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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르-하르반' 개막 - 국기 게양식과 선수단 입장
'수르-하르반' 개막 - 국기 게양식과 선수단 입장 ⓒ 정인고
'수르-하르반', 부랴트인들의 올림픽

여름은 짧고 겨울은 긴 심한 대륙성 기후와 타이가 고산지대의 험준한 지형 속에서 전통적으로 목축업과 말을 타고 활을 쏘며 사냥을 즐기던 이들은 자손들에게 힘과 민첩성 그리고 용기와 지혜 등을 가르치며 자연스럽게 문화적, 정신적 유산들을 남기게 되었다. 이렇게 '활쏘기 경쟁'이라는 뜻의 '수르-하루반'이라 불리는 그들의 전통 민속경기는 세월을 흐르며 자연스럽게 형성되었다.

'수르-하르반' - 성화봉송 후 성화대에 점화
'수르-하르반' - 성화봉송 후 성화대에 점화 ⓒ 정인고

내가 '수르-하르반' 최고 장사
내가 '수르-하르반' 최고 장사 ⓒ 정인고
매년 여름이 시작되는 6월말에서 7월초에 열리는 민속경기 축제 '수르-하르반'은 미니 올림픽경기와 비유할 수 있다. 성화 봉송, 선수단 입장, 각종 경기 및 시상, 그리고 다양한 축제 등으로 이루어진 이곳 최고의 축제 '수르-하르반'을 관람하였다. '수르-하르반'의 크기는 국내 스포츠경기들에 비하면 초라해 보이기도 하지만, 부랴트 주민들의 관심사와 매 경기 선수들의 태도와 자세에 놀라지 않을 수 없었다. 단순한 스포츠 경기가 아니라 부랴트인들의 정신력과 민족성을 엿볼 수가 있었다.

내가 바로 '씨름장사' - 관객,선수,경찰까지 모두가 집중 또 집중
내가 바로 '씨름장사' - 관객,선수,경찰까지 모두가 집중 또 집중 ⓒ 정인고
들판을 가로지르는 말들의 질주

경기종목에는 육상, 배구, 체스, 활쏘기 등이 있었는데, 가장 인상적인 것은 씨름과 초원에서 열리는 경마 경기였다. 우리의 씨름과 레슬링을 연상케 하는 씨름경기는 박진감 넘치고 흥미로운 경기였다. 때로는 씨름의 다리걸기 전술이 때로는 레슬링의 허리감아 돌리기, 태클 등을 사용하는 독특한 경기였다.

한편 몽골인들의 후예답게 그들의 경마경기는 최고의 이벤트였다. 울타리 넘어 코앞에서 바라보는 말들의 질주, 말굽소리와 땅에서 뿜어 나오는 흙먼지, 말에 올라타 전속력으로 달리는 앳된 청년들의 모습 - 이 모두가 넋을 잃게 만들었다.

'한판승' - 씨름 + 레슬링 전술
'한판승' - 씨름 + 레슬링 전술 ⓒ 정인고

우리는 징기스칸의 후예 - 질주 ㅡㅡ,,
우리는 징기스칸의 후예 - 질주 ㅡㅡ,, ⓒ 정인고
산등성이 둘러싸인 초원에서 열리는 자연적인 경기장도 무척 인상적이었지만, 안전장비 없이 반팔에 야구모자만 쓰고 말에 올라 질주하는 10대 초반 소년의 경기모습은 과히 엽기적이었다. 영화에서나 볼 수 있는 이륜마차 경주 - 직접 눈으로 귀로 피부로 느끼지 않으면, 표현이 불가능한 말 그대로 환상적인 경기였다. 앞을 지나갈 때 마다 굉음과 속도감에 깜짝 놀라 카메라 셔터마저 누를 수 없었다. "우리는 '위험'이라는 단어를 모른다. '용기'라는 단어만 알뿐"고 대답하는 한 소년의 말이 무척 인상적이었다.

이런 경마경주 보셨나요? 영화의 한 장면이 아닙니다!
이런 경마경주 보셨나요? 영화의 한 장면이 아닙니다! ⓒ 정인고

마지막 결승점을 향하여.........
마지막 결승점을 향하여......... ⓒ 정인고

덧붙이는 글 | * 부랴트인들의 민속경기축제 '수르-하르반'은 매년 6월말-7월초에 열린다. 부랴티야 공화국, 우스찌-오르딘과 아긴 자치구에서 각각 진행되며, 개최장소는 매년 바뀐다. 여름철 바이칼 여행과 함께 이곳 부랴트인들의 전통축제와 민속경기축제들을 관람하는 것, 잊을 수 없는 여행의 한 추억이 될 것이다. 들판과 초원에서 열리는 경마경기, 민속공연축제, 미스 부랴찌야 콘테스트, 팝콘서트 등 각종 경기외에도 다양한 볼거리들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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