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함덕해수욕장, 바다가 잘 보이는 해변 언덕에 돌로 만든 의자가 놓여 있습니다.
함덕해수욕장, 바다가 잘 보이는 해변 언덕에 돌로 만든 의자가 놓여 있습니다. ⓒ 구동관

제주의 바다는 참 여러 색을 보여줍니다. 첫날 만난 함덕 해변의 바다는 물빛이 고왔습니다. 점심을 먹고, 얼마 지나지 않은 시간이었기 때문에 물에 들어가기는 적당하지 않았습니다. 그래서 적당한 곳에서 바다 구경을 할 생각이었습니다.

함덕해수욕장에서 수영을 즐기는 사람들입니다. 가까운 곳과 먼곳의 바다 색깔이 다릅니다.
함덕해수욕장에서 수영을 즐기는 사람들입니다. 가까운 곳과 먼곳의 바다 색깔이 다릅니다. ⓒ 구동관

해변 언덕, 바다를 바라보기 좋은 곳에 돌로 만든 의자 하나가 놓여 있었습니다. 그 자리에 앉아 한참동안 바다를 바라보았습니다. 더운 날씨였지만, 바다 바람은 시원했습니다. 바다 색도 한 가지 색이 아니었습니다. 가까운 바다는 연한 비취색이었고, 멀어질수록 진한 색이 되었습니다. 그곳에서 한참 동안 바다 경치를 구경했습니다.

곽지해수욕장입니다. 수영을 즐기는 사람들도 많았지만, 갯것을 찾으며 시간을 보내는 사람들도 많았습니다.
곽지해수욕장입니다. 수영을 즐기는 사람들도 많았지만, 갯것을 찾으며 시간을 보내는 사람들도 많았습니다. ⓒ 구동관

다음으로 이동한 곳은 곽지 해변입니다. 그곳에서 해수욕을 할 생각이었습니다. 함덕에서 곽지까지는 짧게는 40분쯤, 길이 좀 막히면 한 시간 정도 걸립니다. 아무 해변이나 들어가 해수욕을 즐기면 될 텐데….

사람들마다 취향이 있잖습니까? 소주나 맥주를 마시면서 꼭 원하는 상표를 찾는 분들이 있잖아요? 해수욕장을 찾으며 술 이야기를 쓰는 것이 비유에 꼭 맞는 것은 아닐테지만, 어떻든 바다 중에서도 좋아하는 곳이 있을 수 있습니다.

용천수가 나오는 곳입니다. 남탕과 여탕으로 나뉘어 있고, 안에는 정말 시원하고 맑은 물이 폭포처럼 나온답니다.
용천수가 나오는 곳입니다. 남탕과 여탕으로 나뉘어 있고, 안에는 정말 시원하고 맑은 물이 폭포처럼 나온답니다. ⓒ 구동관

제가 좋아하는 곳은 곽지입니다. 바다색도 좋고, 무엇보다 그곳에 용천수가 있기 때문입니다. 자연적으로 나오는 샘물인 용천수에서 해수욕을 마친 뒤 샤워를 하면 정말 기분이 상쾌합니다. 제대로 피서를 왔다는 생각이 들게 하는 곳이지요.

해안도로에서 막 해가 지려는 풍경을 만났습니다.
해안도로에서 막 해가 지려는 풍경을 만났습니다. ⓒ 구동관

곽지 해변에서 숙소를 찾아 제주로 향하는 길에 해변 도로를 탔습니다. 그 도로를 가는 길에 다시 멋진 바다를 만났습니다. 해가 질 준비를 하고 있었습니다. 해를 받은 바닷가 언덕은 영화 촬영 때 조명을 받은 것처럼 환했습니다. 그 빛을 받아 사진도 고왔습니다.

