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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권실천시민연대 등 시민사회단체들은 9일 낮 서울 용산구 한남동 이집트대사관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무바라크 이집트 대통령의 퇴진을 요구했다
인권실천시민연대 등 시민사회단체들은 9일 낮 서울 용산구 한남동 이집트대사관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무바라크 이집트 대통령의 퇴진을 요구했다 ⓒ 진용석
지난 2월 무바라크 대통령이 대통령 직선제 개헌안을 공포한 뒤, 이집트 전역에서 개혁 요구 시위가 벌어진 것을 계기로, 24년간 이집트를 철권통치해온 무바라크 군부독재에 대한 국제적인 비난여론이 들끓고 있는 가운데 한국 시민단체들이 무바라크의 즉각 퇴진을 요구하고 나섰다.

인권실천시민연대, 다함께, 보건의료단체연합 등 인권·시민 사회단체는 9일 오전 11시 서울 한남동 이집트대사관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무바라크 군사정권이 민주주의를 요구하는 이집트 민중을 야만적인 군홧발로 짓밟고 있다"며 무바라크의 즉각 사임을 촉구했다.

이날 기자회견 참가자들은 각종 구호가 적힌 피켓을 들고 "키파야(Kifaya·이제 됐다)!" "다운 다운 무바라크!"를 외치며 민주화운동을 탄압하는 이집트 정부에 강력하게 항의했다.

노창익 인권실천시민단체 사무총장은 "지난 세기 군사독재 아래서 우리가 경험했던 것과 매우 유사한 역사의 진행이 이집트에서 24년 동안 계속되고 있다"고 지적하고 "미국은 싸우는 이집트 민중들을 무참히 탄압하고 있는 무바라크 독재정권에 대한 지원을 즉각 그만두라"고 요구했다.

우석균 보건의료단체연합 정책국장은 "무바라크의 지지자와 그의 수족역할을 하는 국민민주당(NDP)은 민주주의를 요구하는 이집트 시위대열을 포위하고 폭압적으로 공격하고 있다"면서 "국제사회의 비난이 거세지자 독재자 무바라크는 지난 5·25 국민투표를 통해 이집트판 '장충체육관 선거'를 준비하고 있다"고 비난했다.

주한 이집트대사관 관리들이 이날 한국 시민사회의 무바라크 독재정권 퇴진 촉구 기자회견을 지켜보고 있다
주한 이집트대사관 관리들이 이날 한국 시민사회의 무바라크 독재정권 퇴진 촉구 기자회견을 지켜보고 있다 ⓒ 진용석
참가자들은 또 "무바라크의 폭압정치에 대해 미국 대통령 조지 부시는 '민주주의의 중대한 진전'이라느니 하면서 독재자에 대해 찬사를 늘어놓고 있다"고 비난하고 무바라크 정권에 대한 미국 정부의 지원 중단을 촉구했다.

참가자들은 이와 함께 한국 시민사회의 요구를 담은 서한을 이집트대사관 하템 유스리 삼등서기관을 통해 이집트 정부에 전달했다. 이날 이집트대사관측은 한국 시민단체들의 아무르 헬미 대사와의 면담 요구를 거절했다.

한편 이날 기자회견을 지켜보고 있던 이집트대사관 관리들은 '한국 시민사회의 무바라크 퇴진 요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느냐'는 질문에 "노코멘트"라고만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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