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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라야마 도미이치 전 일본총리가 10일 "고이즈미 총리가 신사참배를 신중히 판단하고 용기 있는 결단을 내려야 한다"고 말했다.

▲ 무라야먀 전 일본 총리가 제주평화포럼에 참석해 고이즈미 총리가 신사참배에 대해 결단을 내릴 것을 촉구했다.
ⓒ 이재홍
제주신라호텔에서 열린 제3회 제주평화포럼에 참석하고 있는 무라야마 전 총리는 '세계지도자 세션' 기조발언을 통해 한일 양국 갈등의 원인을 제공하고 있는 고이즈미 총리의 신사참배를 사실상 중단할 것을 촉구했다.

일본의 전 총리가 일본이 아닌 제3국에서 자국 총리의 신사참배를 중단할 것은 요구한 것은 무라야마 전 총리가 처음이다.

전후 50년인 1995년 8월 15일 일본의 과거 잘못을 사죄하는 견해를 내각 결정에 의해 공식 발표했던 무라야마 전 총리는 이날 자신의 담화문 발표를 상기하면서 일본 정부에 '말과 행동'으로 보여줄 것을 촉구했다.

무라야마 전 총리는 "1995년 담화가 역대 일본 정부의 기본방침으로 계승되고 있다는 것은 기쁜 일이며, 이는 1998년 김대중 대통령과 오부치 수상의 한일 선언, 그리고 2002년 고이즈미 총리와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평양선언에도 기본적으로 포함되고 있다"고 말했다.

무라야마 전 총리는 그러나 "(일본정부는 이를) 말과 행동으로 보여주고, 이웃나라 국민들에게 마음에 전달되도록 하는 게 중요하다"면서 "일본 정부는 더욱 각성하고 담화의 방침 실현을 위해 노력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무라야마 전 총리는 "고이즈미 수상은 야스쿠니 신사참배 문제에 대해서 신중한 판단하에 용기 있는 결단을 내리기를 기대한다"면서 사실상 신사참배 중단을 요구했다.

이어 "한일수교 40주년을 맞아 지금 일본에서는 대단한 한류열풍이 일고 있으나 저는 많은 일본인들이 한국에 대해 흥미를 갖고 문화를 접하면서 한국의 역사, 한국민들의 마음을 이해하는 방향으로 나갈 것을 확신한다"며 한류 열기가 한일 양국에 긍정적으로 작용할 것을 희망했다.

그는 "(그러나) 현재 역사문제를 발단으로 불신감이 확산되고 단편적인 시각의 내셔널리즘에 빠져드는 사람들이 늘어나는 것에 대해 염려하고 있다"며 "이는 동북아시아지역 전체의 이익과도 상반된다"며 일본 내의 우경화 움직임에 우려를 표명했다.

무라야마 전 총리는 "2000년 6월 김대중 대통령의 평양방문 정상회담은 남북 화해와 동북아 긴장 완화의 문을 연 획기적 사건이었으며, 2002년 9월 고이즈미 총리가 북한을 방문해 북일 평양선언 서명도 획기적인 일이었다"면서 "그러나 납치 문제 해결과 DNA 감정 등으로 대립이 심각해지고 있다"고 안타까움을 전했다.

그는 "그러나 장기간 국교 없는 부자연스런 상태는 해소돼야 하며 평양선언에 입각해 납치문제와 과거청산 등을 포괄적으로 해결하고, 동북아시아의 평화와 안정에 기여하기 위해 국교정상화를 실현해야 한다"고 말했다.

무라야마 전 총리는 이어 "북한의 핵개발은 북일 협상에 영향을 주고, 동북아 지역의 안정과 평화에 직접적인 영향을 준다"면서 "원폭 피해 국가인 일본인 동북아의 핵보유국 출현을 용인하지 않을 것이며, 동북아 비핵지대화를 실현시켜야 한다"고 강조했다.

덧붙이는 글 | 이재홍 기자는 제주의 인터넷 신문인 제주의 소리(jejusori.ent) 기자로 활동하고 있으며, 이 기사는 제주의 소리에도 실렸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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