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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마이뉴스의 모토는 '모든 시민은 기자다'입니다. 시민 개인의 일상을 소재로 한 '사는 이야기'도 뉴스로 싣고 있습니다. 당신의 살아가는 이야기가 오마이뉴스에 오면 뉴스가 됩니다. 당신의 이야기를 들려주세요.】

ⓒ 김동원
사랑은 움직이는 거다. 오해마시라. 이 남자에게서 저 남자로, 혹은 이 여자에게서 저 여자로 움직이는 게 아니다. 사랑은 때로 하늘로 아득히 날아올라 빠른 속도로 움직인다.

ⓒ 김동원
그러나 사랑하면 저 하늘로 날아오를 수 있다. 혼자 날면 숨이 턱에 차지만 사랑으로 날면 가쁜 호흡도 까마득히 잊게 된다. 그 혹은 그녀가 가슴을 채우면 그 어떤 가쁜 호흡도 그 자리를 밀고 들어올 수 없다. 사랑의 호흡은 그런 것이어서 육체의 한계를 말끔히 밀어내 버린다.

ⓒ 김동원
사랑은 종종 쉽게 손에 잡히지 않는다. 손을 뻗으면 닿을 듯한 거리에 있으면서 좀처럼 손에 잡을 수 없는 것이 사랑이다.

ⓒ 김동원
그러나 절망하지 마시라. 사랑의 마음이 닿으면 그 순간 그 혹은 그녀가 몸을 돌려 시선을 맞출 것이니. 그 순간 사실 둘의 눈과 눈이 닿는 것이 아니라 마음과 마음이 닿는 것이다.

ⓒ 김동원
바로 그렇게 사랑이 온다. 사랑은 마음과 마음이 맞닿고 그 마음에 몸이 얹혀져 완성된다.

ⓒ 김동원
오늘 그들의 사랑이 영글고 있는 곳은 보리밭이다. 그들이 쳐다본다. "민망하게 뭘 그렇게 보슈"하는 표정으로.

ⓒ 김동원
그러나 사랑은 나로 하여금 몰염치를 무릅쓰고 더욱 가까이 시선을 가져가게 만드는 흡인력을 갖고 있다. 그건 내 탓이 아니라 순전히 사랑의 자장 때문이다.

ⓒ 김동원
모두가 사랑의 행운을 갖는 것은 아니다. 때로 외로운 삶도 있다. 그 외로움이 계속되다 보면 그들에게 있어 사랑은 보리밭을 오염시키는 행위로 성토의 대상이 되기도 한다.

그러나 그 어떤 질시에도 불구하고 사랑은 계속된다. 보리밭뿐만이 아니라 유채꽃 밭에서도.

ⓒ 김동원
그들의 사랑이 계속되는 한 그 사랑을 더욱 가까이서 엿보고 싶은 나의 몰염치도 계속된다. 그러나 그것은 내 탓이 아니라 순전히 사랑의 흡인력 때문이다.

덧붙이는 글 | 첫 다섯 장의 사진은 2004년 8월 11일에 목포의 유달산 중턱에서 찍었다. 나머지 사진은 2005년 6월 4일에 서울 올림픽 공원에 조성된 보리밭과 유채꽃 밭에서 찍었다. 개인 블로그인 http://blog.kdongwon.com/index.php?pl=92에 동시에 게재되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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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메라를 갖고 돌아다니면 세상의 온갖 것들이 말을 걸어온다. 나는 그때마다 사진을 찍고 그들의 말을 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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