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close

노무현 대통령이 8월 25일 집권 반환점을 돕니다. 지난 2003년 2월 25일 취임한 노 대통령은 임기 5년중 이미 2년 6개월을 보낸 셈입니다. 네티즌 여러분은 노무현 정권 전반기에 대한 평가를 어떻게 내리고 있습니까? 또 노무현 대통령은 집권 하반기를 어떻게 설계해야 할까요? 기사나 댓글로 참여해주시면 편집에 반영하겠습니다 <편집자주>
지난 8일 오전 노무현 대통령이 청와대 춘추관에서 국정원 불법도청 관련 기자간담회를 갖는 도중 물컵 뚜껑을 열고 있다.
지난 8일 오전 노무현 대통령이 청와대 춘추관에서 국정원 불법도청 관련 기자간담회를 갖는 도중 물컵 뚜껑을 열고 있다. ⓒ 연합뉴스 김동진

25일 오후 1시부터 라디오 생방송
"반환점 돈 노 대통령에 할 말 있다"

오마이뉴스는 8월 25일(목) 오후 1시부터 3시까지 네티즌과 정치인들이 참여하는 라디오 프로그램 <반환점 돈 노대통령에 할말 있다>(가제)를 긴급편성해 방송할 예정입니다. 시민기자와 독자 여러분의 많은 참여 부탁드립니다.

방송에 참여를 원하는 분은 미리 기사제보란(메인면 좌측 상단)에 연락할 전화번호를 남기고 신청하시기 바랍니다.
노무현 대통령은 지난 18일 열린 중앙언론사 정치부장들과의 간담회에서 "대통령 스스로 위기감을 느끼고 있다"고 고백하면서, "제가 국민여론과 동떨어져 있다", "힘이 들 때가 많다"는 등 최근의 심경을 솔직하게 털어놓았다고 합니다. 또 지난 16일 오전 수석비서관 및 보좌관회의에 참석해서도 "차라리 '식물 대통령'이라도 되고 싶은 심정"이라며 안타까움을 토로하였다고 합니다.

이어서 노 대통령은 "일반 여론의 흐름을 봐서도 문제로 생각하는 것이 내가 생각하는 것과 다른 것 같고, 언론에서 보도되고 있는 초점이나 쟁점들이 (국민들에게) 가까이 있고 저는 좀 동떨어져 있다는 느낌"이라며, 자신과 국민 여론 사이에는 괴리감이 크다는 현실을 인정하였다고 합니다.

노 대통령은 23일 청와대에서 열린 지방 언론사 편집국장단 간담회에서도 "그동안 국정을 수행하면서 제일 어려웠던 게 내 생각하고 다르게 국민들에게 전달되는 것"이라며, "이 문제가 우리 정책 수행에 굉장히 어려움으로 닥쳐온다"고 밝혔다고 합니다.

이어서 노 대통령은 "그동안 (저와 언론이) 힘들고 불편한 관계였지만 이제는 상식적으로 대화하고 풀어나갈 수 있는 상황이 마련됐다"고 밝힌 뒤, "정권과 언론의 관계가 많이 좋아졌다"며 "저 개인과 언론의 관계도 합리적으로 풀어나가는 환경변화가 있었다"고 밝혔다고 합니다.

그리고 노 대통령은 "(언론 등 지식사회와 정부가) 협력하지 않으면 나라가 제대로 되지 않는다"며 "정권과 언론의 관계는 전통적으로 비판과 견제가 기본이지만, 파괴적인 비판이 아니라 공동체 사회의 목표를 위해 비판과 견제라는 수단을 가지고 협력해 나가야 한다"고 강조하였다고 합니다.

대통령의 언론에 대한 인식에는 원칙적으로 동의합니다. 나라가 제대로 발전하기 위해서는 지식인이나 언론인들이 상호 건전한 비판과 견제를 통해서 실현가능한 대안을 제시하여야 한다는 주장에도 동의합니다.

하지만 대통령의 생각과 국민여론 사이에 괴리가 생기고, 대통령과 집권당인 열린우리당의 지지율이 점점 떨어지는 이유가 순전히 언론들의 여론조작 때문만일까요. 노무현 대통령을 대통령으로 만들어 준 개혁적 지지자들이 대통령과 열린우리당에 실망하여 지지를 철회하고, 오히려 정권에 대한 비판자로 돌아선 것이 단순히 일부 언론들의 사실왜곡과 여론조작 탓만일까요.

