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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고 작은 3500여개의 대학이 있는 미국에서 가장 장학금을 받기 쉬운 대학은 어디일까? 입학하기가 가장 어려운 학교는? 캠퍼스가 가장 아름다운 학교는? 다인종이 가장 많이 몰려 있는 학교는? 기숙사 음식이 가장 형편없는 학교는? 경기장에 학생들이 가장 많이 몰려드는 학교는?

미국 최대의 사설학원 '프린스턴 리뷰(Princeton Review)'는 매년 각 대학교 재학생들과 학교 행정 당국자들을 대상으로 한 설문조사와 행정 자료 등을 기초로 '우수대학 361개'라는 잡지를 발간한다. 이 잡지는 각 대학교의 합격 난이도, 입학조건, 학비, 학교 환경 등을 학교별로 상세히 소개하는 것은 물론, 학부모나 예비학생들이 궁금해 할만한 62개 항목에서 대학의 순위를 매긴다. 심지어 '빌 클린턴에 대해 향수를 느끼는 학생들이 가장 많은 학교' 에 대한 순위도 있을 정도.

그런데 분야별 순위 가운데 특히 대학 당국자들의 신경을 곤두서게 하는 분야가 있다. 그것은 다름 아닌 '파티스쿨' (Party Schools)로, 이들 중에는 내로라하는 명문 주립대학들도 다수 끼어 있다. '학교만 우수하면 됐지 그게 무슨 대수냐'는 반응을 보이는 측도 있지만, 아카데믹한 분위기를 중시하는 당국자들에게 파티스쿨 순위는 '오명' 그 자체다.

이를 입증하듯 지난 8월 21일 출간된 프린스턴 리뷰의 2006년도(미국의 대학은 가을 학기를 새 학기로 계산한다) '우수 대학 361개' 의 편집자인 로버트 프랭크는 "'파티스쿨' 순위는 각 대학당국자들을 자극해 학생들에게 건전한 음주습관을 심어주는 데 기여하고 있다"면서 '음주대학' 순위 발표의 긍정적 효과를 강조했다.

위스콘신 대학, 프린스턴 리뷰 선정 '올해의 주당'

그렇다면 과연 어떤 대학들이 '파티 스쿨'에 포함되어 있을까. 다음은 2006년 '우수대학 361개' 잡지가 학생들의 음주 습관 조사를 통해 매긴 '파티 스쿨' 20위 순위다.

2006 '미국의 우수대학 361개' 잡지 선정 '파티 스쿨' 순위

순위

학             교           명

1

  위스콘신대학교-매디슨(University of Wisconsin-Madison)

2

  오하이오대학교(Ohio University-Athens)

3

  리하이대학교(Lehigh University)

4

  캘리포니아대학교-산타바버라(University of California-Santa Barbara)

5

  뉴욕주립대학교-올버니(SUNY at Albany)

6

  인디애나대학교(Indiana University-Bloomington)

7

  미시시피대학교(University of Mississippi)

8

  아이오와대학교(University of Iowa)

9

  매사추세츠대학교-암허스트(University of Massachusetts-Amherst)

10

  로욜라대학교-뉴올리언스(Loyola University New Orleans)

 11 

  툴레인대학교(Tulane University)

12

  조지아대학교(University of Georgia)

13

  펜실베이니아주립대학교(Penn State University Park)

14

  웨스트버지니아대학교(West Virginia University)

15

  텍사스대학교-오스틴(The University of Texas at Austin)

16

  테네시대학교-녹스빌(University of Tennessee-Knoxville)

17

  뉴햄프셔대학교(University of New Hampshire)

18

  플로리다대학교(University of Florida)

19

  루이지애나주립대학교(Louisiana State University)

20

  메릴랜드대학교-칼리지파크(University of Maryland-College Park)

ⓒ 오마이뉴스
이 순위는 10만 명 이상의 학생들의 음주, 약물복용 및 공부시간을 조사해 만들어 지는데 이번에는 북부의 '빅텐' 명문 주립대 중 하나인 위스콘신(매디슨)대학이 1위를 차지했다.

