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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마이뉴스의 모토는 '모든 시민은 기자다'입니다. 시민 개인의 일상을 소재로 한 '사는 이야기'도 뉴스로 싣고 있습니다. 당신의 살아가는 이야기가 오마이뉴스에 오면 뉴스가 됩니다. 당신의 이야기를 들려주세요.】

▲ 이번 나들이에는 혜준이 친구 나리도 함께 했습니다. 아이들이 꽃보다 더 예쁘지 않나요?
ⓒ 박미경
따르릉~~, 따르릉~~

"응, 응, 그래, 된장이랑 밥이랑, 뭐? 컵? 알았다, 그럼 거기서 보자."
"얘들아, 우리 삼겹살 구워 먹으로 갈까?"
"아빠, 거기로 가?"
"응, 거기!"
"야, 신난다!"

지난 토요일 저녁 남편이 전화를 끊고 나서 아이들과 나눈 대화입니다. 남편과 아이들이 '거기'라고 부르는 곳은 목양교회와 세빛교회가 있는 곳, 달리 뭐라 부르기가 뭐해 우리가 그냥 '목양교회 앞'이라고 부르는 주택가의 작은 소공원입니다.

주변이 주택가이고 차들도 많이 다니지 않고 무엇보다 넓게 펼쳐진 잔디와 토끼풀, 놀이터가 있어 우리 가족은 가끔 더위를 피해 목양교회 앞으로 산책을 나갑니다. 아이들은 놀이터와 잔디가 있어 맘껏 뛰어 놀 수 있고 우리 부부는 그런 아이들을 보면서 잠시 여유를 가질 수 있어 그곳으로 나들이 가는 것은 항상 즐겁습니다.

▲ 혜준이는 누나랍시고 막내 남혁이를 잘 챙겨준답니다. 혜준이가 아이들과 놀아줄 동안 저는 상추쌈을 쌌습니다.
ⓒ 박미경
전화를 한 사람은 남편의 중학교 동창인 광호씨입니다. 우리가 사는 아파트 맞은 편 아파트에 살기에 가끔 삼겹살 생각이 나면 어울리는 몇몇 친구들과 함께 목양교회 앞이나 다른 소공원으로 삼겹살과 야채, 돗자리를 싸들고 가는 남편의 절친한 친구이지요.

광호씨의 전화를 받고 아이들과 목양교회 앞 공원으로 향했습니다. 낮동안의 더위에 지친 사람들이 아이들과 함께 나온 모습이 여기저기 눈에 띄었습니다.

배드민턴 라켓을 가지고 너른 잔디 위에서 배드민턴을 즐기는 가족, 아이를 유모차에 태우고 시원한 공기를 마시러 산책 나온 젊은 부부, 우리들 같이 돗자리며 먹거리를 챙겨들고 나온 일행 등등 많은 사람들이 공원에 모였습니다.

어른들이 삼겹살을 구우며 이야기꽃을 피우는 동안 아이들은 아직 지지 않고 꽃을 피우고 있는 토끼풀 주위에 모여 꽃반지며 목걸이, 화관을 만들었습니다. 하얀 토끼풀꽃을 엮어 만든 시계며 반지들이 아이들에겐 지글지글거리는 삼겹살보다도 더 좋은 가 봅니다.

아이들이 공원에서 노는 모습을 보면 아무리 컴퓨터 게임과 TV에서 방영되는 만화영화를 좋아하는 아이라 할지라도 자연만큼 좋은 친구는 없다는 생각이 듭니다.

▲ 아이들은 어른들과 달리 삼겹살보다 토끼풀을 가지고 노는 것이 더 재미있나 봅니다.
ⓒ 박미경
집에서 서로 다투고 툴툴거리며 짜증을 부리던 아이들이 밖으로 나와 이리저리 신이 나서 뛰어다니는 모습을 보면 "사람은 뭐니뭐니 해도 땅을 밟고 살아야 한다"던 시어머님의 말씀이 옳다는 생각이 듭니다.

큰 병치레 하지 않고 건강하고 밝게 크는 아이들이 있고 삼겹살 한 점에 소주 한 잔 기울일 수 있는 친구들이 가까이 있고 풀냄새, 흙냄새 가득 들이킬 수 있는 자연과 벗하며 남보다 모나지도 않고 남보다 특별하지도 않게 그냥 평범하게 사는 것, 이런 것이 행복 아닐까요?

참 저희 일행이 맛있게 삼겹살을 구워 먹는 모습은 모두 한 점이라도 더 먹으려고 정신이 없어서 카메라에 담지 못했답니다.

덧붙이는 글 | 이 글은 화순의 소식을 알리는 디지탈 화순뉴스(http://www.hwasunnews.co.kr)에서 볼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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