대통령과 집권당이 그렇게 판단을 한다면 그것은 큰 착각입니다. 국민들은 그렇게 아둔하고 어리석지 않습니다. 대통령 선거 당시에도, 대통령의 탄핵정국 아래서도 일부 언론들의 여론조작은 여전히 존재했습니다. 그러나 국민들은 국민주권을 유린하는 그들의 여론조작에 넘어가지 않고 당당히 맞서 주권을 지켜냈습니다.

당시 국민들은 분노와 함께 신명이 났습니다. 노무현의 원칙과 소신이 당시에는 살아있었습니다. 국민들은 분노하면서도 거기에 희망을 걸 수 있었습니다. 소수당 출신의 대통령이 원칙과 소신을 마음껏 펼쳐서 정치권의 뿌리 깊은 부정부패를 일소하고 불의로 가득한 왜곡된 사회를 바로잡아 달라며 새로이 창당한 열린우리당을 과반수 정당으로 만들어 주었던 것입니다.

그런데 대통령은 국민이 신탁한 합헌적이고 합법적인 권한까지를 모두 놓아버렸습니다. 국민은 그러한 대통령을 원하지 않았습니다.

대통령과 집권당의 선거공약으로 제시한 각종 개혁정책들은 아직도 지지부진합니다. 올바른 개혁을 위한 어떠한 시도조차도 당내에서 먼저 기진맥진해버립니다. 개혁의 상징이라 할 수 있는 국가보안법도, 사학법도, 신문법도 모두 국회내외에서 비실비실하다 국회에 상정조차 하지 못한 채 살았는지 죽었는지 모르게 되었습니다.

그런데 어떤 유력한 야당을 보고 타도의 대상이라며 티격태격 다투던 집권당과 그 수석당원인 대통령이 느닷없이 그런 야당과 별 차이도 없다며 선언을 하고, 주권자인 국민이 위임해준 대통령의 권한까지 내주겠다며, 그 야당에다 대고 대연정을 제의합니다.

아둔한 국민은 대통령과 집권당의 그 심오한 뜻을 결코 헤아릴 수가 없습니다. 그러니 국민들이 의아할 수밖에요. 대통령의 생각과 어리석은 국민여론 사이에 괴리가 생길 수밖에요. 지역주의를 극복하여야 하고, 그렇게 하여야만 제대로 된 정치가 될 수 있다는 당위에 대해서는 무식한(?) 우리네 국민들도 결코 모르지 않습니다.

문제는 대통령의 원칙과 소신이 굴절되고 공약으로 제시한 다양한 개혁정책이 실종되었다는 것입니다. 그러니 지지자들이 떠날 수밖에요. 대통령과 집권당의 외로움은 시쳇말로 당근(?)이지요.

외로운 대통령과 집권당을 지켜보아야 하는 지지자 국민들도 외롭고 안타깝기는 매한가지랍니다. 아직도 5년의 반이 남았다지요. 제발 초심으로 돌아오세요. 국민은 그대들에게 희망을 놓고 떠나갔지만, 방황하는 그대들이 지지자인 국민 품으로 돌아오는 날, 뜨거운 가슴으로 맞이하기 위해 가슴 열고 기다리고 있습니다.

괜히 외로움의 원인을 엉뚱한 곳, 먼 곳에서 찾으려 하지 마십시오. 답은 아주 가까운 곳에 있답니다. 늦었다고 생각할 때가 빠르다는 격언도 있지요.

2005년 8월 23일

지지자였던 이 드림

댓글
이 기사가 마음에 드시나요? 좋은기사 원고료로 응원하세요
원고료로 응원하기

인제대 법학과 교수. 전공은 행정법, 지방자치법, 환경법. 주전공은 환경법. (전)한국지방자치법학회 회장, (전)한국공법학회부회장, (전)한국비교공법학회부회장, (전)김해양산환경운동연합 상임의장, (전)김해YMCA이사장, 지방분권경남연대상임대표, 생명나눔재단상임이사, 김해진영시민연대감나무상임대표, 홍조근정훈장수훈


독자의견

이전댓글보기
연도별 콘텐츠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