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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드미스다이어리 세 주인공
올드미스다이어리 세 주인공 ⓒ KBS
<남자 셋 여자 셋> <순풍산부인과> <달려라 울엄마> 등의 잘 나가던 시트콤들도 몇 년씩 이어진 경우는 없었다. 물론 시청률과 관계가 있다. 보통 10%대면 평균이라고 보인다. 한때 20%를 상회하던 때도 있는 시트콤 <올드미스다이어리>를 분석해 본다.

미국의 연속극(SoapOpera, 우리나라는 시트콤이라 부르는 관객의 웃음소리가 포함된 코미디 드라마) 중 최고봉이라 불릴만한 <프렌즈>(Friends)는 얼마전에 무려 10시즌을 마지막으로 종영을 맞았다.

그 동안 출연한 여자 셋, 남자 셋의 배우는 매 시즌을 거듭할 때마다 기하급수적으로 자신들의 몸값을 높여갔다. 전세계로 더빙 혹은 자막처리되어 방영되었고 그 인기는 '외국인'과의 어색함을 깨는 대화거리로 사용된 적도 있었다. 왠만한 블록버스터 영화의 위력에 뒤지지 않을 정도다.

프렌즈
프렌즈 ⓒ NBC
우리나라의 경우는 아무래도 젊은이들을 타깃으로 만들다 보니 시청자 층이 얇을 수밖에 없었던 것이 사실이다(대표적으로 <논스톱> 시리즈가 그렇다). 그래서 <올드미스다이어리>에는 이러한 단점을 극복하면서도 내용을 더 두텁게 해주는 장치가 있다.

<올드미스>는 최미자, 오윤아, 김지영 이 셋을 지칭하지만 더불어 미자네 집의 세 할머니를 가리키기도 한다. 이 할머니들의 이야기는 자칫 젊은이들의 회사나 연애 이야기에 가족, 또는 마을에서 생기는 에피소드의 확대를 이끄는 캐릭터들이다. 각 캐릭터들이 생생하게 살아있으며 이야기의 현실감을 배가한다. 빠져서 흠뻑 웃을 수 있는 역할을 해 준다는 것이다. 하지만 좀더 분발해야 할 점이 많이 보인다.

하나, 연애이야기. 길어지면 진부하고 지루하기 십상이다. 어차피 관계는 주인공 셋 사이에서 이루어지고 가끔 조연처럼 등장하는 인물들이 소스처럼 향을 더한다. 올드미스 다이어리의 경우는 시청자를 확 이끄는 '사건'이 없다.

사건의 부재가 주인공 미자와 지 피디의 연애일상사를 지루하게 비추고 있다. 지영과 동직의 관계에서 생기는 에피소드도 바닥이 난 것처럼 보이며, 짝사랑 중인 정민의 정체성도 굳어져 버린 것처럼 보이는 커플사이로 좀처럼 들어갈 만한 기회를 엿보지 못하는 것이 사실이다.

둘, 가족이야기. 미자네 집 식구중에 가장 특이한 캐릭터라면-생긴것까지 포함해서-처남이라고 불리는 미자 외삼촌이다. 직업은 주부이며 과거에 괴력을 자랑하기도 하고, 집요함과 내기에 미쳐서 사는 모습이 매우 인간적이었다. 마흔이 넘도록 장가를 못가서 외로워 하는 마음이 남편없이 혼자인 세 할머니와 앙상블을 이루며 보는 이로 하여금 동화시키고도 남음이 있다.

하지만 성격이 약하다. 조금은 극단적인 케이스들을 등장시켜서 캐릭터를 강화시켜 나갈 필요가 있다. 미자 아버지(임현식 역)에게 학대당하는 장면들도 더 이상 등장하지 않는 것이 조금 의아한 요즈음이다.

셋, 직장생활 이야기. 등장하는 청춘남녀들은 모두 전문직에 종사하고 있다. 등장인물의 셋이나 같은 공간에서 일을 한다는 것이 약점이다. 직장생활의 에피소드의 한계를 가져오는 설정이라 생각된다. 더불어 적절한 유명인사 카메오로 보는 이들에게 즐거움을 주어야 할 것이다. 오윤아, 김정민은 그냥 유능한 직업인으로 둥그렇게 묘사될 뿐이다. 그들의 노력이나 직장생활을 통해서 성장하는 성장기는 보이지 않는다.

애청자를 만드는 것은 잘 짜여진 각본에만 의존하는 것이 아니다. 그때 그때 재미있는 일과 대사가 만족시켜주는 것은 일부이다. 살아 움직이는 캐릭터들이 사랑받을 때 '장수'의 길이 보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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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는데로 생각하지 않고, 생각하는데로 살기 위해 산골마을에 정착중입니다.이제 슬슬 삶의 즐거움을 느끼는 중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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