절벽 뒤쪽 풍경이 멋졌습니다. 주변의 모습은 인공 조명을 받은 듯 환해져, 환한 사진이 되었습니다.
절벽 뒤쪽 풍경이 멋졌습니다. 주변의 모습은 인공 조명을 받은 듯 환해져, 환한 사진이 되었습니다. ⓒ 구동관

사람들은 한참 동안 일몰을 기다렸습니다. 기다리는 동안 멋진 바다 경치가, 조업을 마치고 돌아오는 고깃배들이, 가끔씩 날아오르는 갈매기들이 여행객들의 친구가 되었습니다. 마침내 해가 지고 어둠이 밀려왔습니다.

해가 졌습니다. 구름 한조각이 해가 진 바다를 아름답게 꾸몄습니다.
해가 졌습니다. 구름 한조각이 해가 진 바다를 아름답게 꾸몄습니다. ⓒ 구동관

둘째날에는 가장 멋진 바다를 볼 생각에 맘이 설렜습니다. 한라산에서 바다를 볼 계획이었거든요. 하지만 바다를 보지 못했습니다. 백록담까지 올랐지만, 워낙 세찬 비바람에 바다는커녕, 코앞의 백록담도 못보고 되돌아 왔습니다. 그리고 셋째 날과 넷째 날의 바다는 푸른 색깔보다 하얀색 포말의 색이 더 진했습니다. 파도가 거셌기 때문입니다.

대평리 바닷가 박수절벽의 모습입니다. 파도가 거칠었습니다.
대평리 바닷가 박수절벽의 모습입니다. 파도가 거칠었습니다. ⓒ 구동관

셋째 날, 안덕계곡 아랫마을인 대평리에서 만난 바다경치는 넓은 절벽을 배경으로 집채만한 파도가 밀려왔고, 그 파도는 넓은 운동장만큼의 포말을 펼쳐 놓았습니다. 멋진 바다 경치라는 생각이 들기도 했지만, 수직의 절벽에 파도가 칠 때마다, 가슴이 서늘할 만큼 무섭기도 했습니다.

그동안 커다란 파도를 보지 못했던 터라 커다란 파도 소리만으로도 사람을 주눅 들게 만들기도 했습니다. 그래서 마을 한편에 서 있는 작은 등대가 더 기특했습니다. 작은 몸집으로도 그 거센 파도를 모두 모으며 밤을 지새웠습니다.

작은 어촌마을 대평리의 작은 등대입니다. 이름 없는 그 등대도 밤새 파도를 모았습니다.
작은 어촌마을 대평리의 작은 등대입니다. 이름 없는 그 등대도 밤새 파도를 모았습니다. ⓒ 구동관

넷째 날 와도와 차귀도 쪽의 바다는 전날의 바다와 또 달랐습니다. 가끔씩 큰 파도와 함께 밀려온 바다는 방파제를 넘기도 했고, 바다에 외롭게 떠 있는 와도의 절벽을 모두 기어올라 가기도 했습니다. 눈대중으로 어림하면 10m쯤의 절벽이었습니다.

가장 거센파도는 와도와 차귀도 앞에서 보았습니다. 가끔씩 큰 파도가 칠때는 하얀 포말이 섬 위에까지 올라가기도 했습니다.
가장 거센파도는 와도와 차귀도 앞에서 보았습니다. 가끔씩 큰 파도가 칠때는 하얀 포말이 섬 위에까지 올라가기도 했습니다. ⓒ 구동관

파도 소리도 전날보다 더 컸습니다. 제주에서의 나흘 동안 바다는 매일 달랐습니다. 성깔을 부린 바다 때문에 첫날을 제외하고는 물놀이를 엄두조차 내지 못했습니다. 하지만 성난 바다의 모습마저도 제주 여행을 오래 기억날 수 있도록 하는 여행의 매력일 것입니다. 그 거친 파도 소리가 한동안 기억에 남을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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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족여행 홈페이지 초록별 가족의 여행(www.sinnanda.com) 운영자 입니다. 가족여행에 대한 정보제공으로 좀 다 많은 분들이 편한 가족여행을 했으면 좋겠다는 생각으로 기사를 쓰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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