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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교육진흥원에서 기념 촬영
국제교육진흥원에서 기념 촬영 ⓒ 고형민

세계화가 진행되면서 외국에서는 자기 나라로 우수한 유학생을 끌어들이기 위해 투자를 아끼지 않고 있다. 그것은 뛰어난 인재에 대한 투자는 결국 자국의 이익과 직결될 수 있는 가장 좋은 방법이라는 것을 알기 때문이다.

그런데 우리 교육은 세계화를 위하여 무엇을 준비하고 있을까? 아직까지 대학입시에서 한발자국도 벗어나지 못하는 우리 교육 현실이 안타깝고 화가 나기도 하였다.

하지만 이런 내 생각은 국제교육진흥원에서 열린 8월 7일부터 17일까지 ‘해외 한국학교 교원 초빙 연수’를 받으면서 달라졌다. 이 연수에는 9개국 15학교에서 20명이 참가하였다. 참가국의 인원은 중국과 일본에서 각각 6명, 파라과이에서 2명, 인도네시아에서 1명, 싱가포르에서 1명, 러시아에서 1명, 아르헨티나에서 1명, 브라질에서 1명, 이집트에서 1명이다.

연수는 발전하는 조국의 모습을 알리고, 자랑스러운 한국인으로서 자부심을 가짐으로서 해외 한국학교의 교육 활동을 북돋워 주기 위해서 마련된 것이라 한다. 이런 것들이 해외에 나가 있는 우리 아이들을 세계인으로 길러내기 위한 밑거름이 된다는 것이다.

연수 내용도 해외 한국학교 교사를 대상으로 하는 만큼 우리 나라를 제대로 알리는데 초점을 맞추었다. 연수는 강의와 견학 그리고 문화답사로 나누어 진행되었다.

정영호 교수는 우리 문화를 ‘알고 찾고 가꾸자’라는 말로 강의를 시작하여 불국사 ․ 석굴암, 해인사장경판전, 종묘, 경주역사유적(일부), 고인돌유적, 수원화성, 창덕궁이 세계문화유산에 등록되는 과정을 현장감 있게 구수한 말로 쉽게 풀어 설명하여 주었다. 이 강의로 우리 문화를 보는 눈이 한 단계 더 높아지고 우리 문화에 대한 애정은 더욱 더 깊게 되었다.

견학 중 대우조선해양에서 받은 충격은 자못 컸다. 선박건조 능력 세계 제1위국답게 대우조선해양은 2만여 명이 1년에 LNG선을 비롯하여 초대형유조선을 40-50척을 건설하고 있는 현장을 둘러보면서 한국인으로서 자부심을 가질 수 있었다. 이경연 선생님(파라과이 한국국제학교)은 대우조선해양에서 받은 그 흥분을 빨리 전달하고파 숙소에 도착하자마자 바로 아이들에게 메일을 보냈다.

아름다운 충무해상공원
아름다운 충무해상공원 ⓒ 고형민

문화답사는 서울 - 충무해상공원 - 화엄사 - 남원 - 부여 - 공주 - 서울로 짜여졌다. 4, 5년 전에 다녀간 곳을 지나가면서 지난날 함께했던 소중한 사람들이었지만 잠시 동안 잊고 있었던 사람들이 새록새록 떠올랐다. 추억은 사람을 아름답게 그리고 따뜻하게 하는 것인가 보다.

4시간 동안 유람선을 타고 충무해상공원의 아름다움을 맛보고, 고찰답게 네 개의 국보를 간직하고 있는 화엄사, 영원한 우리 고전이 된 춘향전의 무대인 남원의 광한루 그리고 왜적과 온몸으로 싸운 만인의 총에서 우리 문화의 숨결을 느끼고, 그리고 충정을 새겼다.

화엄사의 각황전
화엄사의 각황전 ⓒ 정호갑

최정현 안내원이 백제의 문화를 친절하게 설명을 하여 주어 그동안 스쳐지나가고 말았던 부여에 대해 인상을 강하게 받았다. 백제의 문화는 이지러짐이 없다고 한다. 다른 나라들은 멸망하는 시기에 어김없이 문화도 이지러지는데 비해 백제 문화는 처음과 끝이 한결 같다. 그런 점에서 백제의 문화는 마치 ‘요절한 천재’를 보는 것 같다는 말도 덧붙였다. 공주의 무령왕릉 또한 모형관을 만들고 단면으로 자세하게 전시하여 놓아 현장감을 더 높여 주었다.

정림사지 오층석탑
정림사지 오층석탑 ⓒ 정호갑

또한 서울에서 ‘청년 장준하’ 연극을 보면서 우리 문화의 높은 수준을 알 수 있었다. 이러한 일정을 통하여 변화된 우리 나라를 알게 되었으며 그 앎 속에서 한국인으로서 자부심을 가질 수 있었다. 이러한 것은 해외에서 우리 아이들에게 한국인이라는 정체성을 길러주는 밑거름으로 작용할 것이다. 또한 외국인에게는 한국을 제대로 보여줌으로써 한국의 이미지를 더 높일 수 있을 것이다.

