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close

조선대 중앙도서관 로비 바닥·기둥·내벽 등 곳곳이 지난 3월부터 적갈색으로 변색, 얼룩이 지고있다.(*사진은 실제육안으로 보는 것과 다를 수 있습니다)
조선대 중앙도서관 로비 바닥·기둥·내벽 등 곳곳이 지난 3월부터 적갈색으로 변색, 얼룩이 지고있다.(*사진은 실제육안으로 보는 것과 다를 수 있습니다) ⓒ 오마이뉴스 강성관
지난 2002년 10월 준공된 광주광역시 소재 조선대학교 중앙도서관 1층 로비 바닥과 내벽, 기둥 등 곳곳에서 녹물현상이 나타나면서 적갈색으로 변색되고 있어 부실공사라는 지적이 일고 있다. 특히 설계변경도 없이 한국산 석재 대신 저질의 값싼 중국산을 사용했다는 의혹까지 불거지고 있어 파장이 일 것으로 보인다.

관련
기사
조선대가 '3억4천만원' 되찾지 못한 사연

중앙도서관 공사가 시작된 것은 지난 2000년 10월이다. 이 공사는 H건설사와 N건설사가 맡아 시공했다. 하지만 완공된 지 2년 5개월여 만인 3월 초부터 1층 로비 바닥과 내벽, 기둥 등 여러 곳에서 녹물현상이 나타나면서 적갈색으로 변색돼 얼룩이 지기 시작했다. 또 도서관 2층에서 바라보면, 바닥의 석재의 빛깔에 차이가 난다. 물론 저질의 한국산 석재도 녹물현상이 나타나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이에 중앙도서관 신축공사 당시부터 의혹을 제기해 왔던 제14대·15대 교수협의회 의장단은 지난 3월 성명을 발표하고 "특별진상조사위원회를 구성해 그 결과에 따라 법적·행정적·재정적 조치를 취하라"고 촉구했다.

교수협의회측은 "당시 최고책임자는 물론 설계변경도 없이 '바닥과 내벽'을 중국산 석재로 대체해 시공한 시공회사 및 감리회사 등에 대한 책임추궁이 없다"면서 "이에 대한 책임소재를 규명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들은 ▲검찰의 수사관련 문서 ▲공사비 정산을 위한 건설사와 대학본부측의 '일위대가표'에 명시된 석재의 물량과 종류 ▲변색현상이 중국산을 사용했던 것으로 드러난 광주지하철 역사 바닥에서 일어나는 현상과 동일한 점을 들어 내벽 등에 저질의 중국산이 사용됐다고 판단하고 있다. 이들은 "대학 구성원이면 누구나 내벽 등에도 중국산이 사용된 것을 알고 있다"고 단언하기도 했다. 도급계약 체결을 위해 작성된 일위대가표를 확인한 결과 '한국산' 석재로 기재된 것을 볼 수 없다는 것이다.

또 지난 2002년 검찰의 관련 사건 조사 문서 한 부분에는 "뇌('내'를 잘못 표기한 것으로 추정... 편집자 주)·외벽 부분을 중국산 화강석으로 시공한 사실은 각 인정됨"이라고 밝히고 있다.

특히 이들 교수들은 "내벽 등에 설계변경도 없이 중국산이 사용됐다"는 근거로 한 차례 있었던 자재변경 문서 등을 들고 있다.

2000년 9월 계약 당시 내벽과 바닥 등은 '한국산 (남원)임광석 30T(단위 mm를 의미, 두께)', 외벽 역시 '한국산 24T'로 설계됐다. 대학본부측 사실조사보고서와 공사관련 기성명세서에 따르면, 석재 공사 총 면적은 18,420㎡(4회차 기성명세서 - 18,456㎡).

이중 10,311㎡에 대해 지난 2001년 6월 당시 양아무개 총장은 작업지시서를 통해, '한국산 24T → 수입산 30T'로 대체 시공하도록 했다. 작업지시서 첨부 문서 중 재료비 추정단가를 산출하기 위한 문서에는 '화강석 버너구이(외벽 건식 30mm)'라고 기재된 부분도 있다.

이에 대해 이아무개 교수 등은 "석재 공사 총 면적 중 중국산으로 대체시공토록 한 면적을 제외한 8,100여㎡는 설계변경이 없었다는 의미"라며 "공사 관련 문서, 각종 조사문서에서 '내벽 한국산 30T -> 중국산 30T'로 변경한다는 내용을 보지 못했다"고 주장하고 있다.

