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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종빈 신임 검찰총장이 4일 오전 서울 서초동 대검찰청사에서 취임사를 하고 있다.
ⓒ 오마이뉴스 남소연
▲ 김종빈 신임 검찰총장이 4일 오전 서울 서초동 대검찰청사에서 취임식을 마친 뒤 검찰간부들과 악수하고 있다.
ⓒ 오마이뉴스 남소연

[2신 : 4일 낮 12시11분]

"권력에 대한 엄정한 파수꾼 역할... 인사 청탁 검사는 내부의 적"


"오늘날 국민이 바라는 검찰은 국민의 인권을 존중하고 국민의 아픔과 불편을 먼저 배려하는 '인권 검찰'입니다. 검찰이 국가 최고 사정기관으로서 '권력에 대한 엄정한 파수꾼' 역할을 담당하기 위해서도 국민의 인권을 철저히 지켜야 합니다."

김종빈(55·사시 15회) 신임 검찰총장은 4일 임기 2년의 첫발을 내딛으면서 밝힌 취임사 중 일부다. 김 신임 검찰총장은 '인권검찰'을 유독 강조하면서 불구속수사를 확대하고 자백위주의 수사를 지양해달라고 주문했다.

그는 또 검사들의 인사청탁을 수사 독립을 해치는 내부의 '가장 무서운 적'으로 규정, 이에 대해 엄정한 감찰권을 행사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취임식은 이날 오전 10시30분 대검찰청 15층 대회의실에서 검찰 고위간부 등 20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열렸다.

김 총장은 취임사를 통해 "우리 검찰이 참된 봉사자로 거듭나야 한다는 시대적 사명감을 가지고 이 자리에 섰다"며 "국민들도 달라지는 검찰의 모습에 성원과 격려를 보내기 시작했으나 아직도 검찰이 더 많이, 더 빠르게 변화해야 한다고 생각하고 있다"고 첫 마디를 꺼냈다.

이어 "위험수위에 달하고 있는 사회의 부정부패 척결을 위해 더욱 공정하고 철저한 수사를 요구하면서도, 한편으로는 검찰권의 남용을 경계하는 목소리도 높고 인권을 강조하는 방향으로 수사환경과 형사사법 시스템도 급속히 변화하고 있다"고 말했다.

또 김 총장은 "'남에게 대접을 받고자 하면 먼저 남을 대접하라'고 했듯이 국민들로부터 신뢰와 사랑을 받기 위해서 먼저 국민을 섬기고 국민들의 어려움을 겸손하게 보살펴야 한다"고 강조하면서 다음과 같이 5가지 역할을 다짐했다.

▲ 김종빈 신임 검찰총장이 4일 오전 서울 서초동 대검찰청사에서 열린 취임식에 참석해 국민의례를 하고 있다.
ⓒ 오마이뉴스 남소연
▲'국민 중심'의 헌신적 봉사체제 확립 ▲인권존중의 수사제도와 관행 확립 ▲검찰의 정치적 중립과 수사의 독립은 더욱 확고히 뿌리내리기 위한 노력 ▲미래를 지향하며 한 걸음 앞서가는 선진 검찰 ▲주어진 소명을 충실히 수행하기 위해 의식과 복무자세 새롭게 확립

김 총장은 특히 "검찰권이 과다하게 사용되는 것보다 절제된 상황에서 행사될 때 더욱 큰 신뢰를 얻을 수 있다"며 "불구속수사를 확대하고 자백위주의 수사를 지양해 과학적인 방법으로 증거를 확보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불구속 수사 확대, 자백위주 수사 지양"

특히 김 총장은 "인사혜택을 위해 정치권을 기웃거리는 검사는 정치적 중립과 수사의 독립을 해치는 가장 무서운 내부의 적"이라며 "검찰의 뿌리를 뒤흔드는 행위에 대해 엄정한 감찰권을 행사할 것이며 이를 토대로 모두가 승복할 수 있는 투명하고 공정한 평가시스템을 마련할 것"이라고 밝혔다.

또 김 총장은 미래 검찰의 혁신 방향에 대해 '전문화, 과학화, 투명화'을 제시하면서 공부하고 토론하는 문화와 새로운 수사기법 도입 등 수사의 과학화, 시민참여와 변호인 참여제도의 대폭 확충, 사건처리 기준의 투명한 공개 등을 약속했다.