틈틈이 시간을 내어 연수자들끼리 각 학교의 현황을 주고받는 시간은 그대로 산교육이었다. 일본과 중국을 제외한 대부분 해외 한국학교에서는 오전에는 현지 학교 교육을 받고 오후에는 한국 교육을 하고 있다. 이러한 시간을 통해 아이들은 한국인으로서 세계인으로 성장하게 되는 것이다.

중국에 있는 한국학교는 학생 수가 늘어나는 반면, 일본에 있는 한국학교는 현재 학생 수가 많이 줄어들고 있다. 일본은 싫든 좋든 우리 곁에 있는 나라로서 우리가 알아야 한다. 일본 전문가를 길러내기 위한 투자는 지속되어야 한다고 입을 모았다.

해외에 있는 한국학교에는 세계인으로서 아이들을 키우기 위해 어학 교육에 많은 힘을 쏟는 동시에 다양한 예체능 분야에도 각별히 힘을 기울이고 있다. 아쉬운 것은 대부분의 해외 한국학교들이 자체 건물이 없어 현지 학교의 건물을 빌려 쓰고 있어 교육활동하기에 많은 어려움 겪고 있다.

해외에서 한국 교육이 그리 쉽지 않을 것인데 아이들에 대해 강한 애정으로 모두들 어려움을 이겨내고 있다. 연수자들 모두 스스로의 대견함으로 만족하고 있다.

연수자들이 자기 학교에 대해 소개하고 있다
연수자들이 자기 학교에 대해 소개하고 있다 ⓒ 고형민

그리고 해외 있다 보니 우리 것에 대한 애정은 남다르다. 마침 숙소가 인사동에 있어 연수를 마친 뒤 우리 문화를 찾아 볼 수 있었다. 인사동 거리를 거닐면서 정겨움에 빠져 보는 시간에서 고국의 포근함을 느낀다. 하지만 안타까움도 남는다. 인사동 거리에 있는 많은 물건 가운데 중국에서 흔히 볼 수 있는 것도 많이 있었다. 외국 사람들이 보고 뭐라 할지 그만 앞이 캄캄해지기도 했다.

인사동 거리에 펼치는 문화 행사
인사동 거리에 펼치는 문화 행사 ⓒ 정호갑

우리가 가진 것은 인적 자원밖에 없다. 세계화된 시대에 해외에 있는 인적 자원 네트워크 구성은 반드시 필요하다. 특히 이번 연수에는 한국학교에서 한어와 일어를 가르치는 중국인과 일본인 선생님도 참가하였다. 그들은 한국에 직접 와서 보고 듣고 이야기를 나눔으로써 새롭게 알게 된 것이 많았다고 한다.

창위치우(常宇秋) 선생님(중국인, 상해한국국제학교)은 한국의 경치가 아름다웠고, 길거리에서 만난 한국인들 모두 친절하게 대해 주었으며, 국민의 능력이 높다는 것을 실감하였다고 한다.

연수를 마무리 하는 자리에서 이호웅(쿄토 한국학교 교장)은 역사와 문화를 훑어봄으로써 한국인으로서 정체성을 가질 수 있었고, 견학을 통해 대한민국 산업의 현주소를 알 수 있는 흐뭇하고 유익한 시간이었다며 연수에 매우 만족한다고 했다.

국제교육진흥원에는 우리 나라를 알리기 위한 여러 가지 프로그램이 많이 있다. 재외동포를 비롯한 해외인적자원을 개발·활용하기 위한 연수를 비롯하여 국제교육 교류·협력의 활성화하기 위한 다양한 프로그램, 우수한 외국 유학생을 유치하기 위해 힘을 쏟고 있었다.

가진 것이라고는 인적 자원밖에 없지만 이러한 노력으로 오늘의 대한민국이 존재할 수 있지 않나 생각한다.

이번 연수를 받으면서 느낀 점은 두 가지이다. 먼저 자라나는 우리 아이들을 세계의 한국인으로 길러야 하며, 세계화된 시대에 대한민국이라는 우수한 상품을 내놓아야 한다는 것이다. 여기에 우리의 미래가 있기 때문이다. 연수를 받은 모든 교사들이 한결같이 이 연수가 계속되길 그리고 확대되길 바라고 있다.

덧붙이는 글 | 이번 연수 담당자인 국제교육진흥원 교육연구사인 김영춘은 10박 11일 동안 20명의 해외 한국학교 교사들에게 한국을 제대로 알리기 위해 여행 안내자가 되기도 하고, 긴 시간 동안 여러 선생님들을 지치지 않게 하기 위해 뱀 장수 흉내를 내어 웃음을, 지친 몸을 풀어 주기도 하고 건강 비법을 알려 주기도 하며 연수를 이끌어 나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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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들과 함께 배우고 가르치는 행복에서 물러나 시골 살이하면서 자연에서 느끼고 배우며 그리고 깨닫는 삶을 살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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