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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무현 대통령 내외가 19일 오후 주한외교사절단을 청와대로 초청, 다과를 함께 하기에 앞서 사물놀이 공연을 감상하고 있다.
노무현 대통령 내외가 19일 오후 주한외교사절단을 청와대로 초청, 다과를 함께 하기에 앞서 사물놀이 공연을 감상하고 있다. ⓒ 연합뉴스 김동진

노무현 대통령과 권양숙 여사는 19일 오후 주한 외교사절단을 부부 동반으로 청와대 녹지원에 초청해 다과회를 가졌다. 노 대통령은 이날 인사말에서 전쟁관과 평화론을 피력하며 전쟁을 막고 평화를 위한 외교관들의 역할을 강조했다.

해마다 정기적으로 개최되는 이날 리셉션에는 주한 외교단장을 맡고 있는 웅고 엘살바도르 대사 내외를 비롯한 92개국 공관장과 주한 국제기구 대표를 포함, 외교단 98명(배우자 포함 162명)과 국내 인사 68명(배우자 포함시 107명) 등 260여명이 참석했다.

그런데 해마다 열리는 행사이지만, 이날도 각국의 다양한 관행과 풍습에 따른 의전상의 어려움으로 웃지 못할 촌극이 벌어지기도 했다.

아시아 한 국가의 대사는 리셉션 참석 전에 "노 대통령을 접견할 때 반드시 칼을 차고 사진을 찍어야 하는데 가능하게 해달라"고 문의해와 청와대 경호 및 의전 관계자들을 곤혹스럽게 만들기도.

이 대사는 자기 왕국의 오랜 관행임을 들어 "외교사절이 칼을 차고 주재국 국가원수와 함께 찍은 사진을 본국에 보내야 한다"고 간청해 청와대는 하는 수 없이 청와대에 들어올 때 칼은 두고 칼집만 가져오도록 해 칼집의 끝이 보이도록 기념사진을 찍었다고.

한편 남미 한 국가의 대사는 주한 외교사절단의 공식 명단에 기재돼 있지 않은 애인을 '동부인'하면 안되냐고 문의해와 곤혹스럽게 만들기도. 이 대사는 이 애인과 사실혼 관계라며 '동부인'을 간청했지만, 청와대는 "외교사절단 공식명단에 기재돼 있지 않으면 곤란하다"며 정중하게 거절했다고 한다.

한편 노 대통령은 인사말 마무리에 "제가 한국에 대해 조금 부족하다고 느낀 점이 있다"고 전제하고 "인종적 다양성이 부족하고, 그 점에 대해 한국민들 사이에서 공감대가 이뤄진 미래 프로그램을 가지고 있지 않다는 것이 극복해야할 과제가 아닌가 생각한다"면서 "제 임기동안 인종적 문화적 다양성에 대해 새로운 비전을 가질 수 있도록 문제제기라도 할 수 있기를 바란다"고 포부를 밝혔다.

그러면서 노 대통령은 "미처 아직 제도적으로는 검토하지 않았지만 알프레도 웅고 대사같이 10년쯤 계셨던 분은 아예 한국 국적으로 강제로 옮기는 방안도 고려해볼 수 있을 것"이라고 농담을 해 좌중을 웃기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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