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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장희용
아내의 말을 듣고 보니 자는 모습이 너무 똑같습니다. 나중에 이 아이들이 크면 추억이 될 것 같아 사진 한 장 찍어 두려고 카메라를 가지고 옵니다.

ⓒ 장희용
'찰칵' 소리와 함께 플래시가 '번쩍' 합니다. 플래시 불빛에 눈이 부셨는지 아이들이 뒤척입니다. 혹시나 아이들이 깰까봐 다시 방으로 들어가려고 하는데, 아내 목소리가 제 발걸음을 돌립니다.

ⓒ 장희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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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얘네들 진짜 웃긴다. 이거 봐봐 자기야." 뒤돌아보니 플래시 때문에 흐트러져 있던 자세가 금세 똑같은 모습으로 바뀌어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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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내와 저는 갑자기 장난기가 발동합니다. '툭' 하고 세린이와 태민이를 건드려 봅니다. 동시에 오른쪽으로 몸을 틉니다. 이 똑같은 자세, 아내와 저는 그저 신기하다는 생각만 듭니다.

ⓒ 장희용
자는 자세가 힘들었던지 한참이 지나자 태민이가 누나 쪽으로 몸을 돌리면서 세린이를 발로 찹니다. 잠결에 동생한테 한 대 맞은 장세린, 동생을 피해 바닥으로 내려갑니다. 태민이는 그 넓은 이불을 혼자 다 차지했네요.

ⓒ 장희용
아내가 태민이를 이불 한 가운데로 옮긴 후 세린이를 안아서 다시 이불 위에 올려놓았습니다. 둘 다 반듯이 뉘었는데, 서로 몸이 닿으면서 뒤척인다는 것이 엇갈린 방향으로 움직이면서 이렇게 '사랑해' 포즈가 됐습니다. '사랑해'가 아니라 '밀어내기'인가?

ⓒ 장희용
ⓒ 장희용
아내와 저는 이 신기한 순간을 계속 보고 싶었지만, 고요히 잘 자고 있는 아이들은 너무 괴롭히는(?) 것 같아 그만하기로 했습니다. 엄마, 아빠의 안타까움을 알았는지 마지막 포즈를 역시 똑같이 취해주네요. 아내와 저는 이불을 덮어 주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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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침에 일어난 두 아이는 아무것도 모른 채, 세린이는 이불 위에서 자기가 제일 아끼는, 엄마가 사 준 수첩을 만지작거리고 태민이는 눈 뜨자마자 뭐가 저리도 좋은지 웃으면서 둘리를 타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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