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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5년 정도 된 진영군씨네 농장에 있는 복숭아나무
35년 정도 된 진영군씨네 농장에 있는 복숭아나무 ⓒ 윤형권
신선의 열매 복숭아. 예로부터 복숭아는 행복과 부귀를 상징하는 열매로 불려왔다. 또한 잡귀를 제거하는 힘이 있다고 여겨서 신선의 열매라고 했다.

5~6월경 피는 화사한 분홍빛 꽃은 참으로 요염하다. 7월부터 따 먹는 복숭아는 종자에 따라서 9월까지 간다. 복숭아의 품종은 백도, 대구보, 유명, 미백도, 황도, 사자조생, 중백 등이 있다. 최근 충남 연기군에서 개발한 홍백은 색깔과 당도가 뛰어나 인기를 누리고 있다.

효자나무에 열린 복숭아들
효자나무에 열린 복숭아들 ⓒ 윤형권
복숭아의 원산지는 중국인데 미국이 사과 다음으로 복숭아를 많이 생산해 세계 생산량의 1/5을 공급한다. 우리 나라에서는 경북 지역에서 많이 생산하며 충남 연기군의 복숭아는 생산량은 적으나 품질이 뛰어난 것으로 유명하다.

복숭아나무는 대개 3~4m를 유지 시키며 재배한다. 복숭아나무의 수명은 다른 과수나무에 비해 짧아 8~10년이 지난 뒤 캐내고 다시 심어야 하는데, 토질과 기후에 따라 20~50년 이상 열매가 열리는 경우도 있지만 흔하지 않다.

이처럼 복숭아나무는 수명이 짧기 때문에 복숭아 농사는 짓는 사람들에게는 10여년마다 나무를 캐내고 다시 심는 것이 번거로운 일이다. 그런데 충남 연기군 남면 수산리에 가면 35년 이상이나 된 복숭아나무 100여 그루가 주인의 말도 잘 듣고 효자노릇도 톡톡히 하고 있다.

그 주인공이 지난 8월 12~13일 제3회 조치원복숭아축제 품평회에서 대상을 차지한 진영군(50)씨네 진영농원에 있다. 진씨는 19살에 군에 입대했는데 입대 전 심은 복숭아나무가 지금도 잘 자라며 해마다 좋은 열매를 선사해 주고 있다고 한다.

"30년 이상 오래된 나무라서 '내년 봄엔 캐야지'하고 아내와 상의하면 어느새 복숭아나무들이 말귀를 알아들었는지 이듬해에는 더 많은 열매가 열린다"고 말한다. 진씨는 이렇게 하기를 여러 해 동안 반복하고 있다고 한다.

진씨네 '효자복숭아나무' 한그루는 400~500개의 열매를 생산하고 있다. 참 기특한 일이다. 어떻게 이런 효자가 나올 수 있을까?

진영군씨
진영군씨 ⓒ 윤형권
진씨에 의하면 "아마 기후와 토질이 알맞아서 그렇기도 하지만 거름이 좋은 것도 한몫을 한다"고 말한다. 진씨는 복숭아 농사와 함께 한우를 키우고 있는데 사료 대신 짚을 썰어 먹이로 준다. 짚을 먹고 자란 한우의 배설물을 모아서 한 해 동안 발효를 시킨 다음 복숭아나무 거름으로 사용하고 있다. 이른바 '순환농업'이다.

진씨는 "자연의 순리대로 살아가다 보니 효자복숭아나무도 얻게 되었다"며 겸연쩍은 웃음을 짓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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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무를 깎는다는 것은 마음을 다듬는 것"이라는 화두에 천칙하여 새로운 일을 모색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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