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close

【오마이뉴스의 모토는 '모든 시민은 기자다'입니다. 시민 개인의 일상을 소재로 한 '사는 이야기'도 뉴스로 싣고 있습니다. 당신의 살아가는 이야기가 오마이뉴스에 오면 뉴스가 됩니다. 당신의 이야기를 들려주세요.】

ⓒ 김동원
천호대교이다. 항상 저 다리를 건너 집으로 간다. 그저 다리의 위로만 다녔다. 오늘 그 아래 서보니 한밤에도 건장한 다리의 다리가 다리를 받치고 있다. 나에게도 지금의 내 삶을 바치고 있는 어떤 미지의 굳건한 다리가 있는 것은 혹 아닐까. 그런게 있다면 내 삶을 등에 짊어진 그 미지의 수고에 감사드리고 싶다.

ⓒ 김동원
올림픽대교이다. 다리 전체가 성화가 되고 싶었던 다리이다. 상징이란 어떻게 보면 무서운 것이다. 마음 속에 똬리를 틀고 소멸을 거부하기 때문이다. 사람들의 마음 속에 그런 굳은 상징이 많을수록 새로운 감각을 일으켜 세상을 달리 보기가 쉽지 않다.

ⓒ 김동원
아래쪽에서 본 올림픽대교이다. 다리가 출렁대며 강의 저편으로 가고 있었다. 올림픽 대교는 다리가 아니라 혹 물길인지도 모르겠다.

ⓒ 김동원
아파트 머리 맡에 달이 떴다. 가로등 불빛이 더 밝고 가까운 이 도시에서 달빛은 옹색하기만 하다. 그러나 달이 뜬다는 사실만으로도 위안이 되는 것을 보면 빛은 그 밝기나 화려함이 중요한 것은 아닌가 보다.

ⓒ 김동원
밤의 한강에 나가면 빛의 뿌리를 볼 수 있다. 잠시 전기니 뭐니 하는 생각은 잊어버리고 모든 가로등과 불빛이 그 빛의 뿌리를 강가에 내리고 강 속 깊숙한 곳에서 빛을 길어올리고 있다고 생각해보라. 수력으로 발전을 하기도 하니 억지 생각은 아닌 것 같다.

ⓒ 김동원
저 빌딩들은 아마도 낮에도 저 자리에 저렇게 서 있었겠지. 그러나 마음의 느낌을 따라가니 마치 밤의 외로움으로 오늘밤 그들이 그 자리에 모여있는 듯한 느낌이다.

ⓒ 김동원
다리의 교각은 그 끝을 바라보고 있노라면 종종 그 끝이 마치 어떤 세상으로 나가는 문처럼 여겨지곤 한다. 이 곳이 닫혀있다는 느낌과 어디론가 문을 열고 나가고 싶은 나의 마음 때문일 것이다. 그러나 반대편에서 보면 내가 서 있는 이 쪽이 또 문이 되겠지. 그렇게 내가 서 있는 이 자리가 누군가에겐 문이 되는 것일까.

ⓒ 김동원
동호대교이다. 차와 지하철이 함께 다닌다. 다리의 교각이 더욱 촘촘하다.

ⓒ 김동원
강변북로는 종종 강변이 아니라 강위로 달린다. 수면이 잔잔하면 그 아래쪽의 촘촘한 교각이 받쳐든 풍경은 어디 미래도시로 가는 정류장 같다.

ⓒ 김동원
청담대교이다. 지하철은 아래로 차들은 위로 다닌다. 밤엔 강물 속으로 물구나무를 선다. 밤에 지하철을 타고 청담대교를 건널 때면 피가 머리로 솟구칠지 모른다. 그러나 놀라지 마시라. 청담대교의 밤장난 때문이다.

덧붙이는 글 | 한강의 북쪽 끝 광진교에서 잠수교를 거쳐 다시 천호동으로 오는 한강변의 자전거 도로를 따라 가며 찍었습니다. 개인 블로그인 http://blog.kdongwon.com/index.php?pl=98에도 실려있습니다.


댓글
이 기사가 마음에 드시나요? 좋은기사 원고료로 응원하세요
원고료로 응원하기

카메라를 갖고 돌아다니면 세상의 온갖 것들이 말을 걸어온다. 나는 그때마다 사진을 찍고 그들의 말을 전한다.




독자의견

연도별 콘텐츠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