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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마이뉴스의 모토는 '모든 시민은 기자다'입니다. 시민 개인의 일상을 소재로 한 '사는 이야기'도 뉴스로 싣고 있습니다. 당신의 살아가는 이야기가 오마이뉴스에 오면 뉴스가 됩니다. 당신의 이야기를 들려주세요.】

자유로에 활짝 핀 코스모스. 옆으로 시원스럽게 뚫린 자유로로 자동차들이 질주하고 있다.
자유로에 활짝 핀 코스모스. 옆으로 시원스럽게 뚫린 자유로로 자동차들이 질주하고 있다. ⓒ 김준회
햇살이 따갑습니다. 여름내내 흐린 날씨 때문에 일조량이 부족했을 텐데 요즘 날씨는 벼와 각종 열매들을 살찌우는 최고의 영양분입니다.

요즘 자유로와 통일로에 나가보면 코스모스가 활짝 피어 지나는 운전자들의 가슴을 탁 트이게 해 줍니다. 코스모스는 가을바람에 몸을 흔들며 운전자들에게 잘 가라고 인사를 합니다.

담벼락에 기어대 길게 늘어 자라고 있는 수세미.
담벼락에 기어대 길게 늘어 자라고 있는 수세미. ⓒ 김준회
예년에 비해 올해는 특히 수세미가 많이 눈에 보입니다. 길게 늘어 자라난 수세미가 시골정취를 더욱 느끼게 해 줍니다. 까실거려서 설거지에 많이 사용됐지만 지금은 공산품에 밀려 그 용도가 거의 사라졌습니다.

쓰름매미가 짝을 찾기 위해 소리내어 울고 있다.
쓰름매미가 짝을 찾기 위해 소리내어 울고 있다. ⓒ 김준회
매미 중에서 가장 큰 쓰름매미(일명 말매미)도 짝짓기를 위해 울어댑니다. 시원한 나무 그늘에 앉아 있노라면 매미의 울음소리가 졸음을 가져옵니다. 그 소리도 조금 지나면 멈추겠지요.

조생종인 '이른밤'이 이제 막 까만 속알맹이를 드러내며 입을 벌리고 있다.
조생종인 '이른밤'이 이제 막 까만 속알맹이를 드러내며 입을 벌리고 있다. ⓒ 김준회
추석이 며칠 남지 않았습니다. 예년보다 10일 가량 추석이 빠른 탓인지 과일들이 아직도 영글지를 못하고 있습니다. 배와 사과는 아직 이른 느낌입니다. 밤도 조생종인 '이른 밤'만 '아람'이 벌었을 뿐 일반 밤은 아직도 '애송이'입니다.

가을 하늘이 한폭의 그림과 같습니다.
가을 하늘이 한폭의 그림과 같습니다. ⓒ 김준회
태풍이 지나간 뒤 가을 하늘은 예술작품 그 자체입니다. 구름은 바로 눈앞에 멈췄습니다. 그 위에 눕고 싶어집니다.

메뚜기가 되살아나며 농업환경을 70년대 시절로 되돌려 놓고 있다.
메뚜기가 되살아나며 농업환경을 70년대 시절로 되돌려 놓고 있다. ⓒ 김준회
들녘에 나가보셨나요? 요즘 가을 들판이 메뚜기가 뛰어 놀던 과거로 회귀하고 있습니다. 농약살포로 사라졌던 메뚜기와 우렁이가 되살아나며 이미 70년대로 돌아가 있습니다. 친환경 농업이 만들어 놓은 '소중한 회생'입니다.

우렁이가 옹기종기 모여 있습니다. 논바닥이 온통 우렁이 입니다.
우렁이가 옹기종기 모여 있습니다. 논바닥이 온통 우렁이 입니다. ⓒ 김준회
논에는 메뚜기가 뛰어다니고 논바닥은 우렁이가 즐비한 어린시절의 들녘으로 변해 있습니다. 논두렁에 앉아 손만 내밀면 금세 한 움큼 잡을 수 있을 만큼 그 개체수도 대단합니다.

빨래건조대에 매달려 있는 고추들. 겨울 김장에 쓸 거라며 정성스럽게 말립니다.
빨래건조대에 매달려 있는 고추들. 겨울 김장에 쓸 거라며 정성스럽게 말립니다. ⓒ 김준회
한 아주머니가 고추를 넙니다. 고추가 빨래가 됐습니다. 옷걸이에 매달렸습니다. 깨끗이 말려 김장에 쓸 거라며 정성스럽게 말립니다.

맛을 알았을까요. 사람들의 손이 닿기도 전에 나비가 먼저 맛을 보고 있습니다.
맛을 알았을까요. 사람들의 손이 닿기도 전에 나비가 먼저 맛을 보고 있습니다. ⓒ 김준회
복숭아가 '쩍 쩍' 갈라지며 단 맛을 흘립니다. 말벌과 나비가 그 액을 빨아 먹습니다. 과수원 배보다 단맛이 월등합니다. 손으로 쪼개 한 입 깨물면 침이 저절로 나옵니다.

늙은 호박이 지붕위에 턱하니 걸터 앉아 있습니다.
늙은 호박이 지붕위에 턱하니 걸터 앉아 있습니다. ⓒ 김준회
큰 늙은 호박이 스레트지붕 위에 똬리를 틀고 걸터앉았습니다. 입천장을 데어가며 먹던 노란 호박죽이 생각납니다. 나사모양으로 둘둘 말려가며 널려 있던 호박줄기가 기억 속에서 보입니다.

풍요로움은 가진 것이 많은 사람들의 것이 아닙니다. 넓은 마음을 가진 사람들의 것입니다. 이제 민속최대의 명절인 추석입니다. 어렵게 명절을 보내는 이웃들이 더 많다는 생각 속에서 '함께'하는 명절이 되길 기대해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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