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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책로를 따라 걷는 많은 방문객들
산책로를 따라 걷는 많은 방문객들 ⓒ 강지이
이곳을 구경하기 위해서는 대청호가 상수원 보호구역인지라 청남대와 한참 떨어져 있는 주차장에 차를 세우고, 셔틀 버스 정류장에서 버스를 타고 가야 한다. 버스 요금과 청남대 관람료는 따로 계산 되어 1인당 총 7000원의 요금이 소요되어 꽤 비싼 편이다. 단체 관광일 경우 1000원이 할인되며 국가, 독립, 참전, 광주민주유공자, 장애인은 무료이다.

내부 시설로는 골프장과 인공 호수, 숙소로 쓰였던 본관 건물, 산책로와 정자 등 다양한 별장 시설들이 곳곳에서 관람객을 기다리고 있다. 각 시설들은 전두환부터 김대중 대통령에 이르기까지 각 대통령 개인의 취향과 여가 문화를 반영한다. 요트를 즐겼다는 전두환, 노태우 대통령을 위해 구입된 요트 두 개가 아직도 존재하며, 위험 요소가 없이 요트를 띄우기 위해 대청 호반은 늘 감시 체계에 있었다고 한다.

숙소와 회의실이 있는 본관 건물 - 겉으로는 작아 보이지만 내부는 굉장히 크다
숙소와 회의실이 있는 본관 건물 - 겉으로는 작아 보이지만 내부는 굉장히 크다 ⓒ 강지이
요트를 띄울 수 있는 대청 호반
요트를 띄울 수 있는 대청 호반 ⓒ 강지이
인공 호수인 양어장 - 원래는 스케이트장으로 만들어졌던 것인데 얼음이 제대로 얼지 않아 인공 호수로 꾸며졌다.
인공 호수인 양어장 - 원래는 스케이트장으로 만들어졌던 것인데 얼음이 제대로 얼지 않아 인공 호수로 꾸며졌다. ⓒ 강지이
여기저기 존재하는 초소들과 4중으로 된 철조망 등은 이곳이 얼마나 삼엄한 경비 속에 있었는가를 보여준다. 경비는 철저하지만 시설은 아늑하고 아름다워 이곳에서 국정 운영의 중요한 결정을 많이 내렸다고 전해지니, 그것을 '청남대 구상'이라고 칭하게 되었나 보다.

현재는 비어 있는 초소들
현재는 비어 있는 초소들 ⓒ 강지이
신라 시대의 원효 대사가 이곳이 임금이 머무는 나라의 중심이 될 것이라고 예언을 하고 또 많은 풍수지리학자들이 이 터를 좋은 천하명당으로 꼽았다고 한다. 그래서인지 그 경치의 빼어남은 이루 말할 수 없다. 곳곳에는 야생화 꽃밭이 있으며 잘 가꾸어진 정원이 본관 건물을 둘러싸고 있다. 산책로를 따라 가다 보면 아름다운 꽃과 나무들의 어우러짐에 기분이 절로 좋아진다.

현재의 산책로는 조깅을 즐겼다는 김영삼 전 대통령에 의해 마사토로 다듬어져 있다. 이 마사토가 빗물에 떠밀려 갈까 봐 비가 올 때마다 군인들이 비닐로 덮는 작업을 했다고 하니 대통령 한 명의 조깅을 위해 얼마나 많은 이들의 노고가 있었을까 하는 생각이 든다. 지금은 아무도 사용하지 않으므로 장마철에만 비닐 작업을 하고 있다.

마사토 조깅길 - 옆에 차곡차곡 쌓이 녹색 비닐이 바로 조깅 코스르 보호하기 위한 장비이다.
마사토 조깅길 - 옆에 차곡차곡 쌓이 녹색 비닐이 바로 조깅 코스르 보호하기 위한 장비이다. ⓒ 강지이
김대중 대통령의 경우는 몸이 불편하여 기존에 있던 오각정을 이용하지 못하고 따로 초가정을 지어 대청 호반의 풍경을 즐겼다고 한다. 이 초가정에는 김대중 전 대통령의 생가에서 직접 가지고 온 농기구들이 놓여 있어 그의 고향에 대한 향수를 달랠 수 있었다. 정자 옆에는 미술가 윤영호씨가 대통령을 위해 기증한 솟대가 솟아 있다.

김대중 대통령이 명상에 잠겼다는 초가정의 모습
김대중 대통령이 명상에 잠겼다는 초가정의 모습 ⓒ 강지이
초가정에서 바라본 대청호 풍경
초가정에서 바라본 대청호 풍경 ⓒ 강지이
윤영호의 작품, 솟대들
윤영호의 작품, 솟대들 ⓒ 강지이
청남대의 구석구석을 천천히 다 돌아보기 위해서는 약 2시간의 시간이 소요된다. 대청호의 아름다운 풍경을 대통령 혼자 감상하기 위해 이 일대를 모두는 통제 구역으로 설정되어 있었다. 20여 년간 이 지역 주민들의 불편은 이루 말할 수 없었을 것이다. 노무현 대통령이 이곳을 개방하자 마을 주민들은 감사의 표시로 돌탑을 쌓아 주었다.

감사의 마음을 담은 돌탑
감사의 마음을 담은 돌탑 ⓒ 강지이
그럼 지금의 노무현 대통령의 별장은 어디에 있는가? 청남대처럼 확실하게 만들어진 것은 아니나 대통령의 고향인 경상남도 인근에서 휴식을 취한다고 전한다. 어디든 그가 가는 곳은 청남대처럼 경호가 잘 될 것이며 좋은 시설로 대통령의 마음을 달랠 수 있는 장소일 것이다. 청남대를 방문하는 관람객들은 입을 모아 이렇게 말한다.

"이렇게 모든 것을 손에 쥐고 누릴 수 있으니 권력을 갖고 싶어하지."

그렇다. 권력의 힘은 한 지역을 모두 대통령 혼자만의 것으로 만들 수 있을 만큼 대단하다. 하지만 그 권력의 힘이 남용되고 일반 서민들의 삶을 불편하게 할 때에 그것은 정당하지 못하다. 적당한 선에서 권력을 이용할 줄 하는 현명한 대통령이 국정 운영도 잘하는 대통령일 것이다.

사람들은 청남대에서 과거의 군사 정권을 생각하고 그 위력을 새삼 떠올린다. 어떻게 보면 부끄러운 과거였던 것을 지나치게 긍정적으로 미화해서는 안 된다. 잘못된 과거가 '멋있었던 시절'로 평가되는 왜곡된 시선을 경계하며 제대로 된 역사 의식을 가질 때에 세상은 바람직한 방향으로 발전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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