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폭우가 쏟아진 27일 오전 경기도 고양시 성사동 미도아파트의 축대 일부가 무너져서 주민 25세대 60∼70여명이 안전한 곳으로 대피했다. 중요한 물건만 챙긴 주민들이 붕괴위험에 처한 아파트를 탈출하고 있다.
폭우가 쏟아진 27일 오전 경기도 고양시 성사동 미도아파트의 축대 일부가 무너져서 주민 25세대 60∼70여명이 안전한 곳으로 대피했다. 중요한 물건만 챙긴 주민들이 붕괴위험에 처한 아파트를 탈출하고 있다. ⓒ 오마이뉴스 권우성
대형 굴삭기가 동원된 가운데 붕괴된 축대를 해체하는 작업이 진행중이다.
대형 굴삭기가 동원된 가운데 붕괴된 축대를 해체하는 작업이 진행중이다. ⓒ 오마이뉴스 권우성

대형 굴삭기가 동원된 가운데 붕괴된 축대를 해체하는 작업이 진행중이다.
대형 굴삭기가 동원된 가운데 붕괴된 축대를 해체하는 작업이 진행중이다. ⓒ 오마이뉴스 권우성
아파트 축대가 기울어져 주민들이 대피하는 소동이 벌어졌다.

26일 새벽 5시 30분께 경기도 고양시 덕양구 원당 전철역 주변 미도아파트 9동 앞 축대가 심하게 기울어졌다. 전날 저녁부터 경기 북부 지방에 뿌려진 집중호우로 인해 이전부터 기울어져 있던 축대가 30센티미터 정도 밀려난 것. 이로 인해 축대 밑에 위치한 컨테이너(축대 밑 벧엘교회 사무실로 사용)가 앞으로 심하게 기울었다.

이날 새벽예배를 준비하던 밷엘교회 장석규 목사가 발견, 경찰에 신고하면서 이같은 사실이 알려졌고, 이 때문에 새벽부터 주민들이 긴급하게 대피해야만 했다. 이 과정에서 시청과 경찰 등 관계당국의 안이한 대처 때문에 주민들의 원성을 샀다.

한 주민은 "시청 관계자가 축대가 무너져 내리는 것을 보고도 진단을 한 뒤 대피 여부를 결정하겠다고 말해 황당했다"며 "아무리 진단도 중요하지만 그 사이에 축대가 무너져서 주민들이 다치기라도 하면 어쩌란 말인가"라고 언성을 높였다. 다른 주민 역시 "어디로 가야할지 몰라 아이랑 함께 주변의 아는 사람 집에 있었다"고 하소연했다.

신고를 받고 경찰이 현장에 도착한 시각은 새벽 6시께. 그러나 대피장소(인근 성사초등학교 과학실)가 마련된 시각은 오전 9시께였다. 결국 3시간동안 주민들은 지인의 집에 가있거나 밖에 있어야만 했다.

이와 관련 시청 관계자는 "우선 진단을 내려야 했다"며 "진단 결과 아파트에는 문제가 없다고 판단됐지만 대피소를 마련했다. 그러나 대피소에는 주민들이 가지 않은 걸로 알고 있다"고만 말했다.

시청 관계자는 "대피 대상 주민은 19세대 63명"이라고 밝혔다.

아이를 업은 한 주부가 붕괴된 축대를 바라보고 있다.
아이를 업은 한 주부가 붕괴된 축대를 바라보고 있다. ⓒ 오마이뉴스 권우성

담 무너지는데 정밀검사 뒤 주민대피?

아파트 우측면 축대가 무너져 내리면서 주차장으로 사용중인 도로가 무너져 내렸다.
아파트 우측면 축대가 무너져 내리면서 주차장으로 사용중인 도로가 무너져 내렸다. ⓒ 오마이뉴스 권우성
이 아파트는 지난 1986년 지어졌다. 문제의 축대는 몇 년 전부터 기울어져 시멘트로 균열부분을 메워왔다.

아파트 관리소 관계자는 "지난달 축대가 무너질 위험이 있어 아파트와 축대 사이에 있던 소나무를 뽑기도 했다"며 "이전부터 위험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관리비를 제대로 못내는 주민들도 있는 서민아파트에서 근본적인 보수 공사를 하기는 힘들었다"고 덧붙였다.

축대 옆에 차를 세워뒀다가 새벽에 차를 빼 봉변을 면한 조은락(45·201호 거주)씨는 "이전부터 축대가 기울어져 걱정했지만 설마 아파트가 무너질까 생각했다"면서 "주민들끼리도 축대가 위험하다고 얘기를 하곤 했다"고 전했다.

이 아파트는 지난해 8동 도입부 축대 보수공사를 한 바 있다고 한다.

고양시청은 오전 10시부터 축대 철거작업에 들어간 상태다. 우선 축대를 철거한 뒤 더 이상 비가 들이치지 못하도록 비닐로 사고지점을 덮을 계획이다. 이후 관계당국은 정밀검사를 벌여 향후 대책을 마련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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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년 동안 한국과 미국서 기자생활을 한 뒤 지금은 제주에서 새 삶을 펼치고 있습니다. 어두움이 아닌 밝음이 세상을 살리는 유일한 길임을 실천하고 나누기 위해 하루 하루를 지내고 있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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