위스콘신대학교 홈페이지
위스콘신대학교 홈페이지
이 대학은 지난 2000년 이래 이번까지 6차례나 파티 스쿨 10위안에 들어 최고의 '주당 학교'로 꼽혔으며, 뒤를 이어 플로리다주립대학(FSU)과 콜로라도대학이 5회, 앨라배마 대학과 플로리다 대학(UF)이 4회를 기록해 '주당학교' 상위권을 형성해 왔다. 이밖에도 인디애나대학, 텍사스 대학(오스틴), 오하이오(에덴)대학, 미시시피 대학이 각각 3회를 기록하고 있다.

대학이 어떻게 '파티스쿨'이 될 수 있는지, 이를 벗어나기 위해 대학당국이 어떤 노력을 하고 있는지 플로리다 게인즈빌 소재의 플로리다 대학(UF)을 중심으로 살펴보자.

그동안 '동남부 최고의 주립대학'이라는 학교의 명성에 벗어나는 '파티스쿨' 이라는 오명을 안고 있었던 플로리다 대학은 이번 발표에서 10위권 밖을 벗어나 다소 안도하는 눈치다. 플로리다 대학 당국자들은 게인즈빌 시의 협조를 얻어 10위 아래로 순위를 낮추기 위해 부단한 노력을 기울여왔다.

플로리다 대학의 '주말'은 수요일부터?

플로리다 대학의 비공식적 주말은 수요일부터 시작된다. 플로리다 대학에서는 돈이 몇 푼 없는 학생도 쉽게 술을 마실 곳을 찾을 수 있다. 무료로 배포되는 학교신문 광고에는 30~40개의 술집이나 나이트클럽에서 어떤 스페셜 이벤트가 열리는지 상세하게 소개돼 있다. '게이트시티', '카퍼 멍키', '도서관'이란 술집에서는 수요일 오후부터는 여학생들에게 무료로 맥주를 제공한다. 하지만 술집이 다가 아니다.

가을학기가 시작되는 8월 중순을 전후로 한 2주간의 폭음은 대부분 집에서 열리는 술자리에서 일어난다. 한 예로 '내추럴 라이트(Natural Light)' 통 맥주 한통은 '캘리네 수퍼(Kelly's Kwik Stop)'에서 40불 정도이며, 24개들이 캔 맥주 버드라이트는 주변에서 흔히 볼 수 있는 퍼블릭스에서 13불79센트에 살 수 있다.

플로리다 대학 물리학과 2학년 단 리욧이라는 학생은 "여기 오기 전에는 파티가 뭔지도 몰랐다"면서 "통 맥주 한 통만 있으면 애들이 모인다, 전화로 어느 집에서 파티가 열리는지 찾는 데는 15분도 안 걸린다"고 말했다.

설문조사를 통해 작성된 플로리다 대학의 지난 10년간의 '음주 및 약물 조사'에 따르면 학생들은 개강 후 2주간 이틀에 한번씩 술자리를 가졌던 것으로 밝혀졌다. 작년 보고에 따르면 이 기간동안 10명중 7명의 학생들이 숙취, 구토, 음주운전, 무단결석 등을 경험했다.

이 같은 폭음은 무엇보다도 '싼값'의 맥주를 '스페셜 이벤트'를 통해 대량으로 팔아치우는 술집이 주변에 널려 있기 때문이다. 대학가 주변의 저렴한 술 가격과 편리한 구입여건은 술자리 회수와 직접적으로 연관이 있다고 하버드대학 연구소에 의해 밝혀지기도 했다.

플로리다 대학의 약물 및 음주 대책 디렉터인 타비스 글라스만은 "생수나 음료수보다 맥주 값이 싸다는 게 대학생들이 음주에 빠지게 하는 지름길이다"고 지적하고 "올해는 플로리다 대학이 '10대 파티스쿨'에서 빠지기를 고대했다"고 말했다.

저렴한 술값-술집 간 경쟁이 폭음 부르는 '주범'

플로리다대학교 홈페이지
플로리다대학교 홈페이지
패긴 한라한 게인즈빌 시장은 "학교 주변의 값싼 술집 간에 경쟁이 벌어져 '낙제할 때까지 마시기'라는 이름의 스페셜 이벤트까지 생길 정도"라고 탄식하고 "학생들을 음주운전 전과를 지닌 채로 사회로 내보내선 안 된다"고 말했다.

