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객선이 결행돼 이틀간 포항에 묶인 울릉도 주민들이 배표가 매진돼 또 다시 탑승하지 못하자 '푸대접'에 격분해 항의하는 사태가 벌어졌다.
8일 오전 11시경 포항 여객선터미널에는 울릉도 주민 20여명과 D해운 관계자 사이에 여객선 탑승을 둘러싼 실랑이가 오갔다.
"우리는 관광객이 아닌 울릉도 주민입니다. 벌써 3일짼데. 같이 배 타게 해 주이소."
"이틀 결항으로 손님이 몰려 배표가 매진된 상태입니다. 표가 없으면 배는 못 타요."
"표가 있다고 전화확인 후 급히 택시 타고 왔는데, 표가 없다니."
"표를 예매하지 않은 잘못이죠. 표가 없으면 울릉주민이라도 승선이 안돼요."
양측이 실랑이가 점차 말싸움으로 번져 울릉도 주민들은 지금까지 D해운에 가졌던 서운한 감정을 드러냈다.
"울릉주민들은 배를 반값에 탄다고 무시하나? 30%는 경상북도에서 보조하잖아?"
"울릉도 때문에 그렇게 많은 돈을 벌었지만 정작 울릉도에 한 게 머냐? 흔한 장학재단조차 없잖아?"
이에 D관계자는 "815명 여객선 정원에 10%는 주민들 몫으로 남겨둔다. 이틀간 결행된 후 늘어난 손님으로 여유좌석이 전혀 없다"며 "우리는 잘못한 게 없다. 법대로 할 뿐이다"고 답변했다.
이러한 답변에 격분한 울릉주민 10여명은 여객선 탑승출구에 드러누워 '푸대접'에 항의했다.
숙박업을 하는 배아무개 씨는 "울릉주민들은 표를 예매할 수 없다. 자리가 없으면 단체석이나 배 바닥이라도 괜찮다. 울릉도에 들어가야 생활을 할 것 아니냐?"고 하소연했다.
이에 한 주민은 표를 보이며 "저도 이런 상황을 여러 번 겪었기에 이번에는 할인된 가격이 아닌 일반가격으로 표를 샀어요. 대아측은 이 분들과 우리가 같이 가도록 노력해 주소"라고 항의성 요구를 했다.
그러나 D해운은 "우린 잘못이 없다. 법대로 하자"고 했다. 낮 12시 30분경 포항해양경찰서 직원 10여명이 나왔으며 결국 표가 없는 주민들은 승선을 포기했다.
터미널에서 여관으로 발길을 돌린 주민들의 말이다.
"우리가 격분한 걸 이해하질 못할 분도 있겠지요. 이런 감정은 어제 오늘 생긴 게 아닙니다. 마음에 담은 걸 표현하니 속이 후련합니다."
"다른 기업들은 고객만족을 외치며 서비스를 다하는데, 울릉주민들은 최대의 잠재적 고객이란 걸 알아야죠. 이런 현상은 D해운이 20년 간 여객선을 독점 운항한 탓이 아니겠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