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신 : 17일 저녁 7시 50분]
박용길 장로 "김정일 위원장은 10년만에 만났다면서 반가워했다"
"10년만에 김정일 위원장을 만났다. 김 위원장은 내게 '10년만에 만났습니다'라며 반가워했다. 김 위원장은 남측 여러 인사들에게 골고루 말을 건넸지만 자세한 이야기는 기억나지 않는다. 10년 전에 내게 너무나 친절히 해줘서 고마웠다. 다음에 또 만날 수 있으면 좋겠다."
17일 오후 6시 40분께 인천공항 A입국장에 모습을 드러낸 박용길 장로(고 문익환 목사 부인)가 상기된 표정으로 이번 방북 소감을 묻는 기자들의 질문에 답변한 말이다.
이어 박 장로는 "16일 만난 김영남 상임위원장은 '이번 행사때 비가 쫙쫙 내리는 가운데서도 내(박장로)가 2km를 걸었다고 들었다. 고생 많이 했다'고 인사를 건넸다"고 덧붙였다.
강만길 친일반민족행위진상규명위원회 위원장은 급히 공항을 빠져나갔다. 강 위원장은 김정일 위원장과 대화 내용을 묻는 기자들에게 "(이야기) 안 하기로 했다"며 "정부측에서 (구체적인 내용) 발표할 것"이라고 밝혔다.
한편 백낙청 상임대표단장은 도착 직후 공항 VIP룸에서 기자회견을 열었다. 백 단장은 "이번 6.15 대축전은 한반도 핵 문제를 둘러싼 긴장이 고조되는 가운데 남북해외의 민간이 만나 화해와 협력의 길을 닦은 매우 소중한 계기였다"며 "이번 행사가 원만하고 성과 있게 성사됨으로써 남북간의 신뢰와 협력의 기운이 높아졌다"고 밝혔다.
백 단장은 이어 "오는 8월 15일 광복 60주년을 맞아 남북해외가 공동으로 개최하기로 합의한 광복 60주년 민족공동행사를 이곳 서울에서 반드시 성공적으로 개최하여 화해와 평화의 교류를 이어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백 단장에 이어 방북단에 동참한 김재홍, 원희룡, 한명숙, 안민석 등 국회의원 18명도 역시 이번 방북 성과를 높이 평가하는 기자회견을 열었다.
이들은 기자회견문에서 "적대에서 상호 공존으로 전환하고, 교류 협력을 원활히 하는데 국회의 역할이 매우 크다는 폭 넓은 공감대가 형성됐다"고 밝혔다.
한편, 저녁 7시께 보수우익단체 회원들과 방북단을 환영하는 시민사회단체 회원들 사이에 충돌이 벌어졌다.
우익단체 관계자들은 시민사회단체 관계자들이 방북단과 기념촬영을 하자 "빨갱이는 북으로 가라!", "너희가 북한 인권을 생각한 적이 있는가!"라고 외치며 뛰어들었다. 하지만 이들의 충돌은 공항 경비대의 만류로 부상자 없이 곧 정리됐다.
[1신 : 17일 오후 6시 42분]
평양 6·15 민족통일대축전 남측 대표단, 인천공항 도착
3박 4일 간의 평양 6·15 민족통일대축전(6.14-17)에 참가한 남측 민간대표단이 17일 오후 5시40분 인천국제공항에 도착했다.
이들은 대부분 피곤해 보였지만 표정은 밝았다. 민간대표단들은 조국통일범민족연합 남측본부, 전국빈민연합 등 200여 명의 시민사회단체 관계자들의 환영을 받으며 인천국제공항 A입국장에 모습을 드러냈다.
김정일 국방위원장과 만남을 가진 정동영 통일부 장관 등 정부측 대표단은 밤 8시 10분께 도착 예정이다.
함세웅 신부는 도착 직후 "이번 방북은 참으로 좋았다"고 짧게 소감을 밝혔다.
백낙청 민간대표단 단장은 곧 인천공항 VIP실에서 민간대표단의 김정일 위원장 면담과 관련 기자회견을 열 예정이다.
한편, '국민행동본부' '무한전진' '인천서구 6.25참전유공자회' 등 50여명의 우익단체 관계자들은 "6.15 공동선언은 적화통일의 전단계다", "친북세력 물러가라", "김정일의 전사 유홍준을 평양으로 북송하라" 등의 구호를 외치며 A입국장 앞에서 시위를 벌이고 있다. 이들은 집회신고를 하지 않아 공항 경비대와 충돌을 빚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