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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라솔 위에 몸을 눕힌 나뭇잎은 처음 시선을 마주했을 때의 느낌은 슬픔이었지만 계속 들여다 보니 아주 편안해 보였다. 마지막이란 슬프면서도 한편으로 편안한 것일까.
자세히 들여다 보면 장미의 그 화려한 꽃잎엔 삶의 흔적이 여실이 남아 있다. 올해는 진딧물 약이 아주 효험이 좋았음에도 불구하고 그들은 그 와중에서도 살아남아 장미의 여린 꽃잎을 파먹으며 삶을 이어간 것이 분명하다. 꽃잎 하나가 지상으로 내려올 때 그들의 삶까지 모두 끌고 함께 내려와 버렸다. 항상 장미를 볼 때면 그 화려함 때문에 일상의 비루함에 대해선 한번도 생각이 미친 적이 없었지만 그 끝자락의 꽃잎 하나는 장미의 아름다움 역시 삶의 한가운데 있었음을 일러주고 있었다.
햇볕 속에서 꽃잎이 말라간다. 한때 꽃의 아름다움을 키우고 양육했던 햇볕이 이젠 그 아름다움을 파삭파삭하게 말려 지워지지 않을 기억으로 진한 채색을 덧입히기 시작했다.
햇볕에 몸을 말리고 있는 꽃잎의 곁에서 하루살이 한마리가 꽃꽃한 자세로 삶을 마감한 채 함께 몸을 말리고 있었다. 정지된 그들의 시간 옆으로 5월의 마지막 시간이 무심히 흘러간다.
마른 몸도 여럿이 몸을 부비고 있으면 그 느낌이 따뜻하다. 때로 서로 부빌 수 있는 체온의 따뜻함보다 더 큰 위안은 없다.
덧붙이는 글 | 개인 블로그인 http://blog.kdongwon.com/index.php?pl=88에 동시에 게재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