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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래 밤의 채색은 흙빛이지만 두물머리의 강가에 서면 밤의 빛은 서슬이 선 듯 짙푸르다.
문명의 불빛은 화려하다. 우리 모두는 그 빛을 좇는다. 하루 종일 두물머리에서 사람들의 시선을 싣고 떠돌던 나룻배도 그 빛의 자장으로부터 벗어나지 못한다. 나룻배가 멀리 강 밑 깊숙이 시선을 내린 불빛을 바라보며 불면의 밤을 지새운다.
새벽의 채색은 흔히 푸르스름한 여명을 띠기 마련이다. 그러나 안개가 엷게 치장을 해준 두물머리는 반투명의 하얀 세상이다.
강가의 풀잎 끝에선 매일 이슬이 영근다. 작은 풀벌레가 그 영롱함을 가장 먼저 마중 나간다.
아내는 네잎 클로버는 찾는 데는 선수다. 아내가 찾아낸 행운이 새벽이슬 속에서 가슴을 활짝 벌리고 있었다.
정확한 이름은 알 수 없으나 물잠자리의 자태가 곱다. 아침마다 이슬을 먹으며 가꾼 아름다움이다.
이슬도 두 얼굴을 맞대고 있으면 더욱 곱고 영롱하다.
오늘도 또 하루가 밝는다. 안개가 짙은 날 두물머리의 아침은 하얗게 시작된다.
나룻배와 섬이 맞는 오늘의 아침은 어제와 별반 다르지 않았으리라. 그러나 그 두물머리의 아침을 보는 우리의 눈에 오늘의 아침은 새롭다. 때로 이른 아침은 사람들의 가슴을 설렘으로 뒤흔든다. 잠깐씩 자리를 옮겨 다른 곳의 아침에 서면 매일 반복되던 아침도 그 느낌을 새롭게 호흡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