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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어떤 나라(A State of Mind)' 포스터
ⓒ VeryMuchSo
올해로 4회를 맞이한 '달라스 아시안 영화제'에 특별한 다큐멘터리가 선보였다.

한국에 '어떤 나라'라는 제목으로 소개된 'North Korea's A State of Mind'가 바로 그것이다. 그러나 이 다큐멘터리는 '북한의' 영화가 아닌 영국인 감독 대니얼 고든이 만든 '북한에 관한' 영화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영화제에서 감독 이름이 아닌 영화의 배경에 방점을 찍어 소개한 이유는 그만큼 북한에 대한 세간의 호기심이 크기 때문일 것이다. "이 영화는 세상에서 가장 알려지지 않은 사회를 들여다 볼 드문 기회를 제공하고 있다"는 제작사의 말이 그러한 추측을 뒷받침하고 있다.

그리고 그러한 호기심이 아시아에서 제작되지 않은 이 다큐멘터리를 아시안 영화제에 포함시킨 주된 이유일 것이다. 이 영화제의 디렉터인 치호 모리씨는 "이번 영화제를 준비하면서 여러 영화들을 살피던 중 북한에 관한 이 영화가 인상적이었다"고 평했다.

그녀는 "지난 18일부터 26일까지 9일간 진행된 이번 영화제에서 총 4회가 상영된 이 다큐멘터리는 평균 100여명의 관객들이 관람을 했다"고 밝히면서, "적지 않은 한국인 관객들이 눈에 띄었다"고 덧붙였다. 또한, "영화를 본 관객들은 대부분 흥미있고 교육적이라는 반응을 보였다"면서 개인적으로는 "북한의 신세대라고 할 수 있는 소녀들이 등장해서 굉장히 신선했다"고 밝혔다.

"지구상에서 가장 거대하고 가장 정교한 공연"

▲ 대니얼 고든(Daniel Gordon) 감독
ⓒ VeryMuchSo
이 다큐멘터리는 대니얼 고든 감독의 베리머치소 프로덕션이 만든 북한에 관한 두 번째 다큐멘터리이다. 전직 스포츠 프로그램 프로듀서였던 그가 1966년 런던월드컵에서 이탈리아팀을 이겼던 북한 축구팀의 생존자들을 찾아 인터뷰하고 '일생일대의 승부(The Game of Their Lives)'라는 다큐멘터리를 만든 것이 2001년의 일이다.

그는 자신의 데뷔작인 이 다큐멘터리를 통해 2003년 영국 왕립 텔레비전 협회가 주는 '최고의 스포츠 다큐멘터리상'을 수상함과 동시에 북한 당국으로부터 두 번째 다큐멘터리 제작에 대한 허가를 받게 된다. 그리고 조감독 니콜라스 보너와 카메라맨 닉 베넷과 함께 북한을 네 차례 방문하고 두 번째 다큐멘터리를 찍었다.

이 다큐멘터리는 북한 최고의 행사인 전승기념일 매스게임에 참가하게 된 두 소녀 현순(13)과 송연(11) 그리고 그 가족을 8개월에 걸쳐 따라다니며 카메라에 담은 북한 사람들의 일상이다. 따라서 이 다큐멘터리의 주된 배경은 감독이 "지구상에서 가장 거대하고 가장 정교한 공연"이라고 부른 북한의 대규모 집단체조이다.

"집단체조 안에 있는 개인"

▲ '달라스 아시안 영화제'가 열린 매그놀리아 극장
ⓒ 조명신
'달라스 아시안 영화제'의 이 다큐멘터리 상영을 확대 해석하면 어떻게 될까? 북한을 '악의 축'으로 규정한 대통령이 국가 수반인 나라의 대도시 한복판에서 "세계에서 가장 폐쇄적인 공산주의 독재국가"가 만든 "사회주의 리얼리즘의 대작"인 집단체조를 상영한 것쯤 되지 않을까?

그러나 다큐멘터리 곳곳에 등장하는 북한 주민들의 "미 제국주의자"에 대한 분노와 적개심은 미국 관객들의 웃음 속에 묻혀 버릴 만큼 가벼웠다.

세계 여러 나라는 물론 남한과 북한에까지 동시에 관객을 확보한 대니얼 고든 감독은 한 호주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이 다큐멘터리의 목적에 대해 "북한 사람들을 인간화하는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또한 "거대한 집단체조만 보면 그것을 가능하게 한 개인은 놓치기 쉽다. 그러나 우리는 그 집단체조 안에 개인이 있음을 보여주길 원했다. 그것이 바로 다큐멘터리 전체를 관통하는 울림이다"라고 덧붙였다.

이 다큐멘터리가 작년 북한의 평양국제영화제에서 특별 영화상과 음악상을 수상함과 아울러 남한의 부산국제영화제에 초청되었다는 사실은 어느 정도 그의 목적이 결실을 맺은 것은 아닐까 싶다.

'달라스 아시안 영화제'란?
올해로 4회, 폐막작에 <지구를 지켜라> 선정

▲ 제4회 아시안 영화제 공식포스터
ⓒAFFD
달라스 아시안 영화제(Asian Film Festival of Dallas)는 "비영리기구로서 아시아 문화에 대한 이해를 촉진시키고 아시아계 미국인 예술가들의 작업을 촉진하고 지원하기 위해" 지난 2001년 시작되었다.

올해로 4회를 맞이한 이번 영화제는 8월 18일부터 26일까지 9일 동안 달라스 다운타운에 위치한 매그놀리아 극장과 달라스 박물관에서 진행되었다.

이번 영화제에는 <가문의 영광> <스캔들:조선남녀상열지사> <나쁜남자> <2009 로스트 메모리즈> <지구를 지켜라> 등 한국 영화 5편과 함께 중국, 일본, 필리핀 등에서 제작된 30편의 아시아 영화들이 상영되었다.

특히, 작년에 달라스에서 있었던 <봄여름가을겨울 그리고 봄> 시사회에 김기덕 감독이 왔던 탓인지, <나쁜남자>의 영문제목은 'Kim Ki Duk's Bad Guy'로 소개되었다. 또한 이번 영화제의 폐막작에는 '지구를 지켜라(Save the Green Planet!)'가 선정되어 영화제 공식포스터에 사용되었다. / 조명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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