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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858기 실종 미스터리를 다룬 소설 <배후>의 작가 서현우씨(자료사진)
칼858기 실종 미스터리를 다룬 소설 <배후>의 작가 서현우씨(자료사진) ⓒ 서상일
대한항공 858기 폭파사건 의혹을 다룬 소설 <배후>(2003·창해출판사 펴냄)의 지은이 서현우씨가 "차라리 나를 기소하라"며 검찰을 압박하고 나섰다. 소설 <배후>에 대해 2003년 11월 전 안기부 수사관 3명이 낸 명예훼손 고소사건과 관련, 22개월째 조사가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고 있는 것에 대한 항변이다.

서현우씨는 이같은 심정을 담은 편지를 8일 기자에게 보내와 "전직 안기부 수사관들에 의해 민형사상 소송을 당한 지 2년이 되어가는 지금까지 민사법정은 한 번도 열리지 않았고, 검찰의 조사 또한 겨우 한 차례에 그쳤다"고 말했다. 2년 가까이 민사사건의 피고이자 형사사건의 피고소인 신분으로 지내왔다는 것.

서 작가는 편지에서 "검찰이 내게 무혐의 처분을 내릴 수 없다면 하루라도 빨리 나를 기소하기를 원한다"며 "그래서 이름 석자 외에 주소조차 모르는, 일면식도 없는 고소인들을 법정에서 당당히 대면하고 싶다"고 밝혔다.

하지만 그는 "국가정보원 스스로 그동안 몇 차례에 걸쳐 초동수사에 문제가 있었으며 일부 수사가 부실했음을 인정한 바 있다"고 지적하고 "이번 명예훼손 사건의 고소인은 수사관들이 아니라 소설 '배후'에서 칼858기 사건의 주범으로 지목된 국가정보원의 최고 책임자라야 합당하다"고 주장했다.

소설 <배후>에서 제기된 대한항공 858기 폭파사건의 의혹들은 민청학련, 김대중 납치, 정수장학회, 김형욱 실종사건 등과 함께 국가정보원 과거사진실위원회의 우선조사 대상이다.

ⓒ 도서출판 창해
서현우씨는 "국가정보원에서 칼858기 사건 재조사를 진행하고 있다는 것은 무려 18년간이나 지속되어 온 광범위한 의혹들이 객관적이고 실제적이라는 데에 기초하고 있기 때문"이라며 "이는 소설 '배후'에서 제기된 의혹이 객관성과 공공성을 담지하고 있다는 움직일 수 없는 반증이기도 하다"고 주장했다.

서 작가는 특히 "소설 '배후'에 대한 명예훼손 고소사건을 지지부진하게 끌고 있는 것은 검찰이 법적인 판단이 아닌 정치적인 판단을 하기 위한 것이라는 의구심을 들게 한다"면서 "이 사건은 과거사 재조사 결과와 상관없이 별개의 사건으로 독립적으로 신속히 처리되어야 한다"고 촉구했다.

한편 서울중앙지검은 이 사건에 대해 국가정보원 과거사진실위원회의 재조사 결과를 지켜본 뒤 기소 여부를 판단하겠다는 입장인 것으로 전해졌다. 소설 <배후>를 상대로 2억 5000만원의 손해배상 청구소송이 접수된 법원의 태도 또한 미지근하기는 마찬가지. 형사사건의 결과를 보고난 뒤 처리한다는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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