쳤던 것처럼 많은 중국인들도 밤잠을 설치며 CCTV앞에 앉아 야오밍을 열렬히 응원했다. 그는 중국의 스포츠 민족주의가 만들어 낸 영웅이었으며 중국에 유입된 자본주의 소비문화가 생산해 낸 최고의 상품으로 손색이 없었다.

야오밍은 1980년 9월 12일, 상하이에서 농구선수 출신인 아버지 야오즈위엔(姚志源, 2.08m)와 어머니 팡펑디(1.88m) 사이에서 태어났다. 18세에 이미 중국국가대표에 선발되었으며 2002년 6월 26일 신인 드래프트 1순위로 NBA 최초의 중국인 선수가 된다.

야오밍은 NBA에서 맹활약하며 3년 연속 올스타에 선정되는데 올해는 중국 네티즌들의 적극적인 참여로 2위 샤킬 오닐은 물론 역대 최다득표를 얻은 마이클 조던의 기록까지 갈아치운다.

2004-2005시즌 평균득점 16.4점, 경기당 8.5리바운드, 1.9블록슛을 기록했고, 야투 성공률 부문 3위, 블록슛 부문 11위를 차지했다. 이 같은 좋은 성적과 많은 중국팬들의 열광적인 성원으로 야오밍은 재계약에서도 7500만 달러의 대박을 터뜨린다. 연봉도 올시즌 559만 달러, 그 다음 시즌에는 1200여만 달러에 이를 것이고 한다.

'모범노동자' 선정에 중국 좌파 지식인들 반발

거대한 중국 시장을 등에 엎은 스포츠스타 야오밍을 미국, 중국 등 방송사와 스포츠마케팅업체들이 가만 놔 둘리 없다. 미국 방송사는 올해를 '야오밍의 해'로 지정하고 할리우드는 <도전자 야오밍>을 제작해 중국에서 방영하고 있다. 적진에 돌진하여 적의 포화를 슛불록하고 강력한 덩크슛을 내리꽂는 야오밍은 분명 '챔피언 미국'에 도전하는 21세기 중국의 이미지를 잘 반영하고 있다.

중국정부와 매스컴도 야오밍의 '영웅만들기'를 적극 거들며 자본주의 문화의 자연스런 중국내 연착륙을 기대하는 듯하다. 박지성이 프리미어리그에 입성하는 등 유럽에서 맹활약하자 수원에 '박지성로'가 생겼던 것처럼 중국정부는 야오밍을 '2005년 모범노동자'로 선정해 그를 변화된 시대의 새로운 '노동영웅'으로 떠받들고 있다.

이런 분위기 속에서 야오밍은 미국 <포브스>지가 선정한 중국 저명인사 순위에서 2년 연속 1위를 차지하기도 했다. 각종 국제대회 중국선수단 기수를 도맡고 있는 야오밍은 이제 전체 중국대륙의 기수로 우뚝 서 있는 느낌이다.

당당히 미국과 어깨를 겨룰 정도로 발전한 중국의 모습을 가장 잘 대변해 주는 스포츠 영웅 야오밍은 중국인들에게 할 수 있다는 자신감과 함께 장미빛 꿈과 희망을 심어주고 있다.

그러나 상하이대학 리샹핑(李向平) 교수처럼 정치적 이데올로기나 상업주의적 상품화에 의해 지나치게 영웅화ㆍ우상화하는 것에 대해 비판적인 지적도 많다. 특히 야오밍을 모범 노동자로 선정한 것에 대해 전통적인 무산계급의 순수한 육체노동을 높게 평가하던 중국의 좌파 지식인들은 납득할 수 없는 선정이라고 반발하고 있다.

덧붙이는 글 | <데일리차이나>는 그날 그날의 중국 소사를 통해 중국의 문화와 변화를 읽기 위해 노력합니다. 이 글은 국정넷포터에도 함께 실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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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베이징에서 3년, 산둥성 린이(臨沂)에서 1년 살면서 보고 들은 것들을 학생들에게 들려줍니다. 거대한 중국바닷가를 향해 끊임없이 낚시대를 드리우며 심연의 중국어와 중국문화를 건져올리려 노력합니다. 저서로 <중국에는 왜 갔어>, <무늬가 있는 중국어>가 있고, 최근에는 책을 읽고 밑줄 긋는 일에 빠져 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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