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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동원
사실 용은 낮이나 밤이나 같은 자리에 같은 모습으로 굳어 있다. 그러나 파도는 낮이나 밤이나 그 주변을 맴돌며 용을 부추긴다. 저 하늘로 날아오르라고.

ⓒ 김동원
멀리 호텔의 불빛이 화려하다. 용은 전설을 끌고 날아오르고, 호텔에선 때로 사람들이 욕망을 끌고 날아오른다.

ⓒ 김동원
하루쯤 용의 날을 만들어 주변의 불을 모두 끄고 용의 비상을 준비해주는 것은 어떨까. 칠흑의 어둠 속에서라면 상상의 날개를 빌릴 수 있지 않을까. 그러면 우리의 용도 그 육중한 바위의 하중을 툭툭 털어버리고 얼마든지 날아오를 수 있지 않을까.

ⓒ 김동원
용의 뒷모습을 궁금해 하지 말라. 당신이 용의 뒷모습을 보는 순간, 용은 용의 모습을 잃은채 싸늘한 돌덩이로 변해 버린다. 혹 한순간 그런 실수를 저질렀다면 가장 용이 용답게 보이는 곳에 자리를 잡고 당신의 숨결을 나누어주라. 그러면 용이 다시 돌아올 수 있다.

ⓒ 김동원
용의 귀환, 당신이 나누어준 숨결에 힘입어 용은 다시 돌아왔다.

ⓒ 김동원
처음에 나는 파도가 용의 승천을 부추긴다고 생각했으나 한참 용의 주변을 맴돌다가 그 생각을 바꾸고 말았다. 그 파도를 일으킨 것은 사실은 용이었다. 그가 몸을 꿈틀대거나 부르르 떨고 있는 것이며, 그때마다 바다가 일렁이는 것이다.

ⓒ 김동원
생각을 바꾸자 용트림의 몸짓을 따라 파도가 튀어오른다. 용의 목덜미까지.

덧붙이는 글 | 사진은 2004년 10월 19일에 찍은 것이며, 개인 블로그인 http://blog.kdongwon.com/index.php?pl=90에 동시에 게재되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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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메라를 갖고 돌아다니면 세상의 온갖 것들이 말을 걸어온다. 나는 그때마다 사진을 찍고 그들의 말을 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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