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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일 오전 서울 광화문네거리 동아일보앞 청계광장에서 청계천에 실제로 물을 흘려 보내는 `유지용수 통수 시험`이 실시됐다.
1일 오전 서울 광화문네거리 동아일보앞 청계광장에서 청계천에 실제로 물을 흘려 보내는 `유지용수 통수 시험`이 실시됐다. ⓒ 오마이뉴스 권우성
1일 오전 서울 광화문네거리 동아일보앞 청계광장에서 청계천에 실제로 물을 흘려 보내는 `유지용수 통수 시험'이 실시됐다. '시장님 한번만 여기 봐주세요'라며 일부 시민들이 카메라를 들자 이명박 시장이 환하게 웃으며 손을 흔들고 있다.
1일 오전 서울 광화문네거리 동아일보앞 청계광장에서 청계천에 실제로 물을 흘려 보내는 `유지용수 통수 시험'이 실시됐다. '시장님 한번만 여기 봐주세요'라며 일부 시민들이 카메라를 들자 이명박 시장이 환하게 웃으며 손을 흔들고 있다. ⓒ 오마이뉴스 권우성
"최근 검찰의 수사를 '청계천 비리'라 떠들고 하니까 마치 청계천 사업 전반에 문제가 있는 것으로 오인됐다. 많은 분들이 고생했는데 마음이 아팠다. 다 내 부덕의 소치다. 다만 경험상 (재판 과정 등) 오랜 시간이 지난 뒤 무죄가 입증될 것이다. 다만 그 과정에서 오해 소지가 더 많다. 그게 걱정이다."

47년 만에 물길이 열린 청계천 현장에서 이명박 서울시장이 한 말이다. 이 시장은 1일 오전 10시 청계천 시험 통수식 직후 가진 인터뷰에서 최근 검찰 수사와 관련, "그 진위는 제대로 밝혀질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 시장은 청계천 주변부 재개발 비리의 중심 인물인 양윤재 행정 부시장 등이 재판을 받는 동안 이 시장의 이름이 거론될 것을 부담스러워 하는 눈치였다.

특히 재판이 장기화 될 경우, 차기 대선에 나설 가능성이 많은 이 시장에게는 약점으로 작용할 수 있다.

이날 이 시장은 "말 못할 어려움이 많았다. 그러나 늘 희망적으로 보려고 노력하고 있다"고 말하기도 했다.

"말 못할 어려움 많았다... 오해 받을까봐 걱정"

청계천 복원 96%... 10월 1일 준공식

장경식 1공구 감리단장에 따르면 청계천 복원 공사는 96% 진행됐다. 오는 10월 1일 준공식까지 여유가 생긴 상태다.

장 단장은 "앞으로 조경공사 일부와 경관 조명 등의 공사가 남았다"라고 말했다. 이와 함께 186m에 이르는 세계 최장 벽화도 청계천 주변에 설치된다. 타일로 이뤄진 벽화는 '정조대왕 반차도'를 담을 예정이다.

청계천에 사용되는 물은 한강으로부터 끌어올려 진다. 송수관을 통해 청계천이 시작되는 청계광장(광화문 동아일보 사옥 앞)까지 옮겨진 물은 청계천으로 흐르게 된다. 초당 30cm를 흘러가는 물은 매일 12만톤씩 사용된다. 수질 급수는 1등급에 가깝다고 한다.
사실 많은 반대에도 불구하고 지난 2003년 7월 1일 첫 삽을 뜬 청계천 복원 사업은 공정이 빨리 진행돼 오는 9월 1일 예정된 시험 통수식을 앞당겨 열었다. 3개월이나 공사가 빨리 진행됐기 때문이다. 그러나 최근 검찰의 '청계천 주변부 재개발 비리' 수사로 인해 청계천 사업 전반에 문제가 있는 것으로 비쳐졌다.

최대 치적으로 평가받고 있는 청계천 사업에 대해 이 시장도 많은 애착을 보여 왔기 때문에 이 시장측은 당황했을 법도 하다. 이 시장은 자주 올 때는 일주일에 한번 이상 공사 현장을 방문했다고 한다.

이 시장은 '몇 번이나 현장 방문을 했는가'라는 기자의 질문에 "카운트리스(Countless)"라고 답했다. 한 공사 관계자는 "(이 시장이) 바닥의 작은 자재까지도 신경 썼다"고 전하기도 했다.

이날 참가자들은 청계천 사업에 대해 높이 평가하기도 했지만 이 시장에 대한 격려도 잊지 않았다.

한 참석자는 축하 폭죽과 함께 처음으로 흐르기 시작한 청계천 물줄기를 본 뒤 "축하합니다 이명박 시장님! 그 어려운 고통 이기시고… 꼭 승리하세요"라고 말했다.

"이 시장님, 어려운 고통 이기시고... 승리하세요"

ⓒ 오마이뉴스 권우성
박진 한나라당 의원(종로구)은 "청계천이 흐르게 되면서 서울시민들의 막힌 숨통이 트였다"며 "복원 사업을 순조롭게 이룬 이 시장에게 축하의 말을 전한다"고 말했다.

같은 당 이혜훈 의원 역시 "우여곡절이 있었는데 2년여만에 청계천 공사를 끝내가는 것은 거의 기적"이라며 "이 시장이 불가능할 것 같은 일을 해냈다"고 강조했다.

오전 10시 30분부터 1시간 30분 가까이 진행된 통수식 행사 뒤 만난 한 공정 책임자는 이 시장에 대해 "박정희·전두환 시대의 블도저식 강행군을 요구한다"며 "그러나 절대 절차를 무시하는 막무가내는 아니다. 빨리 가지만 품질, 안전을 먼저 고려한다"고 밝혔다.

이번 청계천 공정을 책임지고 있는 장경식 1공구 감리단장은 "주변 상인들의 도움 때문에 빨리 진행될 수 있었다"면서 청계천 상인들에게 감사의 말을 전했다.

"이 시장, 박정희·전두환식 불도저... 그러나 절차 무시 안해"

이 시장 역시 상인들의 도움이 컸다고 몇 차례 강조했다. 이에 대해 이웅재 청계천재개발 상인대책위원회 이사장은 "서울시에서 문정동과 장지지구 이전 등 약속을 충실히 지켜줬다. 기분이 좋다"고 흐르는 청계천 물을 보며 소감을 밝혔다.

사실 상인대책위원회는 공사 전후로 가장 강력히 재개발을 반대했던 단체. 이 이사장은 서울시의 약속 이행 때문에 '부정'에서 '긍정'으로 분위기가 바뀔 수 있었다고 말했다. 그러나 "완전히 바뀐 것은 아니다. 두고 보고 있다"고 덧붙였다.

이날 청계천 통수식을 바라보는 시민들 반응도 대부분 긍정적이었다. 고층 빌딩에서 일을 멈추고 행사를 지켜본 시민들은 청계천길을 걷는 이 시장 등에게 연신 손을 흔들었다. 많은 시민들이 청계천 주변에 모여 박수갈채를 보내기도 했다.

무역회사에 다닌다는 김정훈(35·서울 불광동)씨는 "오는 10월이면 점심 먹고 청계천길을 거닐 수 있어 기대된다"며 "이왕 시작했으니까 제대로 된 청계천을 만들었으면 한다"고 서울시에 주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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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년 동안 한국과 미국서 기자생활을 한 뒤 지금은 제주에서 새 삶을 펼치고 있습니다. 어두움이 아닌 밝음이 세상을 살리는 유일한 길임을 실천하고 나누기 위해 하루 하루를 지내고 있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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