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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효성출판사
우리나라의 땅을 여기 저기 둘러보며 전국을 훤히 들여다 볼 수 있는 사람이 있을까? 여름휴가 시즌을 맞이해 너도나도 해외로 나가자는 병에 걸려 모두들 자신이 살고 있는 땅을 등한시하고 있다.

그런데 이 땅을 너무나도 사랑한 나머지 10년 동안 우리 땅을 순례하는 사람이 있다. 이런 사람이 있다니 그래도 다행이라는 생각이 들면서도 의아한 눈초리를 보내지 않을 수 없다.

그런데 어쩌겠는가. 그런 사람이 있다는데, 게다가 10년 동안 국토순례를 하면서 여행기까지 썼다. 바로 <우리는 걷는다>라는 책이다. 여름방학이면 열 명 남짓한 제자들과 국토 도보순례를 떠나는 윤병용(45) 서울 창북중학교 선생 이야기다.

그는 아이들을 보면서 말한다. '불과 열흘간의 여행이지만 아이들이 쑥쑥 자라는 게 눈에 보입니다'라고. 그가 국토순례를 나선 것은 어떤 일에든 금세 싫증을 느끼고 쉽게 포기하는 요즘의 학생들을 안타깝게 여겨오던 차에, 1995년부터 매년 아이들과 함께 국토를 순례하기로 마음먹기 시작부터였다.

이 책에는 그렇게 10년이란 시간동안 학생들과 동고동락을 하며, 국토순례 기록을 생생이 담아냈다. 손수 밥을 해먹고, 텐트를 치고 야영하며, 한여름 무더위와 싸웠던 현장의 감동까지 그리고 있다.

우리 땅 방방곡곡을 걸어서 순례해 온 것이 어느새 10년이 되었습니다. 국토순례는 단순히 열이틀 동안 350킬로미터를 걷는 것 그 이상입니다. 손수 밥해 먹고 텐트 치고 야영하며, 의식주에 필요한 모든 것을 꾸려 10킬로그램이 넘는 배낭을 메고 한여름 무더위와 싸워야 합니다. 어쩌면 열다섯 살 아이들에게는 너무나 버거운 일인지 모릅니다. 하지만 국토순례를 통해 긍정적으로 변화해 가는 아이들을 지켜보면서 국토순례가 청소년의 바른 성장과 교육을 위한 새로운 대안이 될 수 있다고 생각했습니다. 입시와 성적에 얽매인 환경에서 벗어나 자연과 함께 하는 활기찬 모습에서 희망을 볼 수 있었던 것입니다.- '책을 펴내며'에서

강원도 양양에서 서울까지 250킬로미터를 걸었던 1995년의 첫 횡단, 경남 남해부터 임진각까지 600킬로미터를 걸었던 1996년의 종단, 강원도 화진포부터 강화도 외포리까지 분단의 아픔이 서린 휴전선 인근 민통선을 따라 420킬로미터를 걸었던 1997년의 횡단, 강원도 화진포에서 임진각까지 걸었던 350킬로미터의 2001~2004년의 횡단 등이 자세하게 기록되어 있다.

저자는 국토순례를 통해 긍정적으로 변화해 가는 아이들을 보면서, 국토순례가 청소년의 바른 성장과 교육을 위한 새로운 대안이 될 수 있다고 생각했다고 한다. 고난의 과정이 많았지만 그를 통해 어리다고만 생각했던 아이들이 당당하고 자신감 넘치는 모습으로 변해 가는 것이 참으로 그러하다. 이제까지 국토순례에 대한 체계적이고 구체적인 자료가 없어 안타까워하던 이들에게 도움이 될 만한 책이다.

우리는 걷는다

윤병용 지음, 효형출판(20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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