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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주)창비
'어린왕자'를 읽는다. 어린 시절에는 그림과 환상적인 내용에 매료됐다. 청소년기인 학생 때의 느낌은 또 달랐다. '사랑', '익숙해지기' 라는 단어가 가슴에 와 닫기 시작했고, 오늘 나는 그 동화 속에서 어른의 무지함과 순수를 잃어버린 가슴에 대한 안타까움과 '관계'에 대한 교훈을 얻는다.

동화는 어린이들만 위한 것이 아니다. 그 대부분은 어른이 쓴 것이고 자세히 들여다보아서 그 속뜻을 알기에는 적지 않은 연륜이 필요한 것이다. 요즈음 도시에서는 환경과 생태, 자연으로의 회기에 관심이 늘어가고 있다. 태어나서 지금까지 도시에서만 생활한 사람들은 많은 것을 놓치고 산다. 우리와 더불어 가는 생물과 지구의 자연에 대한 관심은 현실에 쫒기다 보면 놓치기 쉽다. 초등학생들이 배우는 자연은 그림과 사진을 통해서 이루어진다. 하지만 그것들이 머릿속으로 들어가거나 가슴으로 와 닫기는 힘든 게 사실이다. 그 보다는 구구단(심지어 십구단까지)이나 영어알파벳을 '외우는 데'힘을 쏟기도 벅차다.

교육상 주말엔 농장에 가서 우리의 먹을거리를 직접 심고 가꾸면서 배우는 집들이 늘고 있다. 어쩌면 영영 놓치고 말, '마트에서 봉지에 싸여 파는 것'으로만 길들여질지 모르는 것을 걱정한 어른들의 작은 조치다.

5학년, 6학년 도시아이의 눈으로 보는 호기심 가득한 시골의 식물들. 저자는 아이의 말투와 생각을 담아서 '여름방학이야기'를 펼친다. 흔하지만 이름 모를 들풀들의 생김새와 쓰임새(먹을거리, 약효 등)를 시골 할머니와 시골 아이들의 입을 빌어 차근차근 이야기 해 준다.

질경이, 씀바귀, 뱀딸기, 쇠비름 등의 이름을 들어 본 적 있는가? 어떻게 생긴 식물인지 궁금한가? 어른이라도 읽어보자. 방안에서 풀꽃향기 가득함을 느낄 수 있다.

생태동화집을 표방하는 이 책은 창작과 비평사에서 나왔다. 장편 소설 "그리운 시냇가", 생태 에세이 "삶이 있는 꽃 이야기", 동화 "딸고마이", "고독한 가수와 꼬마 배우"등의 책을 펴낸 이상권님이 쓰고, 정수영님이 그림을 그렸다. 이제는 유명한 보리출판사의 작고 예쁜 식물 세밀화가 포함되어 있다.

풀꽃과 친구가 되었어요

이상권 지음, 김미정 그림, 현암사(20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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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는데로 생각하지 않고, 생각하는데로 살기 위해 산골마을에 정착중입니다.이제 슬슬 삶의 즐거움을 느끼는 중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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