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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인태 열린우리당 의원. (자료 사진)
유인태 열린우리당 의원. (자료 사진) ⓒ 오마이뉴스 이종호
'잠의 신(神)'으로 알려진 유인태 열린우리당 의원의 수면시간이 줄어들게 생겼다.

한나라당의 무시 전략에도 노 대통령은 연말까지 연정 논의를 이어가겠다며 의지를 꺽지 않자 여당은 지난 19일 대통령의 연정 구상을 지원할 정치개혁특위를 구성했는데, 그 위원장으로 유 의원을 내정한 것.

문희상 열린우리당 의장은 이날 "당 차원의 정치개혁특위를 구성해 지역주의 해소를 위한 선거제도 개편방안에 대해 본격적인 논의와 입법화 작업에 착수할 예정"이라며 "국민통합을 위한 지역화합을 기하기 위해서는 정치권의 기득권 포기가 전제돼야 한다"고 강조한 바 있다.

유 의원이 내정된 것에 대해 당 안팎에서는 '노심(盧心)'을 잘 파악하고 대야 협상 등에 있어 정치력을 갖췄다는 점에서 적임자라는 평가다.

유 의원은 노 대통령이 7월말 공식적으로 '한나라당 주도 대연정' 구상을 밝히기 전 연정 대상이 민주·민노로 맞춰질 무렵에도 "연정 대상은 궁극적으로 한나라당"이라고 밝혀 노심을 꿰뚫기도 했다. 여당의 한 인사는 "노 대통령의 연정 구상은 갑자기 나온 게 아니"라며 "노 대통령을 지근거리에서 보좌해온 유 의원만한 인물이 있겠냐"고 말했다.

더욱이 참여정부의 초대이자 마지막 정무수석인 유 의원은 최근 대통령 비서실장으로 거론되고 있는 이병완 전 홍보수석과는 찰떡궁합. 유 의원이 정무수석으로 있을 당시 이 전 수석은 정무기획수석으로 유 의원의 지휘를 받았다. 최근 당-청 엇박자에 대한 지적이 많았던 바, 청와대의 '정무형' 비서실장 인선 분위기에 맞춰 이 참에 당-청 소통 창구를 탄탄히 하겠다는 당의 의지도 담겨 있는 셈이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청와대-야당-시민단체 등을 상대로 다각도의 물밑 가교역을 해야 할 유 의원이 당직을 맡아 운신의 폭을 좁히게 되는 것 아니냐는 우려도 나온다.

선거구제 개편 목표...대연정-소연정 '두 마리 토끼 잡기'

유 의원은 현재 중국 출장 중이다. 광복 60주년 기념 사업의 일환으로 한·중·일 3국의 바닷길을 순항하는 '피스&그린보트 2005' 행사에 참석하고 있다. 유 의원의 한 측근은 "상임운영위원회에서 결정한 사안이지 사전에 통보 받은 바는 없다"며 "월요일(22일) 귀국하시는 대로 입장 표명이 있지 않겠냐"고 밝혔다.

여당 지도부는 이번주 내로 위원 선임 등 특위 구성을 마무리 짓고 본격적인 대국민 홍보 및 대야 협상에 들어갈 방침이다. 또한 노 대통령이 연정 시효를 올 연말로 여유를 두고 야당에 대해 정식 정치협상을 제안한 만큼 구체적인 물밑 접촉에 들어갈 계획이다.

한편 여당은 선거구제 개편을 목표로 한나라당과의 대연정에서, 민주·민노와의 소연정까지 여러 방법론을 가능성을 열어 두고 있다.

한나라당의 '영남 기득권 포기'를 전제로 하지 않으면 '지역주의 극복'은 반 토막 짜리라는 점에서 대연정은 끝까지 가져갈 카드. 실현 가능성과 무관하게 노 대통령의 지역 구도 타파를 위한 의지를 보이기 위해선 쉽게 포기할 수 없는 파트너다.

또한 한나라당이 끝내 수용하지 않더라도 그 과정에서 '소연정'이란 차선의 명분을 쌓을 수 있다는 점에서 여당은 '두 마리 토끼'를 동시에 고려하고 있다.

문 의장이 지난주 열린 중앙위원회의에서 "대연정과 소연정은 충돌하는 게 아니라 같이 가는 개념"이라며 "정책적 연대는 민주노동당, 민주당과 같이하면서 대연정도 추구할 수 있다"고 말한 것은 이런 맥락으로 읽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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