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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어총각과 인삼아씨가 만나 옥동자를 낳으니 이것이 '장삼탕'이다.
장어총각과 인삼아씨가 만나 옥동자를 낳으니 이것이 '장삼탕'이다. ⓒ 윤형권
'장어'하면 미용과 스태미너 식품의 대명사로 통한다. 펄떡펄떡 뛰는 장어는 보기만 해도 힘이 절로 넘친다. 장어는 양질의 단백질과 비타민A, 불포화 지방산이 듬뿍 들어 있는 영양 덩어리다.

이런 장어에다 인삼을 넣어 주군(主君)으로 삼고 당귀, 천궁 등 한약재와 찹쌀, 은행, 밤 등이 신(臣)이 되어 군신좌사(君臣佐使)를 갖춰 옥동자를 낳으니 이것이 그 유명한 장삼탕(長蔘湯)이다.

장어는 영양덩어리다. 상추나 깻잎에 싸서 한입에 넣으면 천하가 내것이다.
장어는 영양덩어리다. 상추나 깻잎에 싸서 한입에 넣으면 천하가 내것이다. ⓒ 윤형권
장어요리는 대개 숯불에 구운 '장어구이'가 일반적인데, 뚝배기에 끓여낸 장삼탕은 얼핏 보기에는 삼계탕과 비슷하다. 닭 대신 장어가 들어갔으니까 맛도 비슷하려니 하면 큰 오산. 장삼탕을 한 숟가락 푹 퍼서 혀 끝에 대는 순간, 미각세포를 통해 온몸으로 느껴지는 것은 삼계탕과는 하늘과 땅 차이 즉, 천양지차(天壤之差)다.

장어가 주군인 장삼탕 맛을 한마디로 표현하면 '부드럽고 담백하다'라고 할 수 있다. 장삼탕은 삼계탕에 비해 그 맛이 훨씬 부드러울뿐더러 단맛이 약간 도는 담백한 맛이다. 어린아이부터 노인에 이르기까지 남녀노소를 불문하고 누구나 좋아할 것 같다. 장어와 인삼 그리고 당귀, 천궁, 백작약 등 기와 혈을 북돋아주는 한약재의 절묘한 조화는 병후회복과 산후조리, 정력증강, 미용에 좋은 최고의 보양식품이라고 할 수 있다.

충북 청주 지역에서 장삼탕을 처음 개발한 사람은 분평동에서 장어구이집을 하고 있는 남정혜(50)씨. 남씨는 20여년 전 '뭔가 색다른 장어요리가 없을까?'해서 궁리 끝에 개발한 것이 '장삼탕'이다. 장어에 인삼과 한약재를 넣고 삼계탕처럼 푹 고아서 만들었다고 해서 '장삼탕'이라고 이름을 붙였다.

남씨는 장삼탕을 손님들에게 처음 내놓을 때만 해도 '손님들이 좋아하려나?'하고 좀 쑥스럽기도 하고 두려운 생각이 들었다고 한다. 그러나 장삼탕에 대한 손님들의 반응은 좋았다. 남씨는 "장삼탕을 먹어본 사람들은 담백하고 부드러운 맛에 반해서 장어구이보다 인기가 더 높다"고 한다.

장삼창을 처음 개발한 청주 원미장어구이집 남정혜 씨와 남편인 김종권 씨.
장삼창을 처음 개발한 청주 원미장어구이집 남정혜 씨와 남편인 김종권 씨. ⓒ 윤형권
남씨네 장삼탕은 청주 지역의 식도락가들 사이에 모르는 사람이 없다. 밤새껏 마신 술에 지친 간장을 해독하는 데는 장삼탕이 더할 나위 없이 좋다. 장삼탕은 애주가뿐만 아니라 일반인들도 즐겨 찾는다.

"삼계탕도 아니고 죽도 아닌 것이 혀에 짝 달라붙어 살살 녹입니다"며 장삼탕 한 그릇을 뚝딱 비우고 땀을 닦는 박종혁(목사)씨. 박 목사는 목회하면서 기운이 좀 허하다 싶으면 남씨네 장삼탕을 찾는다고 한다. "청주 지역 여러 곳에서 장삼탕을 내놓지만 남씨네 장삼탕이 원조입니다. 이곳 장삼탕은 뭔가 다릅니다"며 침이 마르도록 칭찬을 한다.

날씨가 점점 더워가고 있다. 사람의 몸은 기온이 높을수록 체온유지를 위해 기운을 많이 쓴다. 그래서 여름철에 보신탕을 많이 먹는데 이것은 조상님들 지혜다. 여름철 보양식품으로 보신탕, 추어탕 등도 좋지만 올 여름엔 장삼탕 한번 드시길 권한다.

덧붙이는 글 | <제2회 청주예술제> 4.21 ~ 5.10

청주지역 예술의 모든 것을 보여주는 청주예술제가 청주시 지역에서 열리고 있다. 청주는 가족들끼리 나들이하기에 좋는 곳이다. 경부고속도로나 중부고속도로를 이용하면 찾아오기 쉽다. 세계에서 가장 오래된 금속활자본인 '직지심체요절'을 인쇄한 흥덕사 자리에는 고앤쇄박물관이 있다. 고려광종 13년에 만든 용두사지철당간, 둘레 4.2km인 석축산성인 상당산성, 문자의 거리, 국립청주박물관 등 볼거리가 풍성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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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무를 깎는다는 것은 마음을 다듬는 것"이라는 화두에 천칙하여 새로운 일을 모색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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