박아무개 교수와 이아무개 교수 등은 "공사 당시 일부(외벽)를 한국산 대신 중국산으로 대체해 시공하고 있어 애초 설계대로 한국산을 사용하라고 요구했지만 대학본부에서는 '중국산이 한국산에 비해 질이 떨어지지 않는다'며 묵살했다"면서 "이대로 가면 도서관이 흉물로 변할지 모른다, 재시공을 해야한다"고 강조했다.

당시 대학측 관계자들 "마무리 돼가는 마당에... 할말없다"

조대 도서관 1층 로비 바닥 등에서 일어나는 현상은 중국산 석재를 쓴 것으로 드러난 광주지하철 역사에서 일어난 현상과 동일하다.(*사진은 실제육안으로 보는 것과 다를 수 있습니다)
조대 도서관 1층 로비 바닥 등에서 일어나는 현상은 중국산 석재를 쓴 것으로 드러난 광주지하철 역사에서 일어난 현상과 동일하다.(*사진은 실제육안으로 보는 것과 다를 수 있습니다) ⓒ 오마이뉴스 강성관
이러한 의혹에 대해 공사 당시 대학본부측 결재라인 책임자는 물론 현 대학본부 임원, 시공사 관계자 등은 여러가지 이유를 들며 답변을 회피했다.

'2001년 설계변경 당시 내벽과 바닥 시공도 중국산으로 변경했느냐'는 질문에 김아무개 당시 토목계장은 "현재 구상권 청구건으로 재판이 진행중"이라며 "(소송이) 마무리되면 말할 수 있지만 지금은 그 내용에 대해서 말하기 어렵다"고 답했다.

또 김아무개 당시 건축계장은 전화통화에서 기자가 "중앙도서관 문제로..."라고 질문을 하려하자 "지금 바빠서 안된다"며 일방적으로 전화를 끊었고, 이아무개 건설과장은 직접 사무실을 찾았으나 "설계변경이고 뭐고 할말없다, 100번을 찾아와도 소용없다, 나가라"며 취재를 거부했다. 다만 김아무개 당시 시설관리처장은 "(내벽 등) 설계변경 한 것으로 안다"며 "내역서를 보면 바꾼 것도 있고 안바꾼 것도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또 오재화 시설관리처장, 양상열 시설관리부처장은 "당시에 나는 담당자가 아니어서 그 내용을 잘 모른다"고만 답했다. 시설관리처 한 관계자 역시 '설계변경이 있었는지 설계도면 등을 볼 수 있느냐'는 질문에 "설계변경 서류는 이미 조사를 했던 것이기에 보지 못해서 모르겠다"면서 "소송 중에 있는데 확인해 주는 것이 문제가 될 것 같다"고 말하기도 했다.

석재공사를 한 하도급업체 T사의 한 관계자는 전화통화에서 "정확히 모르겠다"면서 "대학에서 확인하라, 이런 문제로 다시는 전화하지 말아달라"고 잘라말했다.

"법인이 법적 행정적 조치해야"... 법인 "그럴 계획 없다"

기둥(왼쪽 위), 벽(왼쪽 아래), 바닥 등 이곳 저곳이 적갈색으로 변색돼 보기에도 좋지않다. 한 청소부 아줌마 "바닥닦는 기계로 아무리 닦아도 없어지지 않는다"고 하소연하기도 했다. (*사진은 실제육안으로 보는 것과 다를 수 있습니다)
기둥(왼쪽 위), 벽(왼쪽 아래), 바닥 등 이곳 저곳이 적갈색으로 변색돼 보기에도 좋지않다. 한 청소부 아줌마 "바닥닦는 기계로 아무리 닦아도 없어지지 않는다"고 하소연하기도 했다. (*사진은 실제육안으로 보는 것과 다를 수 있습니다) ⓒ 오마이뉴스 강성관
의혹을 제기하고 나선 교수들은 학교법인이 직접 나서 적극적인 자세로 관련 의혹을 해소해 주기를 바라고 있다.

이를 위해 학교법인 조선대학교와 대학 집행부가 ▲모든 구성원이 참여하는 공청회 개최 ▲법인감사과·교수평의회·외부전문감사기관 등이 참여하는 특별진상조사위원회 구성을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러나 강신석 이사장은 이들과의 면담하는 자리에서 '모두 마무리된 것 아니냐'는 부정적 입장을 피력한 것으로 알려졌다. '진상조사위원회 구성' 등 주장에 대해 법인과 한 관계자는 "법인은 해당자들에게 징계조치를 내리고 구상권을 청구해 소송 중이다"며 "또 이미 검찰 수사가 있었고 마무리돼가고 있는 상황이어서 아직 그런 계획은 없다"고 밝혔다.

