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마이뉴스의 모토는 '모든 시민은 기자다'입니다. 시민 개인의 일상을 소재로 한 '사는 이야기'도 뉴스로 싣고 있습니다. 당신의 살아가는 이야기가 오마이뉴스에 오면 뉴스가 됩니다. 당신의 이야기를 들려주세요.】
비가 오고 나면 자연이 모든 사람에게 이 영롱한 보석을 내밉니다. 부자나 빈자나, 여자나 남자나, 늙었거나 젊었거나 아무도 가리지 않습니다. 시선을 낮추고 그것을 들여다볼 여유만 있다면 그 사람이 이 보석의 주인입니다.
물방울의 무게가 적당해지면 그 무게가 나뭇잎 끝에서 보석으로 영급니다.
나뭇잎의 속을 들여다보는 것도 잊지 말아야 합니다. 종종 그곳에선 물방울들이 모여 투명한 대화를 나누며 반짝거립니다. 대개 그들은 지상으로 가지 않고 몸을 말려 다시 하늘로 날아오를 비상의 꿈을 얘기합니다.
물방울을 들여다보면 그 속에 주변의 세상이 다 들어가 있습니다. 그 세상은 분명 우리가 몸담고 있는 세상인데 물방울 속으로 들어가는 순간 맑고 투명해집니다. 세상을 모두 담을만한 세상만큼 큰 물방울은 없을까요.
혹시 나뭇잎 계곡이라고 들어보셨나요. 물방울들이 노는 비밀의 계곡이죠.
행운이 필요하시다구요. 그렇다면 이 물방울 보석을 만난 경이로움을 네 번째 잎사귀로 삼아 보세요.
나는 꼭 미끄럼을 탈 테야. 한번 내려가면 영영 다시 올라올 수 없는데도? 그래도 꼭 타보고 싶어. 전설에 의하면 저 지상으로 내려간 물방울은 사실은 이 잎의 줄기 속에 있는 비밀의 수로를 타고 다시 올라온데. 우리 물방울이 여기에 이렇게 있을 때는 마음대로 움직일 수 없지만 지상으로 내려가면 그 수로를 타고 오를 힘을 얻는다는 거야. 내가 분명히 그런 전설을 들었어.
코스모스의 손가락은 여덟 개. 손가락의 크기가 모두 같지만 물방울 보석의 크기로 보아 저 손가락이 새끼손가락.
개미들도 일만하는 건 아니라고요. 우리도 보석의 아름다움과 그것의 황홀한 매력을 안다고요. 하지만 우린 그냥 구경만 하고 내려가죠. 보석이란 그런 거예요. 그냥 구경하며 눈으로 즐기는 것. 먹는 것 이외의 것을 왜 가져가는지 모르겠어요. 그저 보석은 다음 비올 때를 기다리기만 하면 되는 거예요.
아기 토마토의 실내악 2중주입니다.
덧붙이는 글 | 첫 두 장의 사진은 7월 2일, 나머지는 7월 9일에 촬영했으며, 주로 한강변에서 찍었다. 개인 블로그인 http://blog.kdongwon.com/index.php?pl=112에 함께 실려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