이와 함께 김 총장은 "우리 스스로 기강을 바로 세우지 못하면 외부의 부당한 압력과 간섭의 그늘 아래 놓여질 수 있다"며 "자체 감찰활동을 더욱 엄정하게 실시하고 일선 검찰청에 자율성과 활력을 불어넣기 위해 검찰총장의 권한 중 일부를 과감히 이양할 생각"이라고 전했다.

끝으로 김 총장은 "일체의 부당한 압력과 간섭을 막아냄으로써 새 시대의 이상인 '인권 존중의 선진검찰'을 이뤄내는 데 혼신의 노력을 다할 각오"라고 다짐했다.

감찰권·인사제청권 분산 추진할 듯

김종빈 신임 검찰총장은 4일 오전 취임식 직후 대검찰청 기자실을 찾아 "총장이 가지고 있는 감찰권과 인사제청권, 이 두가지를 일선 검찰에 많이 나눠줄 생각이고 이로 인해 (감찰과 인사의) 사각지대가 발생하지 않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이어 김 총장은 "여러가지 내부규정을 살펴봐야겠지만 우선 기본 방향만을 갖고 앞으로 검사장 회의를 통해 일선 고검에서 감찰권을 행사할 수 있는 방안을 결정해 추진하겠다"며 "인권보호 시스템도 한 기관이 독점하는 것보다 국가인권위원회와 법원, 검찰 등 여러 기관에서 중복해서 맡으면 더 잘 되듯이 감찰이란 것도 중첩적으로 할수록 더 좋을 수 있다"고 설명했다.

또 '취임사에서 수사보다 인권홍호를 강조한 것 아닌가'라는 기자들의 질문에 "그동안 송광수 전임 총장과 함께 (검찰의) 정치적 중립과 수사 독립을 이뤄 국민의 신뢰를 어느 정도 회복했다면 이제는 한단계 도약으로 인권보호에 치중하겠다는 뜻이지 수사를 소홀히 하겠다는 의미는 아니다"고 설명했다.

특히 김 총장은 공직자부패수사처(이하 공수처)와 수사권 독립 문제에 대해 "(정치권에서) 공수처가 생긴다든지, 특검이 생기다든지 하는 상황과 논의가 나오게 된 것은 검찰의 불신에서 시작된 것"이라며 "우리가 검찰권을 제대로 행사했다면 이런 일이 있었을까하는 아쉬움이 많다"고 평가했다.

한편 김 총장은 이날 오후 법무부에서 발표할 검사장급 인사와 관련해 "우선 능력과 자질을 제대로 평가했고 그것을 바탕으로 조직의 안정성에 좀더 비중을 많이 두고 (법무부 장관과) 협의했다"고 말했다.

[1신 : 4일 오전 10시25분]

김종빈 신임 검찰총장 첫 출근 "전에도 자주 왔던 길"


▲ 김종빈 신임 검찰총장이 4일 오전 청와대에서 노무현 대통령에게 임명장을 받은 후 대검찰청사에 들어서고 있다.
ⓒ 오마이뉴스 남소연
"전에도 자주 왔지 않습니까."

김종빈 신임 검찰총장이 4일 오전 청와대에서 노무현 대통령에게 임명장을 수여받은 후 대검찰청으로 첫 출근하면서 던진 소감이다.

김 신임 검찰총장은 이날 오전 10시 검정색 승용차를 타고 대검 청사에 도착했다. 차에서 내린 그의 표정은 약간 긴장되는 듯 굳어 있었다. 그는 5∼6명의 사진기자들의 플래시에 옷매무새를 가다듬었고, 미리 영접 나온 문성우 대검 기획조정부장 등과 악수를 나누었다.

이어 청사 안으로 들어가서는 "우리 직원들과도 악수를 나눠야지"하면서 청사 정문 방호원 등 직원들과도 인사를 나눈 후 8층 집무실로 향하는 승강기에 올랐다.

대검찰청 청사 출근길이 지난해 서울고검장으로 자리를 옮기기 전까지 대검 차장으로서 늘 다녔던 길이라서 그런지 어색하지 않게 걸어갔지만, 그의 표정에는 '긴장'이 역력했다.

그는 승강기 문이 닫치기 직전 '청와대에서 노 대통령과 무슨 말을 나눴나'라는 기자의 질문에 "임명장만 받았습니다"라고 짧게 답했고, 문이 닫칠 때 비로소 살짝 웃음 띤 모습을 보였다.

김 신임 검찰총장은 이날 오전 10시30분 대검찰청 15층 대회의장에서 공식 취임식 이후 2년간의 임기에 들어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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용산 대통령실 마감하고, 서울을 떠나 세종에 둥지를 틀었습니다. 진실 너머 저편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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