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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매치
왜매치 ⓒ 손상호
전쟁에 참전한 미국 군인의 관심이 결국 생물종의 발견으로 이어진 것이다. 전쟁 중에도 표본을 가져간 그의 열정이 놀랍지 않은가! 이 종류 역시 학명에 발견자의 이름이 붙었다. 왜매치의 학명 '압보띠나 스쁘린제리 (Abbottina springeri)'에서 종 이름은 스프링거에서 따왔다.

이번 이끼도롱뇽의 발견은 그냥 한 종류의 발견에 그치지 않는다. 우리나라에 사는 여느 도롱뇽들보다 크기가 작다. 그도 그럴 것이 허파가 없이 살갗으로 숨을 쉬는 도롱뇽이기 때문이다. 살갗으로만 숨을 쉬려면 그만큼 크기가 작지 않고서는 온몸에 산소를 공급하기 어렵다.

그런데 이렇게 허파 없는 도롱뇽 종류의 발견이 아시아 지역에서는 처음이다. 미국 대륙에서는 다양하게 산다는데, 그 종류들과의 연관성을 어떻게 볼 것인지가 앞으로 과제다.

이번 발견을 두고 인터넷에서는 여러 의견들이 올라왔다. 누가 미국에서 가져와서 풀어놓은 것이 아니냐느니, 내가 전에 본 것이었다느니, 우리나라 학자들은 그동안 뭐하고 미국인이 찾았느냐느니 하면서.

내가 보기에 다른 나라 사람이 발견했다는 사실은 별로 놀랍지 않다. 생물종을 찾아내는 일은 틀에 박힌 생각으로는 곤란하다. 틀에 박힌 실태조사를 아무리 많이 해도 새로운 발견은 어렵다. 새로운 시각과 방법의 접근, 또 그 일 자체를 즐기는 사람에게 기회가 올 가능성이 높다. 우리가 준비만 되어있다면 다른 나라에 가서 생물종을 발견할 가능성도 얼마든지 있다고 본다.

사실 나라 안에 사는 대다수 국민들은 물뭍짐승(양서류)인 도롱뇽이 물뭍짐승인지 아니면 길짐승(파충류)인지도 잘 모른다. 그러다 보니 이러한 큰 발견을 두고도 누가 풀어놓은 것이 아니냐는 다소 농담같은 말들이 오가고 있다. 잘라 말하자면, 이끼도롱뇽과 같은 종뿐만 아니라 같은 속에 딸린 종류도 우리나라는 물론이고, 미국 대륙에서도 발견된 적이 없다.

끝으로 이번 발견을 그냥 일회성 발견 정도로 생각해서는 곤란하다. 우리가 이 종류에 대해서 아는 것은 거의 없다고 봐도 좋을 것이다. 발견은 곧 관심의 끝이 아닌 시작이다. 비록 직접 발견은 미국인의 도움을 받았지만. 나라 안에서 어떻게 살아가는지에 대한 연구마저도 다른 나라 학자들에게 끌려가서는 곤란하지 않을까?

그리고 또 있다. 이 종류와 비슷한 새로운 종류들은 또 어디에 더 있지 않을까? 이번 발견을 보면서 비슷한 방식으로 살아가는, 작고 멋진 생물종의 발견을 앞으로 또 기대해 볼 수 있는 것이다. 정말 흥미진진하지 않은가!

덧붙이는 글 | 이 글은 물살이(mulsari.com)에도 올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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