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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청 앞 잔디 광장 옆 놀이분수대. 물에 흠씬 젖은 아이들 표정에는 세상 걱정 따위 없다. 물끄러미 바라보는 젊은 어머니들도 지금 이 순간만큼은 세상 걱정이 없을까?
잔디 광장 다른 쪽에서는 '태평양전쟁희생자유족회'가 주최하는 사진 전시회가 열리고 있었다. 숨이 턱에 받치는 더위 속에서도 유족회장 양순임 할머니는 아직도 끝나지 않은 전쟁과 유족들이 받는 고통에 대해 울분을 토로했다.
바로 오늘(27일), 1차 서울 전시회를 마치고 2차는 경북 경주역 광장(8/1-3), 3차는 전남광주 광천터미널 로비(8/5-7), 4차에는 국회의사당 의원회관 로비(8/10-12)까지 강행군이란다. 이 더위에 할머니들 건강이 걱정이다.
남대문 둘레가 너무나 달라졌다. 사방 차도에 포위된 채 생뚱하고 초췌한 모습이었던 숭례문이 이제 그 위용을 맘껏 뽐낼 수 있게 되었다.
남대문을 중심으로 빙 돌아 잔디밭이 폭신폭신 깔렸고 작은 공원처럼 꾸며진 것은 물론, 사람 다니는 길로 바로 이어져 언제든 시민들이 가까이 가볼 수 있게 되었다.
좁은 지역을 최대로 활용한 조경이 칭찬할 만하다. 드넓지는 않지만 가을바람 불 때 연인과 잔디에 앉아 밀어를 나눈대도 괜찮겠다.
남대문시장 제1문 왼쪽으로 늘어선 카메라 전문 상점들 가운데 한 집인 대광카메라. 작년에 비해 30%나 매출이 줄었다며 박용해 점장은 한숨을 쉰다. 그나마 디지털카메라 수요가 증가하는 바람에 밥은 먹는다고. 이 동네 오면 모든 카메라를 시중에서 저렴하다는 값보다 5% 이상 싸게 살 수 있으니 꼭 써달라고.
카메라 상점들 줄서기가 끝나면 장신구 상점들이 즐비하다. 그 가운데 한 집. 안에 들어가 보니 소규모 사장들이 모여 함께 장사하는 구조다.
'하나숍' 김택민 사장은 작년에 비해 40% 이상 줄어든 매출 때문에 모두 큰 걱정이라고 한다. 그나마 아시아 지역에 수출하는 물량 때문에 먹고 산다고.
중년 여성들에게 가장 인기 있는 장신구를 묻자 화려한 원색 상자를 보여준다. 여기까지 온 김에 잉걸엄마에게 하나 사주려고 했는데 도저히 고를 수가 없어서 포기했다. 우리 <오마이뉴스>에 별꽃 같은 아주머니 기자님들 댓글 달아주세요. 정말, 중년 여성들이 좋아하는 색상과 모양인가요?
덧붙이는 글 | 신세계 백화점 앞에서 좌석버스를 타고 땀을 닦으면서 갑자기 김승옥의 소설 <서울 1964년 겨울>이 떠올랐습니다. 백화점 옆 지하도 들머리에서 힘겹게 노래하며, 땀 흘리던 장애인을 봐서 그런가봅니다. 땡볕 아래 일하시는 모든 분들께 감히, 힘내시라는 말씀 전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