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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정재현
나이트클럽에 60살 이상 어르신들이 춤판을 벌이는 중이다. 어르신 스포츠댄스가 펼쳐진다. 20일 오후 2시 대낮에 부천의 한 나이트클럽에 어르신들로 하얗게 찼다. 5백여 명이 모였다.

나이트틀럽 엘리베이터 입구에는 '조용필'로 대표되는 웨이터(종업원) 대신 분홍색 한복의 오정구노인종합복지관 총학생회(위원장 목진흥) 소속 회원 어르신 자원봉사자들이 자리를 지켰다. 어깨띠를 맨 자원봉사자 어르신들은 다른 층에 있는 엘리베이터를 내려 대기시키느라 입구를 연신 오간다. 그리고는 참석하는 어르신들을 향해 "어서 오라"며 고개를 숙였다.

ⓒ 정재현
노란색 조끼를 입은 부천 덕산중학교 학부모봉사단 15명도 눈에 들어온다. 관객들에게 박수를 독려하고, 춤을 추라고 끌어내기도 한다. 주방 일부터 뻥튀기를 퍼서 나르는 것도 이들 몫이다. 오늘은 웨이터나 다름없다.

드디어 본 행사가 시작됐다. 부천 오정노인종합복지관 총학생회 목진흥 위원장은 "복지관이 아닌 이곳에서 만나서 더욱 반갑습니다. 지금으로부터 은빛세상 페스티벌을 시작하겠습니다"라는 개회사로 이날 행사가 시작됐다.

ⓒ 정재현
오정구 어르신을 중심으로 초대된 이 날 행사는 행사 전체가 한편의 대형이벤트였다. '맥주 2개와 과일 안주 1개' 기본이 놓일 탁자에는 작은 음료수 1병과 뻥튀기, 바나나와 방울토마토가 대신했다. 떡도 있다. 웨이터 대신 자원봉사자들이 음식을 날랐다.

첫 공식행사인 베스트 드레서 선발대회가 시작됐다. 긴 부채를 들고 등장한 도포의 고전무용반 오정순, 서추자, 사물반 지용순 할머니가 허리를 연신 흔들어 대며 어르신들의 눈길을 잡는다.

이어서 '공주는 못 말려' 수준의 분홍색 드레스를 입거나 웨딩드레스를 걸친 7명의 '공주형 미인'이 등장했다. 환호가 가득하다. 사실은 남자였다. 7명의 공주는 할아버지였다. 가발로 변장하고 입술에 립스틱을 바르고 여성으로 변장했다. 영락없는 여성이다. 허리를 흔들며 작은 눈을 흘기며 애교를 날린다.

이어 등장한 축하가수 한태선씨도 통기타로 새타령을 "쑤국 쑤쑥" 어깨를 들썩이게 만든다. 노랗게 물들인 가수 한씨의 머리색과 한오백년, 모두 오늘은 그렇게 '젊고 늙음'이 같은 공간 나이트클럽에서 섞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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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수가 빠른 팝송을 부른다. 금방 춤판으로 바뀐다. 나이가 많거나 적거나 흥겨운 노래를 부르자 50명이 나이트클럽 무대를 채운다. 두 번째 공식행사인 노래자랑이 시작됐다. 김정자 어르신의 '여자의 일생'이 시작된다. 현수막을 동원한 응원단도 있다. 이렇게 이어지는 잔치는 노래자랑에 이어 대형 집단 춤판 등 어울림 마당이 끝난 뒤 예정시간 보다 조금 늦게 마무리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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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상 '복지'와 '유흥'이 만났다. 오후 2시부터 오후 4시30분까지 이어진 '활기찬 어르신의 여가문화 창출을 위한 부천은빛세상 페스티벌'은 오정구노인종합복지관(관장 박노숙)과 (사)한국유흥음식업중앙회 부천시지부(지부장 김남두)이 공동으로 주관했다.

"축제를 준비하는 과정에서 어르신들을 많이 만났습니다. 은빛축제가 홍보되는 순간부터 어르신들이 화색이 변했습니다. 만남은 다양했습니다. 어르신들과 나이트클럽, 복지와 유흥음식업이 만나 부천지역의 복지의 새로운 관계를 맺으며 복지지평을 만들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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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천 오정구노인종합복지관 박 관장의 축사 중 일부이다. 부천은 어르신들이 즐거운 이미 '은빛세상'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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덧붙이는 글 | 경기일보에도 송고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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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간 말, 부천시민신문, 한겨레리빙, 경기일보, 부천시의원을 거쳤고, 지금은 부천뉴스를 창간 준비 중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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