한편 관련업계 관계자들에 따르면, 한국산과는 달리 값싼 저질의 중국산 석재는 철 성분이 많아 외벽에 사용하더라도 수년 안에 산화하면서 적갈색으로 변하고 녹물까지 흐르는 것으로 알려졌다.

조선대 도서관 신축공사 의혹, 어떻게 제기돼왔나
공사비 과다지출 "사실무근"이라 했지만... 손실액 3억4천여만원

▲ 조선대 대운동장에서 바라본 중앙도서관.
ⓒ오마이뉴스 강성관
조선대 중앙도서관 석재공사와 관련한 의혹은 지난 2002년 공사 당시부터 제기돼 왔었다. 14대·15대 교수협의회, 조선대총동창회 등은 같은 해 5월부터 본격적으로 의혹을 제기했다.

당시 이 단체들은 한국산보다 1/2∼1/3이상 값싼 중국산으로 설계변경하면서 오히려 재료비를 증액했다며 "6억여원의 자재비를 삭감해 교비로 환수해야한다"고 주장하면서 당시 양아무개 총장을 업무상배임죄 혐의로 검찰에 고발하기도 했다. 이들은 "저질의 중국산이 아닌 한국산으로 재시공하라"고 요구했으며 당시 대학본부측은 "과다지출은 사실무근"이라며 이를 묵살했다.

당시 검찰은 '대가성 돈이 오가지 않았다'는 관계자들의 진술을 변소할 만한 증거가 없다는 이유로 '혐의 없다'고 결론냈고, 이들은 이후 대검찰청까지 항고·재항고를 청구했다.

손실액 직원에게 구상권 청구... "애궃은 직원들에게만…"

이후 교수협의회와 대학본부측의 갈등이 지속되면서 맞 고소·고발 사태를 빚기도 했다. 당시 대학측은 "중국산 역시 한국산에 비해 재질이 우수하고 가격도 동일하다"고 해명하면서 '과다지출' 의혹을 무시했지만 도서관이 완공될 즈음, 공사비 정산에 문제가 있음을 뒤늦게 확인했다.

대학본부는 지난 2004년 1월에야 '중앙도서관 석재공사 관련 사실조사위원회'를 구성, 조사를 벌여 "석재 자재비 과다지출과 노무비 이중지출로 인한 손실액 3억4000여만원이 발생했다"고 결론냈다.

이에 따라 학교법인(이사장 강신석) 조선대학교는 김아무개 시설관리처장, 이아무개 건설과장, 김아무개 토목계장 등 7명을 상대로 구상권을 청구하는 한편 이들을 징계조치했다. 대학측은 교수협의회 등이 공사비 과다지출 의혹으로 검찰에 재항고하는 동안에도 공사비를 과다하게 지출하고 있었던 것이다.

이에 대해 박아무개·최아무개 교수등 제14대·15대 교수협의회 의장단은 "정책결정권도 없는 직원들만 징계조치하고 구상권 청구로 마무리함으로써 사건의 본질을 비켜가려는 것"이라고 반발하고 있다. 대학본부측 사실조사 내용이 부실함에 따라 책임소재 규명에도 역부족이라는 것이다.

또 이들은 "당초 설계와는 달리 '외벽'을 국내산 석재에서 중국산으로 대체해 시공토록 작업을 지시한 최고책임자에 대한 책임추궁이 없다"고 지적했다. 이와 관련 박아무개 교수는 "일상적인 업무였다면 직원들이 책임을 져야하는 것이지만 고도의 정책결정 사항일 경우에는 최고감독자(결재권자)가 1순위 문책자"라면서 "공무원징계양정 등에 관한 규칙에도 이 같이 규정돼 있다"고 주장했다.

한편 이들은 3차례에 걸친 검찰 고발에도 '무혐의'로 풀려나자 이에 불복해 지난해 2003년 11월 헌법재판소에 헌법소원심판을 청구했다. 이에 대해 헌법재판소는 교수협의회·총동창회 등이 재산상 불이익의 직접 당사자가 아니라는 이유로 '각하'결정을 내린바 있다. 이에 따라 이들은 재산상 직접 피해자인 학교법인 이사장이 법적 조치에 나서라고 요구하고 있다. / 강성관 기자

댓글
이 기사가 마음에 드시나요? 좋은기사 원고료로 응원하세요
원고료로 응원하기

독자의견

이전댓글보기
연도별 콘텐츠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