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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평로 삼성그룹 앞에서 직원들이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태평로 삼성그룹 앞에서 직원들이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 연합뉴스 이진욱

"한국의 대표기업으로 성장한 이상 단 1%의 반대세력이 있더라도 포용해 진정한 국민기업으로 정착할 수 있도록 '상생'과 '나눔경영'에 박차를 가하자."

최근 사회적 화두로 떠오른 '삼성공화국' 논란에 대해, 삼성그룹 사장단이 지난 2주에 걸친 회의를 통해 내린 결론이다.

삼성은 1일 "사회 일각에서 대두되고 있는 삼성경계론에 대해 그룹 사장단 간담회인 '수요회'에서 2주 연속으로 논의했다"면서 "일부 단체의 비판을 더 잘하라는 의미로 받아들여, 국민 대표기업으로서 경제 기여도를 높이기 위해 노력을 다하고, 중소기업과 어려운 이웃 등에 대한 지원을 강화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날 회의에 참석한 사장들은 "삼성경계론을 의식해 그룹 경영을 축소시키는 것은 국민들의 기대를 저버리는 것"이라며 "한국의 대표기업으로 성장한 이상, 단 1%의 반대세력이 있더라도 포용해 진정한 국민기업으로 정착할 수 있도록 '상생'과 '나눔경영'에 박차를 가하자"고 다짐했다.

이날 사장단에서 논의된 것은 ▲국민들의 기대와 희망을 듣는 커뮤니케이션 채널 다양화 ▲사회공헌 활동과 협력업체, 중소기업 지원 강화 ▲소득 2만~3만달러 진입 위해 글로벌 경쟁력 갖춘 기업이 더 나와야 한다는 것 등이다.

이건희 회장 "삼성독주에 대한 우려와 비판에 대해 논의해보라" 지시

삼성 사장단 회의에서 이번 주제로 토의를 하게된 데는 이건희 회장이 "삼성의 독주에 대한 우려와 비판의 목소리를 사장단이 허심탄회하게 듣고 논의해 보라"는 제안에 따른 것이라고 삼성쪽은 전했다.

삼성 관계자는 "이 회장의 제안은 삼성이 글로벌 기업으로 성장하면서 국민들에게 자신감과 자긍심을 주기도 했지만, 단순한 '좋은 기업'에서 '존경받는 기업'으로 가기 위해 비판적 여론에 대해서도 귀를 기울여야 한다는 의미"라고 덧붙였다.

삼성경제연구소에서 발제, 사장단 자유 토론 방식

삼성 사장단의 '삼성공화국' 토론은 지난달 25일 삼성경제연구소에서 '삼성을 바라보는 우리사회의 시각'이라는 제목의 발제와 사장단의 자유토론 방식으로 진행됐다. 이어 6월 1일 모임은 '삼성 경계론 극복방안'에 대한 사장단의 대응방안을 논의하는 자리였다.

경제연구소의 발제 내용은, 우리 사회에 다양한 스펙트럼이 존재하기 때문에 삼성을 바라보는 사회적 인식도 어느때보다 다양해졌다는 점을 강조했다.

예를 들어 '삼성이 한국을 먹여 살린다'는 인식과 함께, '삼성의 힘이 과대하고 우수 자원을 독점하고 있다'는 비판의 목소리도 존재한다는 점이 부각됐다. 특히 시민단체 등에서 주장하는 '삼성경계론'에 대해, 기업 역할이 커지는 가운데 IMF 이후 삼성과 다른 그룹간 격차가 심화되면서 이같은 경계론이 대두됐다고 분석했다.

이번 회의에 참석한 한 계열사 사장은 "과거와 달리 요즘 외부단체나 모임에서 들어오는 협찬이나 지원요청을 거절하면 상대방에서 엄청나게 섭섭하게 생각한다"고 소개하고 "더욱 겸손하고 낮은 자세로 대해야 한다"는 자세를 언급했다.

또다른 사장은 "대부분의 국민들이 삼성을 좋아하더라도 우리를 싫어하는 소수의 목소리도 귀담아 들을 수 있어야 진정한 초일류 기업이 될 수 있다"고 말하기도 했다.

하지만 이번 삼성 사장단의 토론 과정에서 시민사회단체의 무노조 경영이나, 경영권 세습의 편법성 지적에 대해 별다른 언급이 없었다는 점을 볼 때, 과연 삼성을 바라보는 국민의 따가운 시선이 줄어들지는 여전히 미지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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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공황의 원인은 대중들이 경제를 너무 몰랐기 때문이다"(故 찰스 킨들버거 MIT경제학교수) 주로 경제 이야기를 다룹니다. 항상 배우고, 듣고, 생각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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