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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오마이뉴스 이종호
연정론에 대한 정치권의 다양한 추측과 전망이 이어지고 있는 가운데 장기표 새정치연대 대표(사진)는 "대통령직에서 물러나기 위해 그럴 듯한 명분을 찾은 결과"라는 논리를 폈다.

장 대표는 5일 기자들과 오찬을 겸한 간담회 자리에서 노 대통령의 2선후퇴·임기단축 발언에 대해 "노 대통령이 판단하기에 지금 상태로 임기 5년을 마치면 분명히 국정운영을 잘하지 못한 대통령으로 평가될 것이고, 아울러 측근비리-대선자금 등으로 형사처벌까지 받을 가능성이 대단히 크다"며 이같이 주장했다.

이어 장 대표는 "이는 노 대통령으로서 죽기보다 더 싫은 치욕이 아닐 수 없기에 이런 비참한 상황을 피하기 위해 '역사적 의미가 있는 일을 이루기 위해 대통령직까지 포기한 대통령'으로 평가받아 일체의 문책에서 벗어나겠다"는 의도라고 밝혔다.

"대통령 선거, 내년 지방선거와 동시에 치르자"

장 대표는 이처럼 '동기'의 순수성에는 인정하지 않았으나 그 '명분'과 '결과'에 대해선 "대통령직을 그만두고서라도 지역구도를 극복하겠다는 것은 훌륭한 결단이 아닐 수 없다"며 "이러한 노 대통령의 의지는 존중되어야 하고 실현되어야 마땅하다"고 적극 동조했다.

그러면서 그는 선거구제 개편을 위한 국민투표를 대안으로 제시했다. 장 대표는 헌법 72조를 들어 "노 대통령은 1구 3∼4인의 중선거구제와 권역별 비례대표제를 '국가안위를 위한 중요정책'으로 간주해 대통령직을 걸고 국민투표에 회부하라"고 주장했다. 그것으로 대통령의 역할은 '끝'이라는 얘기다.

장 대표는 대통령의 중도사임에 대해 "대통령에 대한 탄핵이나 중도하차가 민주주의에 크게 역행하는 것처럼 말하는 것은 대단히 잘못된 생각"이라며 "대통령도 잘못이 있으면 탄핵을 하거나 중도하차하는 것은 민주주의의 정수"라고 강조했다.

또한 한나라당과 보수세력을 향해서는 "노무현 정권이 나라를 망치고 있다고 비판해 왔으면서 정작 노 대통령이 대통령직 포기 의사를 내비치는 터에 대통령직을 계속 수행하라고 하는 것은 자가당착이 아닐 수 없다"며 "탄핵효과에 주눅이 들어 물러나라는 말도 한마디 못하는데 비겁하기 짝이 없는 태도"라고 비판했다.

대통령의 중도하차 시기와 관련해 장 대표는 "올 연말 대통령의 결단이 있을 것"이라며 "내년 5월 지방선거와 대통령 선거를 함께 치르는 방안이 가장 바람직하다"는 견해를 내놓기도 했다.

"한나라당은 없어져야 할 정당... 집권해선 안돼"

한국노총 중심의 사회민주당을 이끈 장 대표는 총선 패배 후 그 후신으로 새정치연대를 꾸린 뒤 본격적인 정치활동에 나서고 있다. 장 대표는 지난 4월 행정도시특별법이 통과된 뒤 한나라당의 반대파(수투위·공동대표 이재오)와 수도분할반대범국민운동본부를 구성하고 공동대표로 활동해 왔다.

동시에 장 대표는 이부영 전 열린우리당 의장, 김근태 보건복지부 장관 등 '옛 동지'들과도 교분을 유지하고 있다. 장 대표는 자신의 정치적 노선과 관련해 "아직도 열린우리당과 한나라당이 선거에 나오면 나는 열린우리당을 찍는다"며 "과거의 유산을 가지고 있는 한나라당은 없어져야 할 정당"이라고 속내를 드러냈다.

장 대표는 "겉으론 그런 말을 하지 않지만 솔직한 속마음"이라며 "한나라당의 집권은 절대 반대한다"고 밝혔다.

동시에 노 대통령에 대해서도 "국정운영의 청사진이 없다"며 "YS·DJ 보다 강력한 배경이 없는 노 대통령은 자기 보호를 위해서라도 대통령을 그만 두는 편이 낫다"고 비꼬았다.

한편 노 대통령과 장 대표의 '악연'은 정가의 오래된 얘기. 2002년 민주당 소속으로 각각 대통령 후보와 서울 영등포을 재선거 출마자였을 당시 노 대통령은 장 대표의 공천 반대를 강하게 피력했고, 장 대표는 '노무현은 대통령이 되서는 안되는 사람'이라고 공개 비판했다. 특히 두 사람은 김해가 고향으로, 경남 진영중학 2년 선후배 사이라 더욱 화제가 되었다.

이날 기자들과의 만남에서 장 대표는 "내가 노 대통령을 잘 알고 있다"고 전제한 뒤 "지역구도 극복을 위한 연정 제안을 내각제 개헌이나 집권연장의 꼼수로 보는 것은 착각"이라며 "내각제든 대통령중임제든 개헌할 의사가 없는 것이 분명하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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