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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성지부장 이취임식을 끝내고, 연단 바로 뒤에 간단하게 마련된 뒷풀이 자리에서 남택규 위원장(왼쪽)과 정길준 지부장에게 인터뷰를 요청했다.
화성지부장 이취임식을 끝내고, 연단 바로 뒤에 간단하게 마련된 뒷풀이 자리에서 남택규 위원장(왼쪽)과 정길준 지부장에게 인터뷰를 요청했다. ⓒ 김용한
지난 10일 낮 12시, 경기도 화성시 소재 기아자동차 노동조합 화성지부장 이취임식이 끝난 뒤, 기아자동차 노동조합을 이끌고 있는 남택규 위원장과 정길준 화성지부장을 만났다. 시간 관계로, 그 자리에서는 사진만 찍고, 남 위원장과는 전화로 정 지부장과는 이메일로 인터뷰를 진행했다.

- 늦게나마 취임을 축하한다. 단도직입적으로 묻겠다. 최근 입사비리다, 집행부 공백이다, 기아에 대한 사회의 안 좋은 시선 때문에 많이 힘들었을 텐데, 혹시 조합원들께 할 말이 있다면?
남택규 위원장 : "먼저 고맙다는 말을 전하고 싶다. 우리 노조와 집행부는 대의원과 활동가들 사이에 있는 불신의 벽을 좁히기 위해 최선을 다해 노력할 것이다. 이번 임투 때도 그런 사업을 열심히 진행할 것이고, 노조 발전 특위도 폭넓게 구성해서 조합원 동지들의 뜻을 최대한 반영하는 집행부가 되도록 최선을 다할 것이다. 조합원 여러분께서도 예전처럼 깊은 관심과 열정을 가지고 능동적으로 참여하고, 질타하고, 격려해 주셨으면 한다."

정길준 지부장 : "어렵고 힘든 시기에 18대 집행부가 출범했다. 모두가 어려운 시기라고 한다. 노동조합 활동을 하는 인자들로 인해 조합원이 실망할 수는 있지만 지금까지 노동조합의 발전을 위해 헌신하고 희생한 선배들의 노력이 있었기에 지금이 가능했다. 지금도 자신을 희생하고 있는 많은 활동가들이 있다. 몇몇의 잘못된 활동으로 조합원의 마음들이 노동조합으로부터 멀어져서는 안된다. 조합원의 흩어진 마음들 노동조합으로 다시 모아 내겠다."

- 최근 사내 하청 공장에 이른바 비정규직 노동조합이 생겼고, 오늘 이취임식에도 축하 현수막을 내걸었다. 우리 사회 최대 현안으로 떠오른 비정규직 철폐를 위해 이들 사내 하청 노동자들과 어떤 관계를 유지해 가며 풀어갈 것인가?
남 위원장 : "그동안 대기업 노동자들이 너무 이기적이라고 욕을 참 많이 먹었다. 하지만 이번 집행부는 그런 소리 듣지 않도록 비정규직 노동자들과 최선을 다해 연대하고 지원할 것이다. 그리고 비정규직 노동자들이 자립적, 자주적으로 조직하고 투쟁할 수 있도록 기아 노조가 어떻게 지원할 것인지 고민하고, 공동투쟁 방안을 마련할 것이다. 그리고 노조 안에 정규직, 비정규직 가릴 것 없이, 원·하청 노동자들이 함께 참여하는 연대회의를 구성했다. 앞으로 이런 기구를 통해서 비정규직도 포함되는 원·청 노동자들의 협의를 강화해 나갈 것이다."

정 지부장 : "힘들게 투쟁하고 있는 동지들에게 동지애적인 격려의 말을 전한다. 아쉅게도 원청의 정규직들이 아직 비정규직의 문제에 대해 조금 냉담한 분위기를 가지고 있는 것이 사실이다. 그러나 우리는 분명히 함께 해야 하고 함께 할 수밖에 없다. 원청의 정규직들의 시각을 바꾸는 일부터 천천히 해나가야 그들과 함께 할수 있을 것이라 판단된다. 의사전달의 방법과 과정에서 왜곡되지 않도록 함께 노력하자."

- 사측의 고소 고발에 의해 구속된 기아 화성 공장 소속 김우용 씨가 아직 석방되지 않고 있다. 오늘도 보니가 석방대책위가 활발하게 활동하고 있더라. 김우용씨 문제 말고도 사측과 꼬여 있는 문제가 꽤 많을 텐데, 앞으로 사측과는 어떤 관계를 가져 나갈 것인가?
남 위원장 : "집행부 공백기에 사측의 현장 탄압이 심하게 있었다. 그같은 사측의 현장 탄압이 더 이상은 재발되지 않도록 끝까지 투쟁할 것이다. 그리고, 앞으로는 고소, 고발을 남용해서 조합원들의 고용 불안이 더 이상 일어나지 않도록 강력히 압박하고 결연히 맞서 싸울 것이다."

