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마이뉴스의 모토는 '모든 시민은 기자다'입니다. 시민 개인의 일상을 소재로 한 '사는 이야기'도 뉴스로 싣고 있습니다. 당신의 살아가는 이야기가 오마이뉴스에 오면 뉴스가 됩니다. 당신의 이야기를 들려주세요.】
다섯 명 친구들과 여섯 명 아들들이 6 년 전 여행을 재현하기로 했다. 각자 하는 일이 다르다 보니 시간 맞추기가 여간 힘든 게 아니었다. 그러나 이구동성으로 떠나자고 결정. 지난 토요일(13일) 밤 11시에 출발해 15일 새벽 6시 귀가까지, 그야말로 강행군(?)인 강원도 여행을 결행했다. 원주에서 대충 자고 대관령 양떼목장에서 통일전망대까지 그리고 화진포해수욕장에 들러 발만 담그고 돌아와야 하는 여행은 아이들에게 사실 힘들었을 터.
참 대견한 일은, 힘들었을 텐데도 그 어느 녀석 하나 불평 한 마디 없는 것이었다. 여섯 살짜리부터 열두 살까지 아직은 어리디어린 아들들이었지만 이번 여행 내내 너무나 기특했다. 이미 녀석들은 아버지들이 모르는 새 한 뼘 이상 커 있었나보다. 마치, 어제까지 한 이불 속에서 뒹굴던 형제라도 되는 양, 서로 끌어안고 장난치며 졸다가 웃다가 떠들고, 바라만 봐도 어른들은 배고프지 않았고 뿌듯했다.
이번 여행의 제목은 ‘가자, 통일전망대로’이다. 광복 60 주년을 맞으며 아직 어린 아들들이지만 분단의 현장을 보여주자는 게 친구 이거종의 제안이었다. 짧은 여행임에도 여기저기 들러보느라 차 안에서 보내는 시간이 많아 지쳤고, 통일전망대까지 가는 길이 너무 막혀 중간에 포기할까도 했지만 결국 해냈다. 이 글과 사진을 편집하면서 잉걸아빠는 모두가 자랑스럽게만 여겨진다. 행복하다.
사람은 혼자 살 수 없다. ‘월든(Walden)’의 저자 ‘소로우(Henry David Thoreau)’라 할지라도 동의할 터. 동의하지 않는다면 그는 외곬으로 기울어진 사색가에 불과하다. 더불어 산다는 것은 서로 이해하며 어깨동무하기다. 함께 늙어갈 친구들이 있다는 것. 인생에서 더 무엇이 필요하랴.
짧은 여행이었지만 잉걸아빠는 소중한 ‘생각’ 하나 마음속에 또 간직한다.
덧붙이는 글 |
▶ 친구들에게 ◀순봉아. 그 지루하고 험한 길 오고가며 운전하느라 고생했다. 고맙다는 말로는 모자랄 듯싶다. 굳이 핑계를 대자면 베스트드라이버가 너밖에 없었잖아. 알지?
석환아. 새로운 사업이 이제 자리 잡았다고 하니 내 일처럼 기쁘다.
거종이. 늘 변함없는 친구. 또 많이 배웠다. 네 말대로 우리 모두 오래오래 보자. 한 마디 덧붙이면 자근자근 보자.
진이. 계획하고 있는 새로운 일이 그저 잘 되기만을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