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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달 8일 세종대 학생들은 세종로 정부종합청사 앞에서 교육부의 민주 이사 파견을 요구하며 집회를 벌였다.
지난달 8일 세종대 학생들은 세종로 정부종합청사 앞에서 교육부의 민주 이사 파견을 요구하며 집회를 벌였다. ⓒ 박상규
교육부가 세종대 사학비리와 관련, '임시이사 파견 여부'에 대해 빠른 결정을 내리지 않아 비판받고 있다.

그동안 사학비리를 고발해온 민주세종건설을위한공동투쟁위원회(이하 세종투위·위원장 박춘노)는 2일 "교육부 감사 결과, 세종대에 임시이사를 파견할 것으로 보였는데 지금까지 아무런 결정도 나오지 않았다"며 "이로 인해 세종대가 빠져나갈 구멍을 마련해줬다"고 교육부를 비난했다.

세종대는 지난 2003년부터 '사학비리의 종합선물세트'라는 오명을 떠 안으며 논란을 일으켜 왔다. 급기야 지난해 11월 교육인적자원부(교육부)는 학교와 모 재단인 대양학원에 대해 전면 감사를 벌였다. 교육부는 지난 2월에 감사결과를 발표하고 "대양학원은 2개월 내에 교비 113억 3000만원을 회수하거나 변상하라"는 등의 조치를 내렸다. 조치 시안은 지난달 12일. 교육부는 이날까지 세종대의 조치가 없을 경우 9명의 임시이사를 재단에 파견한다고 발표했다.

이와 관련, 지난달 22일 <한국일보>에서 "교육부가 '감사 시정조치 사항을 이행하지 않아 임시이사 파견이 불가피하다'는 방침을 정했다"고 보도하면서 임시이사가 조만간 파견될 것 같은 분위기가 감지됐다.

그러나 20여일이 지난 현재까지 이사는 파견되지 않고 있다.

세종대, 임시이사 파견 이뤄지지 않아... 세종투위 "교육부와 결탁"

이와 관련해 세종투위는 "교육부가 결단을 내리지 못하는 사이 대양학원(세종대)측에서 권모술수를 동원해 교묘히 피해가려 한다"고 비판했다.

오는 3일 대양학원은 임시이사회를 개최할 예정이다. 이날 학원측은 사퇴의사를 밝힌 주명건 이사장의 사표수리와 오는 7월 임기가 끝나는 4명의 이사를 대신할 신임 이사를 선발한다.

박춘노 세종투위 위워장은 2일 <오마이뉴스>와의 통화에서 "학교측은 이사장을 포함해 5명의 이사를 새로 뽑아 (교육부의)감사 결과가 영향을 미치지 못하게 하려는 술책을 쓰고 있다"며 "교육부의 임시이사가 와도 과반(9명 중 5명)을 확보해 임시이사의 역할을 최소화 하려고 하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이어 "이렇게 결정이 늦어진 것에 대해 교육부와 학교측이 야합했다는 의혹을 떨쳐버릴 수 없다. 오늘이라도 임시의사 파견을 결정해야 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박 위원장은 특히 "사학분쟁조정위원회에서 '임시이사 파견을 전제'로 한 회의를 열고 후보자까지 검토했다고 들었다. 이것만 봐도 임시이사 파견은 이미 확정된 것이나 다름없다"며 "교육부가 왜 결정을 내리지 않고 있는지 이해할 수 없다"고 비판했다.

같은 날 정오 세종대 학생회도 서울 세종로 교육부 앞에서 '불법적인 이사회 중단과 민주이사 파견 촉구' 기자회견을 열었다.

조덕현 세종대 학생회장은 "교육부 관계자로부터 실무진 차원에서는 임시이사를 파견하자는 내용을 올렸는데 장관이 결제를 하지 않아 2주씩이나 걸렸다는 얘기를 들었다"며 "사학비리를 관리·감독해야 할 교육부가 왜 자신들의 임무를 회피하려고 하는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세종대, 새 이사 4명 선임 예정... "임시이사 무력화 위한 술책"

이에 대해 교육부 관계자는 "세종대가 이행사항을 외형적으로는 '이행했다'고 보고했지만 보다 신중히 검토하고 있다"며 "아직까지 임시이사를 보낼지 결론을 내리지 않았다"고 밝혔다.

그는 이어 "세종투위 등이 보낸 후보자는 그야말로 후보자일 뿐"이라며 "최대한 빨리 결정하기 위해 노력하겠다"고 덧붙였다.

세종대에서 3일 4명의 이사를 선출하는 것과 관련, 또 다른 관계자는 "재단에서 새 이사를 선임하더라도 임시이사를 보낼지 여부를 결정 내릴 때까지 승인을 유보할 것"이라고 해결방안을 내놨다.

그러나 이러한 교육부의 입장에 대해 박 위원장은 "재단측에서는 당연히 행정소송을 낼 것이고 처리가 늦어지는 만큼 혼란만 가중될 것"이라며 "교육부에서 책임을 회피한다는 비판을 면하기 어렵게 될 것"이라고 비판했다.

이에 대해 교육부 관계자는 "국회일정 등 현안이 있어서 일 처리가 늦어지는 것일 뿐 그렇게 몰아붙여선 안 된다"고 대응했다.

한편 세종대 학생회는 3일 대양학원에서 이사회를 개최할 경우 이를 저지하기 위한 기자회견을 연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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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년 동안 한국과 미국서 기자생활을 한 뒤 지금은 제주에서 새 삶을 펼치고 있습니다. 어두움이 아닌 밝음이 세상을 살리는 유일한 길임을 실천하고 나누기 위해 하루 하루를 지내고 있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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