정 지부장 : "현장을 통제하고 강제하기보다는 진정 생산 주체들의 고민이 무엇인지 고민하는 회사가 되었으면 한다. 여지껏 활동하면서 회사가 어렵지 않다고 한 적이 없다. 불황일 때도 호황일 때도... 양치기 소년은 되지 말자. 조합원들도 성숙되었다. 무엇이 거짓인지 무엇이 진실인지 구분할 줄 안다. 진실이 통용되는 회사가 되었으면 한다. 또한 경영에 대한 책임을 지는 회사가 되었으면 한다."

- 노동자들에게 사측보다 더 나쁜 게 정부라는 생각이 들 때도 있을 텐데, 정부에 대해 하고 싶은 말은?
남 위원장 : "맞다. 지금 정부는 전체 정규직 노동자를 비정규직으로 만들고, 비정규직은 가볍게 정리해고 하는, 이 틀을 계속 유지시켜 나가기 위해, 노동자들의 고용 안정을 강력히 위협하는 법을 통과시키려 하고 있다. 어떤 조짐이라도 보이면 민주노총과 함께 강력하게 투쟁해 나갈 것이다. 정부 대표가 노사정위원회의에서까지 대공장 노조가 이기적이라고 비난했다. 앞으로는 우리 대공장 노동자들도 그런 비난을 받지 않기 위해서라도, 비정규직 철폐 투쟁에 적극 나서고, 비정규 노동자들과 서로 신뢰하며 함께 강력하게 연대 투쟁과 지원을 해 나갈 것이다."

정 지부장 : "정부는 지금 노동법 개악을 6월로 넘겼다. 이번에 정부가 개악하려는 법안이 우리와 전혀 별개의 문제가 아니다. 정부가 이 개악 법안을 강행 처리하려고 하면, 우리는 조직화된 대기업 노동조합으로서 힘을 발휘할 것이다. 그리고 정부는 지금 대기업 노조를 마치 완전한 비리 집단인 것처럼, 언론과 자본을 통해, 노조 죽이기에 나서고 있는데, 계속 그럴 경우, 정부의 의도가 그리 쉽게 먹혀들지는 않을 것이라는 점을 확실하게 강조하고 싶다. 물론 잘못은 있었기 때문에, 우리는 깊이 반성하고, 국민 여러분에게 노동조합의 도덕성이 자본과 정권의 부패보다는 훨씬 우월하다는 점을 보여드리기 위해서라도 최선을 다할 것이다."

- 끝으로 언론을 비롯해서 국민들의 따가운 시선 때문에 힘든 것도 있었을 텐데, 언론이나 국민께 하고 싶은 말은?
남 위원장 : "다음 월요일이나 화요일쯤, 사원 채용 입사비리와 관련한 성명서를 낼 계획이다. 이와 관련해서 조금만 미리 말씀 드린다면, 노사가 다음 내용을 협의 안건으로 다룰 것이다. 입사지원서에 추천인이나 본적 적는 난을 없애고, 서류전형 채점 기준, 신체검사와 적성 검사 내용 따위를 공개해 유리알처럼 투명한 채용이 이루어지도록 할 것이다. 입사한 지 2개월 안에 감사를 통해 부정 입사 사실이 밝혀지면 채용을 즉각 취소할 것이다. 구체적인 방안은 노조발전특위를 통해 마련해 나갈 것이다. 노동조합이 이제 확 달라질 것이다. 지켜봐 달라. 언론과 국민 여러분께서도 우리 노동조합의 현실에 대해 깊은 관심을 가지고, 애정어린 비판과 신뢰를 보내주셨으면 한다."

정 지부장 : "기아차 노동조합이 도덕적 문제로 말미암아 국민에게 심려를 끼친 점 진심으로 반성하고 있다. 이제 새로운 집행부의 탄생으로 그런 심려들을 말끔히 불식시키고 싶다. 노력하고 애쓰겠다. 그러나 언론이 마치 비리 집단의 온상인 양 선전하는 것은 조직화된 사회 변혁의 주체를 마녀사냥 식으로 가져가려는 불순한 의도로 생각된다. 잘못된 우리 사회를 변화시킬 수 있는 것은 조직화된 집단이 먼저 해야 하고, 할 수 있다. 국민과 함께 이 땅 이 사회를 변화 발전시키는 사회 변혁의 주체로서 역할과 본분에 충실하겠다. 모든 분께 다시 감사 드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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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학박사 성공회대 외래교수 함께가는둥근세상 댕구리협동조합 상머슴 조합원 아름다운사람들식품협동조합연합 의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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