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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천경찰서 서림지구대 2팀. 왼쪽부터 김용주 순경, 종원 경장, 민용식 경장, 은진현 경위, 박상선 순경, 송오학 경장, 김상기 경장.
서천경찰서 서림지구대 2팀. 왼쪽부터 김용주 순경, 종원 경장, 민용식 경장, 은진현 경위, 박상선 순경, 송오학 경장, 김상기 경장. ⓒ 윤형권

2005년 4~6월 범죄발생건수 12건. 해결 13건에 23명 검거. 2/4분기 서천경찰서 서림지구대 관할구역 범죄발생 및 해결 건수다. 12건은 신고로 들어온 범죄사건이고 나머지 한 건은 신고가 없었는데, 사건해결과정에서 잡은 덤이다. 이 정도면 도둑들이 영업하기가 어렵다. 도둑질하려는 사람들은 아예 서천 땅에 발을 들여놓지 말아야 한다.

서천경찰서(서장 김황재) 서림지구대는 최정우(40·경감) 대장을 포함하여 35명. 이들은 각각 팀을 짜서 교통사고예방활동, 범죄예방 및 검거활동, 주민상담과 고충해소, 학교폭력예방활동 등 다른 지구대와 같은 활동을 벌인다. 그런데 서림지구대가 범죄예방 및 범죄해결 능력이 뛰어난 이유는 어디에 있을까?

▲동료의식이 강하다 ▲사건에 대한 집중과 선택 ▲직장에 대한 동기부여 등을 꼽을 수 있다.

직장에서 동료끼리 결속력과 동료애는 성공하는 직장생활의 필수요인. 특히 팀을 짜서 교대 근무하는 경찰과 같은 특수조직에서 직장동료간의 인간적인 유대와 결속력은 조직 역량을 발휘하는 데 결정적인 작용을 한다.

서림지구대는 이 점에서 뛰어난 면이 있다. 서림지구대에서 도둑을 가장 잘 잡는다는 민용식(43) 경장은 사건을 맡으면 그야말로 끝장을 보고야마는 '찐득이'다.

민 경장이 속한 서림지구대 2팀(팀장 은진현)은 지난 4월 서천에서 발생한 건축자재 절도사건을 해결하라는 특명을 받았다. 은진현 경위는 탐문수사 중에 절도범이 대전에 있다는 정보를 입수하고 즉시 2인으로 구성한 검거반을 투입시키기로 했다.

그런데 이때 민 경장을 비롯한 2팀의 직원 6명은 비번을 반납하고 지원에 나섰다.

당시 건축자재 절도범이 대전에 있다는 정보만 얻었을 뿐 구체적으로 범위가 좁혀진 것은 아니라서 일시에 많은 인력이 투입돼야 한다는 것을 2팀 동료들은 잘 알고 있었다. 서림지구대 2팀은 이렇게 해서 건축자재 절도범을 손쉽게 검거할 수 있었다.

서림지구대 2팀은 이 사건뿐만 아니라 인력이 필요하다고 여기면 언제든지 서로들 앞장서서 나선다. 이래서 서천 서림지구대 2팀의 범죄사건 해결능력이 뛰어난 것이다. '내게 주어진 일만 잘하면 된다'는 일반적인 생각과는 다르다.

이렇듯 비번을 반납하면서까지 동료의 업무를 지원할 수 있었던 것에 대해 민 경장은 "동료간의 결속은 평소에 서로를 존중하고 이해하려는 노력이 있었기 때문에 가능한 것"이라고 한다.

서림지구대에 근무하는 박상선(25·여) 순경은 홍일점이다. 2003년 충남대 임산가공학과를 졸업한 박 순경은 작년에 경찰시험에 합격하고 지난 2월 5일부터 서천경찰서 서림지구대에서 첫 근무를 시작했다.

박 순경은 주로 학교폭력 예방활동과 교통업무 등 현장근무를 하는데, "선배님들이 잘 해주셔서 힘든 줄 모르고, 경찰로서 자부심과 긍지를 갖고 일한다"며 서림지구대 자랑을 한다. 박 순경은 또 "직원들이 열정을 갖고 일하기 때문에 분위기에 함께 푹 빠진다"고 한다.

직장동료끼리 단단한 결속력과 단합을 바탕으로 한 서림지구대의 활약은 우연히 이루어진 게 아니다. 올해 초순 은진현 소장은 논산경찰서에서 서천경찰서로 발령받아 서림지구대에서 근무하게 됐다. 은 소장은 직장동료들의 결속과 사기 진작이 '행복한 근무환경'을 만든다고 판단했다. 매월 1~2회씩 서천에서 가까운 산으로 직원들과 함께 산행을 하고, 틈틈이 빈 시간을 이용해 족구경기를 시작했다. 건강과 결속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잡자는 것.

"직원조회 때 백 마디 말로 단결과 화합을 말하는 것보다는 서로 몸을 부딪치고 땀을 흘리는 가운데 단합은 저절로 된다"는 은 소장은 "직장동료들끼리 사이가 좋아야 행복한 직장"이라고 한다.

서천경찰서 서림지구대 2팀은 뭔가 다르다. 팀원들 얼굴에는 자신감과 행복한 미소가 배어 있다. 이들의 환한 얼굴은 저절로 온 게 아니다. 누가 가져다 준 것도 아니다. 스스로 노력해서 좋은 근무환경을 만들었다.

'하늘은 스스로 돕는 자를 돕는다'는 말이 문득 떠오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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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무를 깎는다는 것은 마음을 다듬는 것"이라는 화두에 천칙하여 새로운 일을 모색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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