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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6일 이주노동자 로크만씨가 출입국관리소의 단속 중 발에 부상을 입어 입원 중이다.
지난 16일 이주노동자 로크만씨가 출입국관리소의 단속 중 발에 부상을 입어 입원 중이다. ⓒ 진용석
법무부 산하 출입국관리소의 이주노동자에 대한 과잉단속이 논란이 되고 있다. 최근 출입국관리소는 오는 8월말까지 이주노동자들에 대한 자진출국을 요구하면서 경찰과 함께 합동단속을 벌이고 있다.

이 과정에서 출입국관리소는 지난 14일 새벽, 최근 출범한 이주노동자 노조위원장을 표적·폭행 연행했다는 비판을 받고 있다. 또 16일에는 단속을 피해 도망가던 이주노동자에게 폭력을 가해 발에 부상을 입히기도 했다.

지난달 말 인권위는 지난 1월 부산출입국관리소가 단속과정에서 수갑을 채운 채 이주노동자를 폭행해 갈비뼈가 부러진 사례를 공개하기도 했다. 이에 대해 관리소측은 "표적수사·과잉단속은 어불성설"이라는 반응이다.

출입국관리소, 이주노동자 과잉단속 논란

지난 14일 새벽 1시 지하철 뚝섬역에서 아노아르(방글라데시) 서울경기인천 이주노동자노조 위원장이 단속반에 의해 연행됐다.

연행 과정에서 그는 다리와 얼굴, 목, 머리 등을 다쳤다고 한다. 오른손 역시 구타로 인해 감각이 무뎌졌다고 한다. 아노아르 위원장은 현재 청주 외국인보호소에 수감 중이다.

이와 관련 이주노동자 노조 정원경 사무차장은 "(연행 당시)아노아르 위원장은 전신에 찰과상을 입었다"며 "특히 목과 머리가 발에 밟혀 상처가 많이 났다. 거의 집단폭행을 당했다"고 말했다.

정 사무차장은 "이는 노조 탄압을 위한 표적 연행이었다"라고 주장한 뒤, "당시 5~6명이 계속 따라왔는데 처음엔 노숙자인지 알았다. 나중에 단속반을 만나 뒤로 도망가려 했는데 따라오던 사람들이 (나를)막아섰다"는 아노아르 위원장의 말을 전했다.

정 사무차장은 또 "수십 명의 대대적인 단속반과 5대의 차량이 동원된데다 곧바로 청주 보호소로 이송시키고 강제추방 시키기 위한 절차를 밟는 것은 치밀한 작전에 의한 것이라고 볼 수밖에 없다"고 주장했다.

23일 이주노동자들이 명동성당 앞에서 '아노아르 위원장 석방'을 주장하는 집회를 개최했다. 아노아르 위원장의 이름은 '안와르','아노아르' 등이 병기되고 있지만 본인이 '아노아르'로 불러주기를 원한다고 이주노동자노조측은 밝혔다.
23일 이주노동자들이 명동성당 앞에서 '아노아르 위원장 석방'을 주장하는 집회를 개최했다. 아노아르 위원장의 이름은 '안와르','아노아르' 등이 병기되고 있지만 본인이 '아노아르'로 불러주기를 원한다고 이주노동자노조측은 밝혔다. ⓒ 강이종행
구타에 투석까지... "부상 노동자 장애 위험"

지난 16일에는 단속반에 연행됐다 탈출하는 과정에서 로크만(방글라데시)씨가 부상을 입었다.

노조는 "단속반에 의해 체포된 로크만씨가 도주를 시도하다 단속반에서 던진 물건에 의해 오른쪽 발꿈치 뼈가 부러지고 인대가 손상되는 부상을 입었다"고 주장하고 있다.

로크만씨는 수술이 늦어지면 불구가 될 수도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상처부위가 부어올라 수술을 하기 힘든 상황이라고 한다.

이와 관련 노조는 23일 오후 명동성당 앞에서 집회를 열어 "노동자로서 정당한 권리를 얻기 위한 투쟁에 정부는 탄압을 중단하라"며 "아노아르 위원장을 즉각 석방하라"고 주장했다.

이러한 이주노동자 과잉단속 논란에 대해 국가 인권위원회(위원장 조영황)는 현 출입국관리법령의 문제점과 개선책 등에 대한 검토에 들어간 상태다.

인권위, 불법체류자 과잉단속 개선 방안 검토 중

출입국관리소측은 이러한 노조의 주장을 부인하고 있다.

출입국관리소 관계자는 23일 오후 <오마이뉴스>와의 통화에서 아노아르 위원장 연행에 대해 "집중 단속 기간에 연행된 것일 뿐 표적수사의 결과가 아니다"라고 강조했다.

그는 또 "우리는 표적수사 할 인력도 없고 (아노아르가 표적수사를 당할만한) 가치도 없다. 그는 유명한 사람도 아닌 불법체류자의 한 사람일 뿐"이라며 "연행 때 경찰도 없었고 많아야 12명 정도의 단속반이 나갔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부상을 입은 로크만씨와 관련해 "진짜 단속반에게 폭행을 당했는지 자체조사를 해야 한다. 노조측에 공문을 보내 협조를 요청했는데 도와주지 않는다"며 "만약 잘못된 점이 있다면 우리가 숨길 이유가 없지 않은가"라고 말했다.

과잉단속을 하고 있다는 비판에 대해서는 "단속을 안할 수 없지 않은가"라고 반문한 뒤 "본인이 저항하지 않으면 다치지 않는다. 단속 과정에서 도주나 저항을 하면 제압해야 하는데 그 과정에서 바닥에 넘어지거나 벽에 부딪히기도 한다"고 답했다.

이어 "우리는 깡패가 아니다. 그러나 의도하지 않은 부상도 생긴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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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년 동안 한국과 미국서 기자생활을 한 뒤 지금은 제주에서 새 삶을 펼치고 있습니다. 어두움이 아닌 밝음이 세상을 살리는 유일한 길임을 실천하고 나누기 위해 하루 하루를 지내고 있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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