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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 수정 : 3일 오후 4시30분]

▲ 지난 98년 11월 김대중 전 대통령과 김종필 전 자민련 총재가 DJP합의 1주년 기념 만찬을 갖고 밝은 표정으로 나오고 있다.
ⓒ 연합뉴스 박창기

구 안기부 비밀도청팀 '미림'이 97년 대선에서 김대중 당시 국민회의 대통령 후보(DJ)와 김종필 자민련 총재(JP)간의 'DJP연합' 협상과정을 파악하고 있었다는 정황이 포착됐다.

<조선일보>는 3일 전직 미림팀 요원의 증언과 공운영 전 미림팀장의 자술서 내용을 들어 "국민회의와 자민련 양당의 DJP합의문 발표(97년 10월 31일) 훨씬 전에 미림팀에 의해 도청된 DJP 공조 과정이 그대로 신한국당 쪽에 전해졌을 것으로 추론된다"고 보도했다.

<조선>에 따르면, 전 미림 요원은 X파일 파문이 터지기 전에 "DJP공조 움직임에 대한 대책을 세우도록 (구여권에) 미리 알려줬는데, 결국 막지를 못하더라"고 말했고, 공씨도 지난달 26일 자술서에서 "97년 DJ가 (대통령에) 당선되면 엄청난 불이익이 예상되기 때문에 은밀히 선을 대어 (이회창 후보측을) 지원한 바 있음을 솔직히 시인한다"고 밝힌 바 있다.

안기부가 비밀도청팀을 통해 대선을 앞둔 야권 수뇌부의 정치협상 내역을 속속들이 들여다보고 구여권에 전달하는 등 불순한 정치공작으로 대선 결과에 영향력을 행사하려고 했다는 점에서 이같은 보도는 또 다른 파장을 예고하고 있다.

97년 DJP 협상과정에서 실무를 맡았던 장성민 '세계와 동북아 포럼' 대표는 3일 오전 <오마이뉴스> 기자와의 통화에서 "늦게 배운 도둑질에 날 새는 줄 모른다고 독재정권 하에서 민주화운동을 하다가 집권한 사람들이 독재정권의 수법을 그대로 답습한 꼴"이라며 안기부의 'DJP 협상' 도청을 '공작정치의 진수'라고 꼬집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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