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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강남구 도곡동 타워팰리스 등 고층아파트 밀집지역.
서울 강남구 도곡동 타워팰리스 등 고층아파트 밀집지역. ⓒ 오마이뉴스 권우성

서울 강남구 대치동에서 중개업을 하고있는 이아무개씨. 이씨는 최근 수개월동안 인터넷 부동산 사이트를 드나들면서, 강남 일대의 대형 고급아파트를 시세보다 4~5억원 더 주고 사겠다는 내용의 글을 올려놓았다.

이후 이씨는 실제로 대치동 등 강남 일대 유명아파트 4채를 시세보다 높은 값으로 사들였다. 15억~20억원까지 단순히 부르던 값에 그치던 이들 아파트값이 실제 매맷값으로 둔갑한 것이다.

이씨는 아파트를 사들이면서 모두 친인척 이름을 사용했다. 이들 대부분은 20억원에 달하는 아파트를 구입할 정도의 경제적 여력이 없는 사람들이었다. 수십억원에 달하는 돈의 대부분은 이씨와 연계된 이른바 '부동산 작전세력'으로부터 나왔다.

강남 일부 중개업자들, 부동산 작전세력과 연계해 아파트 값 시세 조정

이씨처럼 부동산 작전세력과 연결돼, 인터넷상으로 아파트값 정보를 조작하는 방법으로 부동산 투기를 조장하는 중개업체들을 대상으로 국세청이 20일 전격 세무조사에 들어갔다. 이들 대부분은 서울 강남 일대에서 활동하고 있으며, 국세청 세무조사 대상 업체는 모두 34개 대형 중개업체로 알려졌다.

국세청이 밝힌 또 다른 강남 대형 A중개업체. 김아무개 대표는 지난 2003년부터 올해 초까지 강남 B빌딩에 사무실을 차려놓고, 인터넷 부동산 사이트에 접속해 아파트 값을 부풀려 왔던 것으로 드러났다.

김씨가 사용한 수법도 이 씨와 크게 다르지 않다. 그는 인터넷 상으로 강남일대 매물 아파트값을 다른 업체들이 제시하는 것보다 4~5억원 높게 제시했다. 김 씨도 주변의 친인척 이름을 빌려 아파트 10채를 사들였고, 아파트 값이 오르면 되파는 방법으로 이익을 취해온 것으로 나타났다.

국세청은 최근 아파트값 폭등 양상을 보여온 서울 강남과 송파, 서초 지역과 경기도 분당의 일부 중개업체가 투기세력과 결탁해, 인터넷으로 시세를 조작하면서 투기를 조장해 왔다고 밝혔다.

친인척 이름으로 매물 확보후, 단기매매로 거액의 시세차익 올려

국세청 조사기획과 관계자는 "이들 대부분의 주 활동 무대는 인터넷 부동산 사이트"라며 "이들은 친인척 명의로 매물을 확보해 놓고, 단기 매매를 통해 높은 시세차익을 올렸다"고 말했다.

그는 "특히 이들은 다른 사람 이름으로 중개업체의 개업과 폐업을 반복해 왔다"면서 "폐업 상태에서도 인터넷 사이트를 운영하는 등 사업을 하면서도 세금을 내지 않았다"고 강조했다.

국세청은 34개 대형 중개업체를 대상으로 실제 사업 주인과 친인척 이름의 부동산 취득, 양도 자금에 대한 자금 출처 조사를 벌일 방침이다. 또 아파트값을 이상할 정도로 높게 올려놓은 사람에 대해서도 재산 취득 등에 대해 광범위한 검증 작업을 벌일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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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공황의 원인은 대중들이 경제를 너무 몰랐기 때문이다"(故 찰스 킨들버거 MIT경제학교수) 주로 경제 이야기를 다룹니다. 항상 배우고, 듣고, 생각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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