플로리다 대학은 여러 해 동안 은근한 방식으로 학생들의 음주습관을 교정하려고 애써 왔다. '대부분의 학생들이 술자리에서 한두 잔만을 권한다'는 광고를 내보내는가 하면, 대학 풋볼 팀인 '게이터'의 팬들이 경기 도중에 술집이나 테일게이트 파티(풋볼경기장 주차장에서 차의 뒤판을 내리고 음식물을 차려 식사나 술을 마시는 것)에 나가 목을 축이는 것을 금지한 것.

이에 더하여 게인스빌 시 당국의 협조를 얻어 지역 술집 및 맥주 총판 대리점으로 하여금 특별 이벤트 계획을 줄이도록 설득하기도 했다. 또 학교 주변을 돌며 술집이나 클럽까지 갈 수 있는 셔틀버스의 운행에 제재를 가했으며 기숙사나 동아리에 주류의 반입도 금지시켰다.

학교 측은 이를 위해 교내 음주규칙을 수정해야 했고, 주류가격 규제가 불가능하도록 한 플로리다 주법과도 싸워야 했다. 현재 게인즈빌 시는 학교주변의 맥주가격 조정의 입법화를 시도하고 있으며 학교 주변에 새로운 술집이 들어서는 것을 막기 위해 노력중이다.

또 게인즈빌 시 당국은 지역 내의 주류 판매업자들을 시와 학교의 '음주대책위원회'에 가입시켜 음주 이벤트를 사전에 조정, 종업원들이 손님의 폭음을 방지하도록 하고 있으며, 특히 손님이 음주 허용 연령인 21세 이상인지 철저하게 확인하도록 교육시키고 있다.

하지만 지역 내 유명 음식점중 하나이자 건전한 음주습관 운동을 지지하는 '스왐프 레스토랑'의 매니저인 프랭크 빌란토는 "음주 이벤트를 열면 대부분의 술집들은 별로 이득을 내지 못 한다"면서도 "우리는 한 컵 두 컵씩 팔지만 다른 집들은 갤런(3.785리터) 단위로 판다"고 경쟁을 억제하기기 쉽지 않음을 토로했다.

음주 제재 강화하는 미국 대학들

이 같은 플로리다 대학의 노력은 미 전역 대학가의 음주 제재 현상 중 하나일 뿐이다.

2000년 이후 주요 파티스쿨이 10위 안에 든 횟수

학   교지  역명단에 오른 횟수평균순위

  University of Wisconsin

  Madison

6

5.7

  Florida State University

  Tallahassee

5

4.8

  University of Colorado

  Boulder

5

5.6

  University of Alabama

  Touscaloosa

4

4.5

  University of Florida

  Gainesville

4

6.8

  Indiana University

  Bloomington

3

3.3

  University of Texas

  Austin

3

5.3

  Ohio University

  Athens

3

5.7

  University of Mississippi

  Oxford

3

7.3

ⓒ 오마이뉴스
오클라호마 대학은 학교 동아리 내에 주류의 반입을 금지하고 있으며, 이를 어기는 학생들에게는 '3진 아웃'이라는 규정을 적용하는 한편 '파티 하우스'를 없애기 위해 노르만 시의 법령을 강화할 것을 제안했다. 지난 해 오클라호마 대학의 한 학생은 폭음에 의한 술독으로 생명을 잃었다.

콜로라도 대학은 '보울더 바(Boulder bar)'란 술집의 주인을 설득해 졸업식 날 아침 7시에 시작되던 주류 할인을 멈추게 하는 대신 학생 신문에 보울더바의 광고를 실어주었다.

앨라배마 대학이 소재한 터스컬루사 시는 학생들의 음주운전을 막기 위해 학교주변 술집의 영업을 새벽 2시까지로 조정했다. 앨라배마 대학의 학생행사 디렉터인 마거릿 킹은 "술집영업이 끝나면 학생들은 모임을 중도에 멈추게 되고 좀더 술을 마시려면 집과 같은 개인적인 장소로 이동을 하게 된다"고 말했다.

텍사스 대학 또한 술이 금지된 스포츠행사를 따로 두고 있으며 동아리 모집 중엔 금주기간을 적용한다. 또 대학 내에 공인된 알코올 및 약물 상담 지도교사 3명이 배치돼 있다.

덧붙이는 글 | koreaweeklyfl.com(코리아위클리)에도 실렸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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