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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대에 이어 전북과학대에서 강의한 하리수
서울대에 이어 전북과학대에서 강의한 하리수 ⓒ 정종인
'트랜스젠더'라는 21세기 화두를 몰고 왔던 하리수. 하리수가 자신이 출연했던 연작 드라마 <떨리는 가슴>을 모니터하며 "지난날의 애환이 떠올라 혼자 많이 울었다"고 밝혔다.

국내 활동은 물론 대만과 중국 등 '한류 열풍' 주역으로 급부상하고 있는 하리수는 인터뷰를 통해 TV 컴백작인 문화방송의 연작 드라마 <떨리는 가슴> 제2화 '기쁨' 편(작가 정형수·연출 고동선)을 보며 하염없는 눈물을 흘렸다고 고백했다.

지난날 사회적 소수로서 존재의 의미마저 희미한 시절 겪었던 고통과 회한 때문이었다. 하리수는 "이제는 당당히 말할 수 있다는 것만으로도 행복하다"고 말했다.

꽃향기 묻어나는 산을 배경으로 인터뷰하고 있는 하리수
꽃향기 묻어나는 산을 배경으로 인터뷰하고 있는 하리수 ⓒ 정종인
지난해 벚꽃축제에 이어 정읍을 방문한 하리수는 "샘골이라 불리는 정읍은 정절의 고장이자 동학의 고장으로 알고 있다"며 "오는 길에 하얗게 만개한 벚꽃을 보며 신나는 강연을 예감했다"고 밝혔다.

하리수는 지난 11일 오후 2시부터 전북과학대학 총학생회(총학생회장 최동석) 초청으로 이대학 2호관 4층 대강당에서 특별 강연을 했다.

전북과학대 대강당에서 강의하는 하리수
전북과학대 대강당에서 강의하는 하리수 ⓒ 정종인
이제는 당당히 말할 수 있다

<노랑머리2>로 영화에 데뷔한 이후 만능 엔터테이너로 연예계를 누비고 있는 하리수를 지난 11일 오후 2시 50분께 전북과학대 강연회를 마치고 분장실에서 단독으로 만났다. 자신의 지난 인생과 똑같지는 않지만 트랜스젠더를 소재로 한 드라마에서 당당히 주인공으로 연기하고 있는 자신을 보며 하리수는 행복 이전에 슬픔을 느꼈다고 고백했다.

MBC 문화방송의 연작드라마 <떨리는 가슴> 제2화 '기쁨' 편에서 열연을 펼친 하리수는 네티즌들의 뜨거운 반응이 일고 있다는 소식에 기쁨을 감추지 않았다. 지상파 텔레비전 드라마에서 트랜스젠더를 다룬 것은 <떨리는 가슴>이 처음이다.

실제 성전환자가 트랜스젠더 역의 주인공으로 출연하는 것도 이번이 처음이다. 하리수는 성전환 수술을 받고 남자 김창호에서 여자 김혜정으로 변신한 트랜스젠더 역으로 출연했다.

하리수는 극중에서 주인공 '혜정'으로 출연하고 있다고 자신을 소개했다.

"트랜스젠더라는 사회적 소수자의 고민과 고통, 그들에 대한 사회의 편견을 적나라하게 보여주고 있어요. 가족에게조차 거부 당하며, 부당해고되어 부당함을 항의해도 주변 사람들에게 조롱거리가 되고, 사람들의 가십거리밖에 되지 않는 그들의 모습을 리얼하게 그리려고 노력했어요."

하리수 초청 행사를 가진 전북과학대총학생회 임원진
하리수 초청 행사를 가진 전북과학대총학생회 임원진 ⓒ 정종인
자신의 연기보고 '눈물'

지난 시절 넘어져도 울지 않는 '캔디'처럼 자신의 인생을 개척해 온 하리수는 "성적 소수자인 트랜스젠더가 이끌어가는 가족 관계와 화해, 사랑, 해프닝 등을 휴머니즘적 시각으로 담아낸 작품"이라고 소개했다. 그는 "트랜스젠더라는 우리 사회의 소수자 문제를 다룬 드라마에 감동을 받았다거나 트랜스젠더에 대해 진지하게 생각해 볼 수 있었다는 등 네티즌들의 반응이 대부분 긍정적이었다는 소식을 들었다"고 말했다.

아래는 하리수와의 인터뷰 내용을 정리한 것이다.

ⓒ 정종인
- 정읍에 대한 느낌은.
"공식적인 방문은 지난해에 이어 두 번째 방문인데 항상 포근한 어머니 품같은 느낌을 갖는다. 시가지 입구에서부터 피어 있는 벚꽃도 너무 황홀하다."

- 드라마에 출연한 소감은.
"공중파 드라마에서 성전환을 다룬 게 이번이 처음이다. 많은 고민을했는데 고동선 감독님이 보여 주신 신뢰가 출연을 결심하게 된 결정적 동기가 됐다. 연기 지도는 물론 세심한 배려를 아끼지 않으신 고 감독님과 배종옥 선배, 김창환 선배님의 도움이 컸다."

- 어떤 내용으로 강연했나.
"젊은 날 용기 있는 사람이 자신의 인생을 소중히 가꾸어 갈 수 있다는 내용으로 강연했다."

- 학창 시절 본인 모습은?
"솔직히 공부 못하는 모범생이 가장 적절한 표현이다(웃음). 강연에서 많은 이야기를 들려 주려고 했는데 강의 시간이 짧아 너무 아쉬웠다. 데뷔 전에는 성에 대한 정체성 때문인지 매우 소극적인 아이였다. 남 앞에 나서지도 못하는 숫기 없는 아이였다. 사회와 충돌하며 발전해야 하기 때문에 외향적인 성격을 갖기 위해 많이 노력했다."

- 후배들에게 하고 싶은 말은.
"오늘 강연 도중 무대 위로 올라와 자기를 표현한 정읍고생을 봤다. 자신의 인생을 살아가려면 그만큼의 도전 정신이 필요하다."

- 앞으로의 계획은.
"6월까지 국내 활동에 전념하고 이후에 중국으로 건너가 한국과 중국, 대만과 일본 등 4개국이 참가하는 합작 드라마를 촬영한다. 그때까지 국내에서 미진했던 부문에 집중해 팬들의 성원에 보답하고 싶다."

- 마지막으로 한마디.
"매사에 부족한 저를 초청해 준 전북과학대학 총학생회와 정읍 시민들에게 감사한다. 미래는 도전하는 자의 몫이라는 말처럼 정읍 지역 청년들도 도전 정신을 가졌으면 한다. 정읍은 항상 방문하고 싶은 고향 같은 곳이다. 많은 사람들이 어렵지만 행복했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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