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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승규 국정원장 후보자가 5일 국회에서 열린 인사청문회에서 위원들의 질의에 답변하고 있다.
김승규 국정원장 후보자가 5일 국회에서 열린 인사청문회에서 위원들의 질의에 답변하고 있다. ⓒ 오마이뉴스 이종호

"내일 국정원장 인사청문회가 있다. 김승규 후보자 관련해 흥미 있는 내용이 나올 것이다. 많이 준비했다. 기대해 달라."

김승규 국정원장 내정자 인사청문회(위원장 신기남)에 나서는 정형근 한나라당 의원이 밝힌 각오다. 안기부차장 출신의 정 의원은 4일 상임운영위원회의에 참석해 오랜만에 언론의 스포트라이트를 기대하며 이같이 선전 포고했다.

이에 박근혜 대표는 "유심히 지켜볼 것"이라며 "한나라당의 역할을 제대로 해달라"고 주문했다. 하지만 정 의원은 "현장에서 보라"며 언론의 후속 취재에 대해서는 함구했다. '묵주 파동' 이후 언론과 거리를 둬온 대여공격수의 무대 복귀작이 뭘지 눈길을 끌고 있다.

여야 "무난한 인물"

하지만 김 후보자에 대한 한나라당의 대체적인 시각은 "무난하다"는 평가다. 이날 있은 조대현 대법관의 인사청문회 경우 노 대통령 '코드인사'라는 야당의 공세를 받았지만 김 후보자는 국가보안법 폐지 반대, 공수처 반대 등 한나라당 성향에 가깝기 때문.

여당 역시 김 후보자가 국정원장으로 발탁된 배경에는 그 동안 무난하게 법무부를 이끌어 왔고 도덕적으로 큰 하자가 없다는 점이 작용한 결과 아니겠냐고 보는 분위기다.

노 대통령의 비서관을 지낸 백원우 열린우리당 의원은 이날 한 대학에서 열린 토론회에 참석해 "권력이동은 이뤄지고 있고 지금도 변하고 있다"며 "김승규 후보자가 기분 나쁘게 들을 지는 모르지만 이번 인사를 보면서 국정원장에 절대로 실세를 쓰지 않겠다는 대통령의 의지를 확인했다"고 말했다.

김 후보자는 정치권과의 친분도 두텁다. 문희상 열린우리당 의장, 정형근 한나라당 의원과는 서울대 법대 동기고 강재섭 한나라당 원내대표와는 사시 동기(12회)다. 정보위원회 소속의 한 열린우리당 의원은 "한나라당은 국정원장 적임자라며 반기는 것 같다"고 전했다.

강재섭 원내대표는 "선입견 없이 인사청문회를 치를 것"이라며 "전문성, 도덕성, 중립성, 국가관이 제대로 갖춰진 인물인가, 아닌가를 공정하게 검증하겠다"고 원칙 수준의 입장을 밝혔다.

오히려 벼르고 있는 쪽은 열린우리당쪽이다. 여당측 청문위원인 임종인 의원은 "국가보안법의 폐해를 집중적으로 따지겠다"며 또한 김삼석·김은주 남매간첩사건 등 대표적인 간첩 조작 사건 피해자들을 증인으로 출석시켜 국정원의 과거사조사를 촉구할 예정이다.

국가보안법 개폐 문제와 관련 김 후보자는 임 의원에게 보낸 답변서에서 "법을 만드는 국회의 몫"이라고 하면서도 "국가존립과 안전, 위해를 가하는 행위를 규제하는 안보형사법을 갖고 있어야 한다"고 밝혔다.

'주인공' 보다 눈길 끄는 증인, 참고인

5일 국회에서 열린 김승규 국정원장 후보자 인사청문회에서 정형근 한나라당 의원이 증인출석에 대한 의사진행발언을 하고 있다.
5일 국회에서 열린 김승규 국정원장 후보자 인사청문회에서 정형근 한나라당 의원이 증인출석에 대한 의사진행발언을 하고 있다. ⓒ 오마이뉴스 이종호
한편 김 후보자의 신상에 관한 특별한 쟁점이 없는 가운데 이번 국정원장 인사청문회는 여야의 '안보 선전장'이 될 가능성도 높다. 여야는 김 후보자의 인사와 직접적인 관련이 없는 증인들을 대거 신청했다.

열린우리당이 남매간첩사건의 당사자인 김은주씨와 1975년 재일동포유학생 간첩단 사건의 피해자인 강종헌씨를 포함시킨 것에 맞서 한나라당은 탈북자 출신의 조선일보 기자 강철환씨를 증인으로, <강철서신>의 저자 김영환씨를 참고인으로 신청했다. 탈북자 실태와 북한 인권을 집중 추궁할 것으로 보인다.

또한 한나라당은 국정원의 과거사 조사위원인 한홍구 성공회대 교수와 이종석 국가안전보장회의(NSC) 사무차장 등을 참고인으로 불러 정치 공세를 벌일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인사청문회의 증인이나 참고인 출석에는 강제력이 없이 출석 여부는 불투명하다.

여야 청문위원으로는 열린우리당 임종인·장영달·정세균·정의용·조성태·최재천 의원, 한나라당은 강재섭·공성진·권영세·권철현·정형근 의원이 나설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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